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을 통해 알아본 각종 빌런들의 출몰 행태
일상평화수호요원 K
'웨엥~ 웨엥~ 웨엥~'
사이렌이 울려 퍼지며 상황실이 분주해졌다. 상황실 메인 스크린에는 지하철 객실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민폐남의 모습이 띄워져 있었다. 스크린 속 사람들은 담배를 꺼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폐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며 욕지거리를 해대고 있었다.
"빌런 등급은?"
뿔테 안경을 쓴 남자가 상황실로 들어서며 물었다. 그는 몇 일째 집에 들어가지 못한 듯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올라온 턱과 꼬깃해진 셔츠 차림이다. 남자는 메인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비상상황실장'이라는 명패가 놓인 자리에 가서 앉았다.
"3등급입니다."
상사의 질문에 간결하게 대답이 돌아왔다.
"출동 가능한 요원은 누가 있나?"
"J와 F는 현재 다른 현장에 출동 중이고, K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 K는 멀티형이기 때문에 이번 건도 대응이 가능할 거야. K를 당장 출동시키도록!"
"네, 알겠습니다."
현대화된 사회에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의 증가는 개인화를 더 부추겼고, 그 결과 인간의 두뇌활동에 많은 부정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더해, '킬루미나티'라는 비밀 조직이 장기간에 걸쳐 실행해 온 '엄브렐라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정상적인 판단력 마저 잃게 만들었다.
이렇게 정상적인 뇌 기능이 상실된 인간들은 좀비처럼 미디어에 의해 조종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간혹 개인화와 좀비화가 동시에 과도하게 적용되면 부작용을 일으켜 없던 창의력이 생기기도 한다. 일종의 돌연변이인 셈이다. 태어날 때부터 윤리관념이 결여된 이들은 악을 실행하는 데 자신들의 창의력을 사용한다. 잘못 태어나고 잘못 만들어진 존재들이다. 이들을 '빌런'이라고 부른다.
일상평화수호위원회(CPDP : Committee for the Protection of Daily Peace)는 빌런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국가예산의 지원 없이 순수하게 민간 투자에 의해 설립된 조직이다. 그러다 보니 초창기에는 자경단 정도로 인식되어 빌런을 응징한 폭행 혐의로 경찰에게 쫓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누구도 CPDP의 구성원과 근거지를 알 수 없어 머지않아 경찰은 수사를 포기를 선언했고 언젠가부터는 경찰조차도 이들의 활동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기 시작했다.
CPDP는 정상적 사고방식을 장착한 인재들을 선발하여 4년간 고도의 훈련을 통해 일상평화수호요원으로 재탄생시킨다. 요원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100여 명 정도이지만 선발기준이 까다롭고 훈련 과정이 힘들어 최종 요원으로 발탁되어 현장에 투입되는 인원은 매년 크게 늘지 않는다. 빌런이 출몰하면 상황실에 정보가 수집되고, 상황실에서는 빌런의 형태와 대미지, 그리고 교화 가능성을 검토하여 등급을 매긴다. 빌런의 등급에 따라 적당한 타입의 요원을 매칭하여 투입한다. CPDP의 일상평화수호요원은 다음과 같이 3가지의 타입이 있다.
- Grade-B(제압형) : 피해유발 현상을 중단시키는 데에 집중하여 빌런을 무력으로 제압한다.
- Grade-A(예방형) : 빌런을 제압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교화시키는 활동을 한다.
- Grade-S(멀티형) : 빌런의 교화 가능여부를 스스로 판단하여 제압 후 교화 또는 처단한다.
S급(멀티형)은 경험과 판단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A타입, B타입보다는 상위의 클래스로 대우받는다. 현장에 투입된 요원은 무력과 첨단 장비를 이용해 빌런을 제압한다.
K요원은 빌런이 출몰했다고 신고된 문제의 지하철에 탑승했다. CPDP의 모든 요원들은 얼굴 전체와 머리를 전부 커버하는 일체형 헬멧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다. 전용 유니폼과 각종 장비들을 장착하는 전술벨트를 착용하고 있다.
