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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 May 18. 2018

우리는 어떤 인공지능과 살아갈까

닫는 글


들어가며 


카카오스쿨의 여덟 가지 인공지능의 이야기, 어떻게 보셨나요. 저마다 다른 관심사와 전문 영역을 가진 발표자들의 이야기는 분명 이제까지의 인공지능 이야기들과 어딘가 달랐습니다. 왜 그렇게 느껴졌을까요? 



저는 그 이유가 '사람'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끼칠 영향, 인간다움의 중요성, 그리고 인공지능을 만들면서 고민하게 되는 그 속의 삶이 각각의 이야기 속에 녹아 있었습니다. 기술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 그리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 기술들 속에서 비춰지는 인간이라는 존재는 더 큰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결론을 만들어냈지요.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는, 바로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그 기술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생각보다 혁신이라는 틀에 갇혀 기술 그 자체만 바라보곤 합니다. 세상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을 걱정하지만 그 순간에도 기술은 꿋꿋이 제 갈 길을 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과 이를 거부하는 기존 세상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우리가 그 기술 한 가운데에 '사람'을 놓고 답을 내는 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가장 닮은 기술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에 대한 인공지능에 대한 고민은 그 어떤 기술들보다 더 판단하기 어려울 겁니다.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 기대만큼이나 걱정이 많기 때문입니다. 왜 걱정스러울까요?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기술에 형체가 없던 시절부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인공지능의 존재감이 알파고 이후 유명세를 탄 '머신러닝'이라는 기술을 통해 유령처럼 비춰지게 되었지요. 그 동안 인공지능에 대한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가 무섭지 않았던 것은,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인공지능 기술들이 우리 삶 속에 성큼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사람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들을 뚝딱뚝딱 해냈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은 사람이 된 것일까요? 우리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에 대한 세상의 관심에 비해 이를 이해하려는 사회적, 그리고 인간적 노력은 얼마나 있었는지를 돌아보면 그 두려움도 무리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분명 우리가 이전에 겪어왔던 그 어떤 기술 발전들 이상으로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흘러나옵니다. 오죽하면 그 기술이 산업에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4차 산업혁명'은 온 세상을 들썩이게 합니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인공지능과 현재 인공지능 기술 사이에는 기술적인 간극이 아주 큽니다. 영화 '허(Her)'에 등장하는 사만다처럼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연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오는 HAL9000처럼 사람을 적대시하고 정복해야 할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등 우리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사람처럼 움직이는 인공지능을 상상해 왔습니다. 


사람과의 비교대상이 된 인공지능


한편으로는 수십 년 전부터 세탁기, 냉장고, TV에 심심치 않게 붙어 있던 정체를 알 수 없는 '인공지능' 기술들과 마주하며 살아왔습니다. 대체 어디가 인공지능인가 하는 생각도 해보셨을 겁니다. 기대와 걱정, 그리고 실망은 왜 오는 것일까요? 바로 사람이 비교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 무엇인가와 비교된다는 것은 사람들의 가장 원초적인 불안감을 자극하는 요소입니다. 비교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언젠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로도 특정 처리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나은 부분도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에게 뒤처지고 정복된 것일까요? 


카카오스쿨의 인공지능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바로 기술의 성격과 본질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사람의 가치를 찾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돌아보면 사람보다 빨리 달리는 자동차가 사람의 다리를 부정하지 않았고, 복잡한 수학 문제를 순식간에 해치우는 엑셀(Excel)에 사람의 연산 능력을 정복당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하던 일들을 대신했음에도 말이지요. 


저는 한편으로 그 불안과 거부감은 애초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단어가 만들어낸 혼란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지적 능력을 설명하기에는, 이 지능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사람처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은 기술이 추구하는 방향성이지만 현재 기술이 정말 사람의 두뇌 활동을 흉내 내기에는 갈 길이 멀기만 합니다. 많은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아직 인공지능에 '지능'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기술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공지능 기술은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안심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오랫동안 고민해 온 인공지능의 수많은 갈래 중에서 한 가지 부류인 딥러닝이 컴퓨터로 구현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올라섰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인공지능에 더 큰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요. 바로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을 기대하는 겁니다. 카카오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만드는 것도 사람 고유의 능력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의 인공지능입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인공지능과 함께 살기를

기대하는 걸까요?


우리가 기대하는 인공지능.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번 카카오스쿨의 여덟 가지 이야기 뿐 아니라 저마다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인간 스스로의 역할입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냐고요? 분명히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칼은 아주 편리한 도구지만 동시에 사람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칼을 금지하지는 않지요. 잘 활용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약속하고, 지키는 것이 인간입니다. 처음 컴퓨터가 만들어진 이유도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해도 컴퓨터의 역할은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데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그 컴퓨터의 달라진 목표를 완성해줄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인공지능은 결국 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어긋나지 않을' 겁니다. 흑인 여성이 침팬지로 보이는 인공지능을 다독여서 사람이라고 다시 가르쳐주고, 사람들에게 인종 차별의 언어부터 배운 인공지능에게 나쁜 일이라고 알려주는 인간성이 결국 우리에게 더 큰 가치를 만들어주는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밑거름이자 양념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많이 걱정할수록 컴퓨터의 지능은 우리를 닮아갈 겁니다. 단순한 지능이 아니라 인간성을 닮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더 많이 걱정할수록
컴퓨터의 지능은 우리를 닮아갈 겁니다.
단순한 지능이 아니라
인간성을 닮아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고 하지요. 마찬가지로'세상에 나쁜 컴퓨터는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옳든 그르든 사람이 시키는 대로 움직입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그 막연한 여러 가지 생각들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의 인간성을 반영합니다. 그래서 이 기술을 곱씹어볼수록 인간으로서의 우리를 자꾸만 돌아보게 되는 게 아닐까요. 기대와 걱정 섞인 그 생각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더 사람다워질 겁니다. 자, 여러분은 앞으로 함께 살게 될 인공지능에 어떤 주문을 하시겠습니까?


카카오스쿨 AI학기 목차

Intro
- 안녕! 카카오스쿨
- 인공지능과 함께 사는 방법, 사람다움

1주차. 사회 영역
- 인공지능 시대의 창의성 / 김영하 소설가
- AI 시대의 직업, 그리고 교육 / 라이언

2주차. 말하기 듣기 영역
- AI 시대, 언어를 알면 인간이 보인다 / 조승연 작가
- AI 시대에 컴퓨터와 대화하는 방법 / 조디악

3주차. 인간 생활 영역
- AI와 인간의 연결 / 김경일 교수
- AI와 생활의 연결 / 클로드

4주차. 미래 영역
- 영화속의 AI, 공존과 대결 / 김태훈
- AI로 할 수 있는 것들, 그리고 가능해질 것들 / 커티스

Outro
- 우리는 어떤 인공지능과 살아갈까
- 카카오스쿨 비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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