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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Nov 03. 2017

미리 읽는 이동의 미래

The Future of Mobility: 카카오모빌리티 존 정과의 대담

Move, 나아가다.


Move & Kakao의 마지막 챕터 Outro의 주제는 바로 [ Move, 나아가다 ]이다. 처음 Move & Kakao를 시작하며 언급했던 Move의 다양한 의미 중 '미래로, 앞으로 나아가다'에 대한 부분이다. 본 브런치에서는 지난 8월, 카카오의 모빌리티 사업 부문(카카오택시/카카오드라이버/카카오내비 등 카카오 이동서비스 부문)이 분사하여 새롭게 출범한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존 정(정주환)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카오가 생각하는 이동의 미래를 미리 '읽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Q) 지난 8 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식 출범했다. 소감 및 각오를 부탁한다.

John (이하 J)
카카오모빌리티가 지향하고자 하는 다양한 접점들이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고,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뒤 출범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사용자뿐만 아니라 종사자까지 두루 어우르는, 단순히 기능에 치우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데 집중했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


Q) 카카오의 이동 서비스는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간극을 좁혀 정서적이고 친밀한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이런 시도를 해야겠다는 계기나 경험의 순간이 있었나?

J)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을 하면서 선포했던 비전, 즉 ‘Connect Everything (커넥트 에브리씽 : 새로운 연결, 더 나은 세상)'에 충실했다. 첫 번째 커넥트는 카카오톡, 다음 한메일과 카페를 어우르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뜻한다. 두 번째로는 검색, 뉴스나 미디어 서평 서비스 같은 사람과 정보와의 연결도 있다. 세 번째, 요즘 이슈인 AI처럼 사람과 사물의 연결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속한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는 사람과 오프라인을 잇는 서비스를 뜻한다.

택시, 드라이버, 내비게이션, 주차 같은 서비스다. 이 영역은 단순히 자리에 앉아 프로그램을 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택시기사든, 대리운전기사든, 사람을 찾아 나서 그들이 이용자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는 ‘수작업’이 추가된다. 기존의 IT 기술이나 소프트웨어가 쉽게 카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 의미가 있다.


Q) 카카오의 이동서비스가 하나하나 출시되던 당시만 해도 O2O*라는 말조차 생소했었는데, 서비스 개발과정 혹은 실제 해당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상과 달랐던 점,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해달라.

[ 주) O2O : Online to Offline /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 결합하는 현상을 의미 ]

J)
어떤 분야더라도 오프라인과 연결하는 사업에는 부담이 따른다. 카카오택시의 경우 나이 지긋한 시니어 레벨 기사님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이분들은 한 번도 스마트폰을 사용해본 적 없는 나이 지긋한 가정의 가장들이다. 다운로드, 구글, 회원가입, 로그인 같은 단어 자체가 생소하다. 하지만 이분들이 함께 해야 카카오택시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카카오가 익숙한 이들의 자녀분들이 부모님이 더 편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많이 도와준 것도 의미 있는 사례다. 

승객들 입장에서 느끼는 기사님에 대한 불만, 불편함은 잘 알려졌지만, 기사님이 승객에 대해 느끼는 입장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는 생각이 들어 기사님의 보이스를 들어보는데 주력했다. 사용자는 물론, 서비스 제공자의 입장을 양방향으로 고려한 뒤 기존 택시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서로 간에 신뢰가 없다는 점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 카카오는 택시 기사의 프로필 사진을 통해 얼굴을 확인하고, 전화번호를 통해 잃어버린 물건을 다시 찾을 수도 있는 가장 기본적인 신뢰의 단계를 구축했다. 사람의 얼굴을 보면 정서적으로 연결된다. 기존에 없던 택시 서비스의 탄생이었다. 

카카오드라이버도 비슷한 어려움이 따랐다. 이 부분은 산업이라기보다는 개인들이 주먹구구식으로 해오던 서비스인데, 우리는 이 영역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용자와 제대로 연결되게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예상 금액을 수치화해 보여주고, 기사님의 이동 경로를 보여주는 대리 운전 서비스는 기존에 없던 서비스였다. 나는 물론, 회사 직원들도 직접 대리 운전기사로 일해보고 필드에서 경험한 걸 서비스에 녹여냈다. 



Q) 카카오모빌리티로 분사한 후 첫 작품은 단연, 카카오 T(통합 앱)의 출시일 것이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 기존 앱들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야겠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J)
우리는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경험하게 한다. 그 모든 정보와 경험은 같은 분야 안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독립적인 하나의 서비스는 그저 서비스에 불과하다. 택시 서비스는 그저 택시 기사를 빨리 찾아주는 단편적인 서비스일 뿐이다. 하지만 관련한 사업들이 연결되어 분야의 정보들이 축적되면 그때부터는 각각의 서비스가 더 빨리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탄력을 더해준다.

택시, 내비게이션, 대리운전, 파킹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네 가지가 맞물리면서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더욱 정교해진다. 단거리 이동인지, 왕복을 원하는지, 중간에 주차할 곳이 필요한지, 술을 마신 후 대리 운전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든지 이 모든 사람의 행동반경과 심리, 경로를 하나의 서비스로 분석하는 건 어렵고 시간도 걸린다. 서비스를 통합하면 결제하는 방법도 쉬워진다. 여러 번 등록할 필요 없이 하나의 수단으로 이 모든 서비스를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이런 통합 서비스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는 다음 서비스, 다음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초석이 된다.


Q) 앱 통합과정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카카오파킹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파킹(주차) 서비스는 이동서비스와 더불어 어떤 이동의 시너지를 가져올 거라고 기대하는가?

