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할 때 접근하는 서로 다른 방법 본질과 레시피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디자이너는?
디자인의 세계에서 많은 이들은 정형화된 레시피나 프로세스에 따라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는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용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깊이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이런 디자이너들은 주어진 절차에 충실한 ‘평범한 디자이너’다. 이와 달리, 진정한 ‘전문가’라고 불리는 디자이너는 문제의 본질부터 파악한다. 단순히 익숙한 과정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대신, 무엇이 이 디자인을 특별하게 만드는지, 왜 이 방식이 유효한지, 그리고 이 결과물이 궁극적으로 사용자나 사회에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고찰한다.
전문가 디자이너는 레시피가 아닌 ‘본질’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설계한다. 이들은 디자인을 단순한 형태나 색상, 미적인 즐거움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대신 ‘물질-제도-철학’이라는 다층적 관점으로 대상에 접근한다. 물질적 차원은 눈에 보이는 요소를 다루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디자인이 작동하는 규칙이나 구조, 사회적 맥락과 같은 제도적 측면까지 파악한다. 나아가 그 디자인이 품고 있는 문화적 의미나 철학적 메시지를 성찰함으로써 단순한 시각적 해결이 아닌, 깊은 이해에 기반한 창의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일반인은 새로운 디자인을 접하면 “좋다”, “싫다”, “재밌다”, “맛있다” 같은 감정적인 반응으로 평가를 마친다. 이는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판단이지만,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무엇이 그 느낌을 만들어내는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반면, 전문가 디자이너는 “좋다”라는 감정 뒤에 숨어 있는 이유를 분석한다. 무엇이 이 디자인을 매력적으로 만드는지, 어떤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특정한 느낌을 형성하는지, 다른 디자인과는 어떤 차별점을 갖는지, 그리고 그 차이가 어떤 의미를 전달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대상의 구조와 원인, 의미를 밝히는 능력. 이것이야말로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르는 기준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왜 이 디자인인가?”, “이런 방식이 진정으로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가?”, “이 디자인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같은 물음을 꾸준히 제기하면서 단순한 감각적 판단을 넘어선 이해와 해석의 틀을 다져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물질-제도-철학의 세 차원을 아우르며, 디자인의 본질과 의미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형성된다.
이제 생각해 보자. 당신은 레시피에 맞춰 움직이는 디자이너인가, 아니면 본질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설계할 줄 아는 전문가인가? 감정적 반응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면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하며,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인하는 사람이 전문가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새로운 배움을 향해 나아가며, 자신의 부족함을 성장의 재료로 삼아보자.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당신은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디자이너’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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