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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글씨를 쓰고 싶습니다. 그런데 글씨가 예쁘기만 하면 좋을까요? 글씨에는 정보 전달이라는 중요한 목적도 있습니다. 예쁜 글씨가 정보 전달도 잘 되는 것이 아니냐고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업 시간에 노트한 것을 빌리는 친구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제가 공부는 못했지만 선생님 말씀을 잘 적는 학생이었죠. 친구가 저의 노트를 빌리면서 한 말입니다. "너는 글씨가 예쁘지는 않은데 잘 알아볼 수 있어서 좋아." 우리 반에서 글씨를 제일 예쁘게 쓰는 아이가 있었지만 그의 노트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정확한 내용 파악이 힘들었거든요.
글씨는 사람 얼굴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쁘지만 누가 구군지 구분할 수 없는 얼굴은 정체성이 모호합니다. 너무 못생겨서 사회생활하기에 지장이 생겨도 슬픈 일이죠. 예쁘면서도 개성 있는 얼굴, 그런 글씨를 가지고 싶습니다. 제 얼굴은 희망이 없으니 글씨에 올인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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