열차에 탑승한 K의 등 뒤로 지하철 출입문이 닫혔다. K는 담배를 피우고 있는 민폐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한 마디 경고도 없이 민폐남의 따귀를 후려갈겼다. 피우고 있던 담배가 바닥에 떨어져 또르르 굴렀다.
"이런 미친 toRl!!!! 너 뭐야?!!”
민폐남은 버럭 외치며 K를 향해 돌진했다. 민폐남의 주먹을 가볍게 피한 K는 테이저 건을 발사했다. 위원회에서 자체 개발한 무선(Wireless) 테이저건에서 발사된 바늘이 민폐남의 턱과 볼에 꽂혔다. '빠지직'하고 전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며 민폐남은 그대로 '쿵'하고 자리에 넘어졌다. 뻣뻣하게 굳은 자세로 부르르 몸을 떨고 있는 민폐남을 내려다보며 K가 말했다.
"당신은 흡연이 금지된 지하철 내에서 담배를 피운 행위로 처벌받는 것이다. 교화와 제거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나?"
"으으으~ whtRk."
"유감이군."
K요원은 민폐남의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입에 재갈을 물렸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조그만 리모컨을 꺼내어 스위치를 켰다. '지지직'하고 민폐남에게 채워 놓은 수갑과 재갈에서 전기가 흘러나왔다. 테이저건에 이어 추가로 전기 충격을 받은 민폐남의 몸은 또다시 뻣뻣하게 경직되었다.
지하철 열차 출입문이 열리자 K요원은 바닥에 쓰러져있는 민폐남의 머리를 움켜잡고 끌고 나갔다. 바닥에 질질 끌려나가면서도 민폐남의 몸은 굳어 있었고 '으~'하는 낮은 신음만 흘러나왔다. 열차에서 내려서자 신고를 받고 뒤늦게 도착한 경찰 두 명과 마주쳤다. 경찰들은 무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K는 민폐남의 머리채를 움켜쥔 손에 힘을 주어 잡아끌었다. 그렇게 경찰을 지나쳐 지하철역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빌런의 출몰 빈도
최근 빌런의 출몰이 심상치 않다. 출몰하는 장소도 다양해지고 빈도도 잦아졌다. 어떤 빌런들이 어디에서 얼마나 출몰하는지 알아보았다.
■ 주요 설정과 고지사항
1. 필자의 인터넷 검색에 기반하여 집계한 것이므로, 실제 값과 다를 수도 있다.
2. 구글 검색을 통해 '빌런'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하여 검색된 결과를 집계하였으며, 필요시 발생 장소를 상세히 특정하기 위해 추가 검색을 실시하였다.
3. 실제 사례를 소개한 콘텐츠를 집계하였으며, 중복된 사례와 구체적 사례가 아니라 단순히 유형만을 분류한 콘텐츠는 집계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4. 본 주제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다. 이 글은 전적으로 필자의 주관적 관점에서 기술해 본 것이다. 다른 관점으로 기술해보고 싶은 사람은 자신만의 관점으로 시도해 보기 바란다.
5. 이 글의 내용은 법률적, 학술적 검토를 거치지 않았고 정답이 아니다. 또한 옳고 그름의 가치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니 웃고 넘어가 주시길 바란다.
위 자료는 필자가 검색 엔진을 통해 알아본 빌런의 출몰 사례들을 장소별로 집계한 것이다. 빌런이 가장 많은 출몰 사례를 보인 장소로 꼽힌 1위 주차장, 2위 편의점의 경우는 사진 사례가 인터넷에 많이 존재한다. 반면, 3위 오피스의 경우는 텍스트로 이루어진 사연들이 많았으며, 간혹 카톡이나 문자 내역을 캡처한 이미지 정도가 있었다. 특히, 오피스의 경우 '블라인드'라는 플랫폼에 수많은 빌런 사례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것을 일일이 다 찾아 반영할 수 없었다. 직장인 전용이기 때문에 재직회사의 이메일 등 인증을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하고, 회사별 대화공간에서 거론된 사례은 양이 너무 많아 모두 집계할 수는 없었다.
