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큐베이션 독서모임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쉽지 않겠네"
씽큐베이션 독서모임 일정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이다. 12주 동안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제출한다.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쓰고 읽었기에 내 삶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신청을 잠시 망설였다.
지난주에 글 <독서의 취향>을 쓰기 위해 독서모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거나 현재도 참여 중인 사람들에게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나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물었다. 대부분이 책 읽는 습관이 만들어졌고,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을 분야의 책까지 접하게 되면서 독서 영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바로 후자가 내가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읽고 쓰는 건 핵심 습관으로 자리 잡았지만 언젠가부터 좋아하는 분야에만 갇혀있는 느낌이 들었다. 꺼내 든 책은 주로 가벼운 자기 계발서로 향했고, 발행하는 글은 생산성 도구와 영화에 몰렸다. 책을 읽고 종종 서평을 남겼지만 그마저도 정말 인상 깊었거나 꼭 남겨야 하는 경우에 한했다. 독서에도 글쓰기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1주. 책 『평균의 종말』, 우리는 왜 평균에 열광하는가
2주. 책 『완벽한 공부법』, 달콤하지 않은 길이 더 달콤하다.
3주. 책 『오리지널스』,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4주. 책 『1만 시간의 재발견』, 온 세상이 함께 웃을 것이다.
5주.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종이책은 앞으로도 살아남는다.
6주. 책 『습관의 힘』, 습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압박의 강도를 계속 높이지 않으면, 우리 몸은 새로 얻은 항상성에 안주하게 된다. 그리고 이전보다 나아진 수준이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발전은 멈추게 된다.
― 책 『1만 시간의 재발견』
쉽지 않아야 변화한다. 지난 달부터 씽큐베이션 독서모임 《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참여하며 매주 책을 읽고 서평을 썼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6권을 읽고 서평을 썼으며, 앞으로 똑같이 6권이 남았다.지난 몇 년간 꾸준히 읽고 쓴 덕분에 아무래도 남들에 비해 수월했다. 그렇다면 나만 서평 과제를 다 제출했을까? 아니다. 모두 제출했다.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은 습관(독서, 서평)과 그것을 방해하는 환경 때문에 때로는 정해진 기간 내에 제출하지 못했지만 참여한 12명 모두가 똑같이 6권의 책을 읽고 각각 6개의 서평을 남겼다.
※ 5월 9일 독서모임(책 『습관의 힘』)에서 함께 토론했던 내용을 공유해본다.
ⓐ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구별하는 기준은?
결과가 해가 되는 습관은 나쁜 습관이다.
감정이 부정에서 긍정으로 향한다면 좋은 습관이다.
모든 행동은 양면성이 있다. 비교했을 때 좀 더 부각되는 쪽이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
현재를 중시하는지, 미래를 중시하는지 가치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 습관이 생겼다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익숙해져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때
오른쪽으로 가야 하나? 왼쪽으로 가야 하나? 와 같은 판단 자체를 하지 않을 때
머뭇거리지 않을 때
습관의 양과 질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을 때
ⓐ 기상 습관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잠드는 습관을 만드는 게 좋다.
알람을 여러 시간대 맞춰놓는다.
정말 일찍 일어나야 할 때는 아내에게 부탁한다.
일찍 일어나면 다른 좋은 습관도 주변에 함께 모인다.
주변 사람들을 모아서 일어나는 시간을 함께 인증한다.
ⓑ 건강(운동/식단관리) 습관
아침저녁으로 체중을 잰다. (심리적 압박보다는 지속적인 모니터링 효과)
폭식하는 이유가 '식감' 때문이라면 칼로리가 낮고 식감이 좋은 음식을 활용한다. (ex. 곤약)
주변 사람들과 운동 기록, 몸무게 기록 등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젤리 먹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지적해달라고 이야기한다.
빨리 먹는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 한 숟가락 먹고 식탁에 수저를 놓는다.
ⓒ 독서 습관
거실에 TV를 없앤다.
매일 한 페이지씩 읽는다. 꾸준함부터 장착한다.
(하루 날 잡아서 책 한 권을 끝내는 건 습관보다 의지를 사용한 것이다. 습관화하고 싶다면 반복해라)
주변을 책 읽는 사람으로 채운다.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만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습관을 만들어준다. (책 읽고 실천 내용을 바로 적용해보는 보여주기 식의 공부)
핸드폰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놓는다.
ⓓ 습관을 만드는 방법
나쁜 습관을 제거하고 싶을 때 행동의 횟수를 측정해서 숫자로 남긴다. (시각화)
남들에게 습관의 과정을 보여준다. (선언 효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잘 된다. (강제성)
습관에 따라 절제 전략, 포기 전략을 활용한다. (상황에 따라 두 전략을 혼용한다)
여지를 남겨두고 끊는다. (아예 제거해버리면 부작용이 큰 경우가 있다. 가끔 보상 차원)
ⓐ 약한 연대 사례
학연, 지연도 약한 연대가 될 수 있다.
SNS는 약한 연대로 활용하기에 나쁘지 않다.
사람을 구하는 데 있어서 약한 연대가 괜찮다. (구직, 소개팅)
ⓑ 독서모임을 확산할 수 있는 방법
자발성이 중요하다. 외적 동기도 중요하지만 참여자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한다.
개인을 중시하기보다 한 국가의 민족성 등으로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장 생활할 때 드라마를 습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내일 직장 가서 점심 먹을 때 대화에 낄 수 없어서다. 어벤져스 스포일러 안 당하려고 사람들이 먼저 영화를 챙겨본다. 이처럼 독서도 이런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독서의 '열망'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습관 팁. 핵심습관 주변으로 새로운 습관을 붙여라.
근력 운동에 3대 운동이 있듯이, 습관 근육을 만들 때도 통용되는 3대 습관이 있다. 기상, 독서, 운동이다. 특히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 중에는 그 시간을 활용해서 책을 읽거나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는 기상이 핵심 습관이다. 일찍 일어나서 확보한 시간에 운동이나 독서와 같은 다른 습관을 연결한다. 이들은 일찍 일어나지 못한다면 여러 개의 습관이 한 번에 무너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잠들기 위한 열망이 강하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기상'을 핵심 습관으로 가지려고 노력한다. 아이가 깨어있을 때는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방해받을 수 있다. 새벽은 주변의 '유혹'과 '방해'가 가장 적은 시간대다. 무엇보다 습관을 만들 때 성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의지는 최소화하고, 환경을 최대화하는 것을 권장한다.
서평이 있는 삶으로 변화를 택한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을 꺼내 들었다.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책을 읽고, 아이가 잠든 후에야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해본 적이 없어서, 불가능할 거 같다는 생각에 시작을 주저했지만 지금은 절반을 지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일단 도전하니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낸다.
오프라인 첫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할 때 그룹을 운영하는 체인지그라운드 김주현 팀장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그룹원 서평 제출률 100%가 목표라고 했다. 모두가 웃었다. 나는 어차피 12주 동안 즐거우나 괴로우나 글을 써야하니, 모두가 브런치 작가가 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한 번 더 웃었다. 그리고 6주가 지났다. 서평 제출률 100%라는 농담은 점점 진담처럼 되어가고 있고, 처음에 2명에 불과했던 브런치 작가는 6명까지 늘었다.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면 우리는 남아있는 가능성을 낮게 본다. 하지만 어떻게든 한 번이라도 뛰어넘게 되면 그땐 변화한다. 그리고 말한다.
"일단 해볼게요"
그렇게 조금씩 변화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