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하당 Jun 05. 2022

드디어 첫 삽

가림막이 설치된 집의 모습(2022). Pentax MX/Ilford XP2

드디어 시작된 공사. 가림막과 비계를 설치한 날이니 정확히는 공사를 위한 공사가 시작된 날이라고 해야 하겠다. 가림막은 분진과 소음의 유출을 조금이나마 막아 줄 것이고, 비계는 일하시는 분들이 수많은(대략 만 장 정도 된다고 한다) 기와를 내리시는 데 사용된다.

비계가 설치된 마당의 모습(2022), Pentax MX/Ilford XP2

그래 봐야 3미터 정도의 높이에 설치된 비계인데도, 올라가 있자니 말 그대로 오금이 저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높은 곳에서도 힘든 일을 척척해내시는 분들께 경의를... 늦어져도 좋으니 부디 공사 기간 내내 아무도 다치지 않으시기를.

공사가 시작되던 날의 대문(2022), Pentax MX/Ilford XP2

일하시는 분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난 조용한 현장에서 한참을 머물고 나서는, 괜히 대문의 고리를 꼬옥 걸어 보았다. 이제 이 집의 대문도 이런 역할을 할 날이 며칠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이제는  정말 돌이킬 수 없다'라는 느낌이 어느 때보다 강했던 하루.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을 찾아 북촌 골목을 쏘다니던 그 겨울날 이래  가장 마음이 편한 날이다. 공사하시는  분들께  집을 오롯이 맡기고 나니 시점이 갑자기 일인칭에서 삼인칭으로 바뀌어버린 기분이라  그런 걸까.


2021.05.21. 삼청동 한옥 매매 계약

2021.09.06. 설계계약: 선한공간연구소

2021.10.08. 기본설계 시작

2021.12.03. 기본설계 종료

2021.12.21. 실시설계 시작

2022.04.12. 시공계약: 서울한옥 by 젤코바코리아

2022.04.22. 실시설계 종료

2022.04.23. 공사 시작

이전 01화 연하일휘(煙霞日輝)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