지면과 필자의 체력의 한계를 감안하여 몇 가지 대표적인 빌런 사례를 장소별로 구분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읽다 보면 고혈압 또는 암을 유발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란다.
주차장
주차장에서 벌어지는 빌런의 행태 중 대부분은 '무개념 주차'에 해당하는 것들이었다. 상가나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 출입구를 막아놓는 사례부터, 주차 자리 2칸~3칸을 차지하는 사례 등 암을 유발하는 만행을 저지른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주차 자리를 사람이 맡아놓고 먼저 도착한 다른 차량이 주차를 하지 못하게 하는 신종 빌런짓도 많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무개념 주차를 일삼는 빌런의 차종을 살펴보았더니 벤츠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뒤로 BMW, 벤틀리 등 고급차 브랜드와 카니발, 디스커버리, GV80 등과 같이 대형 차종들의 이름이 보였다. '내 차는 비싸니까', '내 차는 크니까' 주차 자리를 여러 개 사용해도 된다는 미친 생각을 갖고 있는 빌런들이다. 이런 빌런들은 어차피 뇌를 사용하지 않을 거라면 적출해서 침팬지에게 이식하는 것이 낫겠다.
편의점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빌런의 만행들은 참으로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발생 비율로 보면 주로 민폐행위에 해당하는 것들이지만 편의점 알바생들의 스트레스를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비둘기를 잡아오거나 인삼을 가져와서는 담배랑 바꿔달라고 하질 않나(사진②), 라면을 카운터에 가져와서 먹기도 하고(사진③), 자신이 타고 온 오토바이를 매장 안에 주차하기도 한다(사진④). 이런 창의력은 분명 연구와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이 아니라면 편의점 알바에게 깊은 원한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
편의점과 유사한 생활 밀접 시설인 마트에서도 만만치 않게 많은 빌런이 출몰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싸그리 잡아서 태형을 때렸으면 좋겠다. 한 오십 대쯤 말이다.
지하철
지하철에서 빌런들이 벌이는 만행은 민폐행위부터 폭행, 성적 수치심 유발, 재물손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단연코 민폐행위로 분류되는 행동이 가장 많긴 하지만 그 민폐행위의 스펙트럼은 훨씬 다양하다. 열차 객실에서 회에 초장 찍어서 쳐드시면서 소주 병나발 불어주시는가 하면(사진①), 의자에 오줌을 싸기도 한다(사진②). 지하철 중에서 가장 빌런들이 많이 출몰하기로 유명한 1호선에서는 도를 넘은 판매행위, 포교행위, 선전행위들이 넘쳐난다. 심지어는 스님에게 예수 천당을 주입하기도 한다(사진③).
지하철에서는 폭행 사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데 수년 전에 천만 이상의 조회 수를 달성했던 '7호선 단소살인마'(사진④)의 경우 필자의 글에 살짝 등장한 적도 있다. 어느 부분에 나왔는지 궁금해할 독자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해당 글의 링크를 같이 공유해 본다. 참고로, 누군가 올려놓은 글에서 '단소살인마'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무려 22개의 범죄 경력을 가진 전과자라고 한다.
지하철에 등장하는 빌런들의 창의력도 편의점 빌런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조사를 하면서 '어떻게 저런 짓을 지하철에서 할 생각을 다 했을까' 싶은 사람들이 끝도 없이 나왔다. 게다가 사진으로 실존 인증을 한 자료들이 많아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빌런들은 귀싸대기와 테이저건을 맞고 머리채 잡혀 끌려 나가봐야 정신을 차릴까.
오피스, 학교
위에서 살펴본 주차장, 편의점, 지하철에서 발생한 빌런들의 만행은 주로 풍부한 사진 자료들이 존재하였지만 오피스와 학교는 주로 텍스트에 의한 사연 사례들이 주를 이루었다. 오피스와 학교를 함께 묶어서 소개하는 이유는 사무직의 속성을 많이 가지고 있고, 각자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어 검색 엔진으로의 조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료의 양이 실제보다 적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오피스 빌런에 의해 자행되는 만행 중에는 상사의 갑질이나 막말 사례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동료나 후배 직원에 의한 피해 사례들이 꼽혔다.