J)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하루 5분씩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빙빙 도는 시간, 인건비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그 손실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이용자는 당연히 주차할 곳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파킹 서비스도 모빌리티 사업에 포함되는 영역이다. 다행히 요즘의 파킹 서비스는 전반적으로 자동화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 관리인이 없어도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사람과 오프라인을 잇는다기 보다는 인프라를 통해 연결하는 시스템적 부분이 더 크다.



Q) 커넥티드 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외부에 기사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존 정이 생각하는 AI 시대, 모빌리티의 미래는 어떤가?

J)
타는 수단도 바뀌고, 더 똑똑해질 거라 예상한다. 자율주행차가 그 예시다. 사실 이미 우리는 거의 다 반 자율주행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한국인들은 아는 길도 내비게이션을 켜고 이동하는데, 핸들을 돌리고 엔진을 밟는 행위는 하지만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경로와 신호에 따라 멈추고, 움직인다. 차가 반자동으로 움직인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주행의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지능적인 부분을 우리는 더 고민해야 한다. 사람이 아닌 차가 스스로 움직일 경우, 그에 맞는 최적화된 경로는 분명히 따로 있을 것이다. 돌아가지 않도록, 최대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도록 그 알고리즘을 생각해봐야 한다. 향후에는 자율주행 차를 얼마나 더 스마트하게 컨트롤하는지가 미래의 모빌리티를 좌우하는 키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Q) 지금까지 선보인 서비스 외에도 다음 단계의 청사진이 있는가?

J)
연간 천만 명 이상 해외여행하는 시대지만 여행지에서의 이동은 늘 불편하다. 언어가 다르고, 혹시나 요금을 더 내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우리는 해외 모빌리티 사업자와 연계해 미국이나 중국에서 카카오택시를 부르는 서비스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Uber*, Didi chuxing*, Grab* 등 해외에서 검증된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와 비교했을 때, 카카오 이동 서비스만의 가장 큰 차별화된 포인트는 무엇인가?

[ 주1) Uber :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운송 네트워크 회사 ]

[ 주2) Didi chuxing :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 및 개인 자가용 차량을 배차해 주는 중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2016년 5월 애플이 10억 달러를 투자했고 8월, 중국 우버(Uber)를 인수 합병했다 ]

[ 주3) Grab :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을 통해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운송 네트워크 회사 ]

J)
우리나라는 내비게이션 이용률도 높고,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 소도시의 교통 인프라가 치밀하게 구축된 나라다. 이런 환경을 가진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경로를 선호하는지 심리와 행동 상태, 수요를 분석해 더 정교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용자가 많으면 당연히 구체화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그걸 기반으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결과물을 돌려준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정교함은 더욱 구체화될 것이다. 


Q) 지난 2 개월 동안 카카오는 Move & Kakao를 통해 '이동'이 우리 생활 속 어떤 의미인지, 이동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이동의 변화가 우리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등을 조명했다. 그렇다면 존이 생각하는 우리 생활 속 '이동'이란 어떤 의미일까?

J)
일상을 더 편리하게 하는 것. 더 빠른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대리 운전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승객은 더 빨리 집에 도착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음주 운전 확률도 낮아진다.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면 기름값도 절약할 수 있고, 피로도나 스트레스도 낮아진다. 이동이 편해지면 생활 전반에 걸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카카오가 생각하는 이동, 미래의 이동이란?

J)
분사할 때 회사 이름 짓는 것도 고민했다. 전통적으로 지으면 카카오운수, 라고 해야 맞겠지 않겠나(웃음). 카카오모빌리티로 이름을 정하면서 이동성을 세상에 부여하는 일을 더 깊이 고민했다. 지금까지는 사람의 이동 행위에 대해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사물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동성 부분도 고민을 할 예정이다. 단순히 비즈니스, 사업으로써가 아닌 기존에 주어진 정보를 우리 서비스가 해석해 사람들이 더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사명감도 느낀다. 우리는 이걸 단순한 모빌리티가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라 정의한다. 어떤 이동이 필요한 순간에도 카카오가 쉬운 이동 수단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러한 이동성의 편의가 기존에 없던 형태의 이동을 만들어 낼 거라고 본다.




John.Jung (정주환)


SK커뮤니케이션즈와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신규사업, 투자, 전략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스타트업 회사 써니로프트를 직접 창업했다. 이후 카카오에서 O2O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며 카카오택시, 드라이버의 기획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이끌었다. 현재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표를 맡고 있다.




Move & Kakao 브런치 매거진은 선정한 주제에 맞춰 매주 연재됩니다.

누구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발행 목차를 정리하였습니다. 이미 발행된 콘텐츠들은 아래 목차의 링크들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Move & Kakao 목차

Intro시작 [ Move, 움직이다 ]
 - Move & Kakao
 - Move의 의미

Chapter 1 [ Move, 이동하다 ]
 - 사용자들이 말하는 카카오의 이동
 - 빅데이터로 본 이동의 인사이트 (상)
 - 빅데이터로 본 이동의 인사이트 (하)
 - 민족의 이동, 추석
 - 지도는 보는 것이 아니다, 읽는 것이다
 - 제주에서의 맛있는 하루

Chapter 2 [ Move, 변화하다 ]
 - 생활 속 이동의 변화
 - 카카오 이동서비스의 변화

Outro 맺음 [ Move, 나아가다 ]
 - 미리 읽는 이동의 미래 : 인터뷰 (본글입니다) 
 - 맺음말 : 카카오의 Move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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