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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일하는 시대의 디자이너에게 카피라이팅이란?

디자이너에게 언어 능력이 필요한 이유

by 산소특공대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언어 능력

우리의 뇌는 이야기를 듣거나 소리를 들을 때뿐만 아니라, 책을 읽을 때도 청각피질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건, 그림을 해석할 때조차도 이 청각피질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그림을 감상할 때 우리는 단순히 느낌이나 감정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림 속 요소를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이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림 속 사물과 상황을 '단어'로 변환해서 해석합니다.

명사, 형용사, 부사 같은 언어적 요소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우리는 속으로 ‘말’을 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 내면의 음성을 듣는 건 바로 청각피질의 역할입니다.

즉, 이미지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1차 반응을 넘어, 의미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2차 단계에 이르면 결국 이미지는 언어적 표현으로 치환됩니다.


감정 반응과 감상의 차이

물론, 반사적인 감정 반응—좋거나 싫은 감정, 놀라움, 공포, 불쾌감 등—은 변연계가 주도하는 본능적인 신경 반응이기 때문에 언어 능력이 꼭 필요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감상'의 차원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때부터는 언어적 이해가 핵심입니다.


언어는 곧 인식의 세계다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언어는 곧 세계를 구성합니다.

언어 능력이 협소한 사람은 인식하는 세계도 좁고 단순하지만, 언어적 표현이 풍부한 사람은 더 넓고 깊이 있는 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식보다 어려운 것이 표현이고, 표현이 풍부할수록 그 사람의 인식 또한 확장됩니다.


디자이너의 사고는 언어로 이루어진다

이런 맥락에서, 디자이너가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 역시 언어적 사고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내가 만든 이미지가 관람자에게 의도한 의미와 감정을 정확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제작 단계부터 수많은 ‘언어적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이미지와 카피라이팅은 같은 작업이다

이미지를 다룬다는 것은 결국 언어를 다루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로 요즘의 LLM(AI) 모델도 언어로 이루어진 프롬프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니까요.

결국 디자이너와 카피라이터는 같은 일을 합니다.

언어를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단지 표현 수단이 시각 이미지냐, 문장이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카피라이팅, 디자이너의 책임이다

그래서 디자이너가 이미지에 함께 담길 카피라이팅을 검토하고 판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시각적 표현과 언어적 표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디자이너는 두 표현을 하나의 메시지로 통합하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카피를 직접 쓸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 작업물에 올라가는 문장이 적절한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지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 시대,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감각

요즘은 AI를 활용해 다양한 카피라이팅 결과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문장 중 어떤 것이 메시지에 가장 적합한지 선택할 수 있는 언어적 감각과 판단력은 디자이너에게 필수 역량입니다.


결론: 디자인은 시각 언어다

시각 디자인은 결국 언어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디자이너라면 ‘이미지를 잘 만드는 능력’만큼이나, ‘언어를 읽고 해석하고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앞으로 AI와 협업하며 작업하는 시대에서 이 언어 감각은 디자이너만의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당신의 이미지가 더 정확하게, 더 깊이 있게 전달되기를 원한다면—지금부터 ‘언어적 감각’을 키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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