학교의 경우는 갑질과 막말을 자행하는 빌런이 학부모라는 단일 유형으로 집중되는 매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선생님들의 가슴 아픈 죽음과 이로 촉발된 전국 모든 선생님들의 분노의 목소리엔 이유가 있었다. 이제서야 '학부모 빌런'의 치명성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갑질 상사'와 '학부모 빌런'은 자신이 함부로 대해도 쉽사리 대응하지 못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주로 공격한다. 비열함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상대에게는 꼬리를 내리지만, 작은 상대에게는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습성을 가진 자들이다. 그따위로 살 거면 차라리 짐승으로 태어나질 그랬나 말해주고 싶다.
본래 인간은 자신의 과오를 잘 알아채지 못하는 법. 자신이 '학부모 빌런'인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진상력 테스트를 통해 자가 진단해 보길 바란다.
병원, 비행기, 구급대, 파출소
이번에 묶어서 소개하려는 장소들은 빌런의 만행으로 인해 사람의 생명이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곳들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빌런은 악질 중에서도 더 악질이라고 본다. 공통적으로 난동을 부리는 사례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난동 사례 중에는 음주가 원인인 경우가 매우 많다.
병원에서의 난동 중 가장 흔한 것은 술 취해 응급실에서 부리는 난동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병원에 무장한 경비원이 상주 근무하도록 해야 하며, 구류실을 만들어 이런 빌런들이 정신 차릴 때까지 가둬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행기에서의 난동은 매우 심각한 항공안전법 위반으로 취급받는다. 음주 후 난동 부리다가 가수 '리처드 막스'와 승무원들에 의해 제압당했던 금수저 빌런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 최근에는 비행 중 출입문을 열어 승객 전부를 위험에 몰아넣은 빌런의 사례도 있었다.
위중한 환자를 이송하는 중에 택시 빌런에 가로막혀 골든타임을 놓친 사례가 최근에 보도된 바 있다. 결국 그 환자는 목숨을 잃고 택시 빌런은 처벌을 받게 되었지만, 끝까지 반성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구급대원들은 그 외에도 장난전화, 폭행, 성희롱에까지 노출되어 있다.
경찰의 지구대, 파출소도 빌런들의 난동에서 자유롭지 않다. 필자가 예상하건대, 빌런 한 명이 술을 쳐드신 다음 길에 자빠져 있다가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고, 응급실에 도착해서 난동을 부린 후,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지구대로 연행되어 2차 난동을 부리는 ‘난동 3단 콤보’도 수도 없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모르긴 몰라도 오늘 밤에도, 내일 밤에도 수십 건씩 일어날 것을 높은 확률로 예상할 수 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병원, 구급대, 그리고 경찰에 대한 빌런짓은 다수의 국민에 대한 테러 행위와 동일하게 보아야 한다. 이들의 도움을 진짜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빌런의 만행으로 인해 필요한 순간 도움을 못 받게 된다면 결과적으로 테러와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테러범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사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커피숍, 도서관, 영화관, 기타
역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다중 이용시설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민폐행위' 유형의 빌런이 가장 많았다. 커피숍에서는 각종 진상들이 민폐행위를 일삼았지만 최근 보도된 ‘흡연 말리자 보란 듯이 커피를 테이블에 엎지르고 남은 커피를 패대기친' 중년 남성 2명이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경찰이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하니 꼭 처벌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짓을 저지르는 무개념 말종들이 처벌받는다고 한들 반성이나 할지 의문이다.
소음에 민감한 장소인 도서관, 독서실, 스터디카페, 영화관에서는 소음과 관련된 민폐행위 사례들이 많았다. 영화관에서는 앞 좌석 머리맡에 맨발을 올려놓는 빌런이 출몰한 사례도 회자된 바 있다.
