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하반기 영화 감상기

2020.07~2020.12

by 전해리

2020년은 보려고 했던 영화를 결국 보지 못했던 해였습니다.

이는 지구에 사는 어느 누구에게든 예외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매우 씁쓸하고 또 쓸쓸했습니다.

문을 닫는 영화관,

영화관에 걸리지 못한 영화,

영화가 취소된 영화인,

이는 지구에 사는 어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현실일 것입니다.

따라서 몹시 고통스럽고 또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영화를 본 해였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감사했습니다.

이 1년이 우리에게 준 가르침은

영화는 재미가 아니라 감사함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르침은

비단 영화에만 해당되진 않겠지요.

인생은 재밌어서만 살 수 있는 속성의 것이 아닙니다.

재미가 없어도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샤를로뜨 갱스부르 주연의 1996년 작인 영화 '제인 에어'에서

제인은 아델에게 그림을 가르치며 한 가지 지침을 일러 줍니다.

Remember, the shadows are just as important as the light.
(명심해, 그림자는 빛만큼 중요하단다.)

이 1년은 참으로 아쉬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했고,

이루고 싶었던 것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어느 때보다 좌절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감사했습니다.

이 1년은 언제까지나 기억될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한 해인 동시에

우린 많은 것에 감사해야 하는 존재임을 일깨운 한 해로 말이죠.

한 개인으로서 저는 이제까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 채

행복을 찾아 헤맸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죠. 제가 원하는 삶을 올해도 살지 못했어요.

그래도 아니, 그렇기에

이제까지 나에게 주어진 불운과 불행까지

결국 행복의 일부가 아니었나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하고 싶었던 것도 못하고,

이루고 싶었것 것도 못 이뤘지만

처음으로

이 인생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냈습니다.

이 1년은 저에게 그 여느 때처럼 어두웠지만

감사한 그림자였던 것 같습니다.

빛은 혼자서 빛날 수 없습니다.

그림자가 있어야 빛의 존재가 비로소 보이죠.

그림자는 어둡습니다.

그러나 그 그림자의 윤곽 정도는 내가 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림자의 윤곽이 어떤 모습을 갖추느냐에 따라

빛도 그 모습에 영향을 받지 않을까요?

그림자가 아름다울수록

빛도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빛이 있듯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림자와 빛은 늘 함께 갑니다.

올해,

당신의 그림자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의 그림자는 기특했다고 자부합니다.

이 1년이 준 가치와

이 1년을 살아낸 힘으로

앞으로도 감사히 살아갈 수 있겠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모든 영화가 그렇듯 언젠가는 끝날 거에요.

이 영화를 건강하고 정직하게 잘 살아냅시다.

그리고 이 영화가 끝나면 시작될

영화가

누구에게나 아름답길 소망합니다.

그 영화는 분명히

깜깜한 극장에 앉아 보는 스크린 속 영화처럼

환하게 빛날 겁니다.



바다만큼 이로운 글

언제까지고

당신을 맞이합니다



올해 제가 마무리한 것들, 해낸 것들, 새로 시작한 것들,

특히 아끼는 것들을 모았습니다.

글다운 글에 대한 의식이 단단해지고,

글을 예술로 받아들이고,

작품을 향유하는 문화가 두터워지는

그날이 바로 내일이 되길,

또 더 이상 나 혼자가 아니길.

https://brunch.co.kr/@eerouri/97

:: 여행 에세이 탈고

https://brunch.co.kr/@eerouri/98

:: 일반 에세이 탈고

https://brunch.co.kr/@eerouri/78

https://brunch.co.kr/@eerouri/113

:: 브랜드에 대한 개념 확장

https://brunch.co.kr/@eerouri/117

:: 시에 관한 새로운 시도

https://brunch.co.kr/magazine/bluehoursforyou

:: 목소리를 곁들인 일반 에세이 탈고

https://brunch.co.kr/@eerouri/147

:: 각색 동화 시작

https://brunch.co.kr/magazine/eerouri-style

:: 옷차림 관찰 계속

https://brunch.co.kr/@eerouri/132

:: 글에 관한 개념 예술 시작

https://brunch.co.kr/@eerouri/123

:: 중단했던 그림 다시 시작

https://brunch.co.kr/@eerouri/149

:: 자신만의 래퍼토리 만들어 외워 연주하기 완료

https://brunch.co.kr/@eerouri/138

:: 영화에 관한 글쓰기 시작


단편소설 <꼬리가 잘린 도마뱀>(미공개)

:: 단편소설 시작


Ring out the Old

Ring in the New

- Alfred Tennyson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0 하반기 영화 감상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