'기타'로 분류된 사례들은 필자가 장소별 빌런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들이다. 대한민국엔 참 대단한 미친 빌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버젓이 사람들이 다니는 길거리에서 엉덩이를 까고 똥을 싸는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독자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사진을 공개하지는 않겠다.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하다
지하철 민폐남을 처단한 후 K요원은 일상평화수호위원회(CPDP)로부터 새로운 지령을 받았다. 가까운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무개념 주차 빌런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차 자리 3개를 차지하고 가로로 주차한 벤츠 차량 때문에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K요원은 무개념 주차를 시전한 벤츠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위원회에서 요원들에게 제공하는 업무용 전화기는 상대방에게 번호 노출이 되지 않도록 설정이 되어 있다. 대신, 전화 수신인이 보게 되는 발신자 표시에는 '일상평화수호위원회'라고 표시된다.
"4885 차주인가?"
"네, 그런데요. 반말이시네요?"
"지금 당장 내려와 주차를 다시 하도록."
"참내. 차를 옮겨 대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반말로 해대는데 내가 왜 응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네."
벤츠 차주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휴대전화의 액정을 잠시 바라보던 K요원은 한 숨을 한 번 내쉬고 전화기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텅!!!'
'삐익! 삐익! 삐익!'
K요원은 운전석 옆 유리를 한 손으로 간단히 깨고 운전석 문을 열어 올라탔다. 그 사이 벤츠 차량에서는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K요원은 허리춤에서 또 다른 장비를 꺼내어 운전대 아래쪽 어딘가에 가져다 대었다. 이내 경보음이 멈추고 시동이 걸렸다.
K요원은 빌런의 벤츠를 몰아 아파트단지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리고는 차를 세우고 연료 밸브를 열었다.
잠시 후 아파트 단지 걸어서 빠져나오는 K요원 뒤로 '쾅'하고 천지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들렸다.
실생활에서 빌런을 만났을 때 강력하게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남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을 피하는 기본적 개념조차 장착하지 못한 불량품들이다. 그런 빌런을 맞닥뜨리게 되면 마음속 한 편에서 액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속 시원하게 응징해주고 싶은 생각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실제에서는 섣불리 물리력을 사용했다가 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등 피곤한 일이 이어질 것이 예상되기에 마음을 삭힐 뿐이다. 사리 분별을 하는 사람일수록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게 마련이지 않은가. 하지만, 빌런들은 그렇게 사고하지 않는다.
요새 어딜 가든 빌런이 너무 많다. 극대화된 개인의 이기주의와 약화된 관계 인지능력이 합쳐지면 빌런이 된다. 자신은 대단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은 하찮게 대하는 것은 유치원 이후 두뇌 성장이 멈춘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 이런 빌런들을 대신해서 처단해 준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다시는 같은 만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제대로 된 참교육을 해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엔 우리를 대신해서 악당과 싸워주는 로봇이 존재했었다.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TV속 '태권 V'에 열광했고, 덕분에 동네 태권도장은 호황을 누리기도 했었다.
- 브런치스토리 : 구기자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꿀팁 "꼰대와 같은 듯 다른, 오피스빌런 7대 유형" by 구기자
- 브런치스토리 : 지하철 빌런 열전 왜 굳이 지하철에서 저러고 있을까 by 옹기종기
- 브런치스토리 : "오피스 '빌런'이 나타났다" by 리멤버
- 브런치스토리 : 브런치북 학교에서 만난 빌런 by 해달
- 브런치스토리 : 차에 영정사진까지 붙인 역대급 빌런, 경찰은 그저 침묵 by 오코모
- 브런치스토리 : "차는 포르쉐, 인성은 티코" 역대급 적반하장 주차빌런 by 오코모
- 브런치스토리 : 싸우자는 건가? 모두를 분노하게 한 '이중 주차' 빌런 by 오코모
- 브런치스토리 : 빌런이 된 학부모와 취약한 대표성 by 오영
- 브런치스토리 : 학부모를 가장한 빌런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by Aheajigi
- 브런치스토리 : 내가 마트의 빌런들에게 '분노'하는 이유 by ALONE
- 브런치스토리 : 극장에서 GV빌런을 마주쳤을 때 대처하는 법 by 주혜진
- 브런치스토리 : 승무원들이 만나는 기내 빌런들 진상을 진상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직업, 감정노동자 by 부엉
- 브런치스토리 : 8가지 방어기제로 스타트업 빌런 이해하기 by 우디
- 브런치스토리 : 공기업 빌런 이야기 3화 by 호멘토
- 브런치스토리 : 순도 100%의 빌런은 없다 by NowHereUs
- 브런치스토리 : “진짜 너무했네" 네티즌들 분노하게 만든 주차빌런 등장 by 오토브런치
- 브런치스토리 : 제발 퇴사했으면 하는 '오피스빌런' (1) by Karina 임아영
- 브런치스토리 : 설마 싶었던 전설속의 회사빌런 30종 총정리 by 박창선
- 브런치스토리 : 직장인 빌런 열전 by 알카리
- T스토리 : 신림83의 보물창고 스팩타클 한국 지하철 빌런 모음 by 신림83
- 뉴스앤잡 : "직장인 10명 중 8명, '직장내 오피스 빌런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by 권수연 기자
- 네이버블로그 : 지금 우리 학교는 발암 캐릭터 빌런 BEST 10 by 또치마대
- 휴비스 공식블로그 : 현대인 생활백서 / 직장인편 "100% 공감되는 직장 속의 악당, 오피스 빌런의 유형 5가지"
- 고용노동부 블로그 : "워라밸을 위협하는 오피스빌런 유형 Best 5_[워라밸 직장학개론]"
- 나무위키 : 빌런, 천안시 구급차량 탈취사건, 악당, 수도권 전철 1호선/문제점, 관크, 기내 난동, 포스코 임원 기내 승무원 폭행 사건, 카공족, 오피스 빌런
- PIKU : 싱글벙글 지하철 빌런 월드컵
- OPGG : 리그오브레전드 한국 지하철 빌런 모음 by 유니커
- 겟꿀 : 역대급 진상 다 모아둔 편의점 빌런 모음 (혈압주의) by 이윤정 에디터
- 잡코리아 : 취업뉴스 "최악의 오피스빌런 1위 '책임회피형'"
- The JoongAng : "단 한명이 회사도 망친다...직장인이 지목한 '최악의 빌런'" by 손해용 기자
- THE SINGLE plus : "오피스 빌런 사용 설명서" by 에디터 김희성
- 한국일보 : 초장 찍어 회 먹방… '영화관 빌런' 해결 방법 없나 by 정한별 기자
- 머니투데이 : '119 구급차' 막은 불법주차…소방서 앞에 떡하니 "최악 빌런" by 이영민 기자
- RULIWEB : [유머] 카공족도 기겁할 스타벅스 빌런들.JPG by 은마아파트
- 인스티즈 : 독서실&도서관 빌런 모음.jpg by 청량택시 김태동
- 인스티즈 : 다양한 영화관 빌런들 by 갯
- 아카라이브 : 비행기 문빌런 잡혔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by 캬루캬룽
- 디시인사이드 : 공공근로 갤러리 [�일반] 국민지원금 민원인 빌런 모음 by ㅇㅇ
- 웃긴대학 : 응급실 빌런들 by 다락딱
- 인사이트 : 전북 초등생 빌런, 강제전학 요구 빗발쳐..."친구들에 날아차기, 교사에겐 흉기 협박" by 지미영 기자
- Youtube : MBN Entertainment "[최고의 5분_오피스 빌런] ※역대 최강 빌런※ '여기가 장례식장이야? 할아버지 따라가던가..' 상사의 충격적인 막말과 폭언"
- ChatGPT : "회사 빌런 유형"
작가님 넘 재밌어서 마침표가 원망스러울 지경이네요!
불편했던 속이 뻥 뚫리는 3쾌를
경험했어요. 잠시 진정한 힐링을 하면서 강렬하게 동의했습니다.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해!"
장르를 넘나드는 신박한 플롯에 감탄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