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꽃의 <노래로 그린 하루 Track.10>
같이 밴드 하던 지훈이는 음악을 그만두고
넥타이를 매어버렸더라.
대학 동기 희진이는 그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간다 하더라.
멍청이들!
애초에 나처럼 꿈같은 건 꾸지도 말지 그랬어.
얼씨구 시구 들어간다.
절씨구 시구 들어간다.
잘도 돌아.
내가 돌아 돌아 돌아 버렸네.
얼씨구 시구 들어간다.
절씨구 시구 들어간다.
지구가 돌아.
나도 같이 돌아 돌아 버렸네.
※1절 끝 / 2절은 앨범에 넣을게요.
1.
채념하고 돌아선 이 세상의 모든 지훈이와 희진이에게...
2.
아주 예전에 누군가에게
"그거 하면 돈은 돼요?"
라는 이야기를 단도직입적으로 들은 적이 있다.
당시의 난 그 사람에게 명쾌한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나도 그 방법을 찾는 중이었거든...
당시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예술이 밥은 먹여주더냐?"
3.
'예술로 먹고 살 수 있다.'
라고 믿었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짧지 않은 기간동안 다양하고 많은 노력을 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었고,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A라는 길로 들어섰을 때 용용형인 A1, A2와 같은 방법까지 찾아냈고, A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B길도 찾아뒀다. 그리고 생각했던 걸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접근했을 즈음...
지난 시간만큼 나이도 많아졌고, 시스템은 또 다시 바뀌고 있다.
긍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채념'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정확히는 원하든 원치않든 '채념'을 가장한 '포기'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난 포기하기까지의 과정이 다사다난했다.
'하고 싶은 것'이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일단 끝까지 달려본다.
흔히 말하는 '넌 이미 망했다.'라는 이야기를 끝까지 달려보지도 않은 채 남의 입으로 듣고 싶지도 않았다.
끝까지 달려 본 뒤에
"이 일을 할 수 없다. 지금의 나에게는 능력이 부족해. 일단 접어둔다."
라고 말하고 스스로의 바닥을 확인한 뒤에 물러났다.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접어둔다."라는 임시의 표현을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펴본다.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았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죽을 때까지 계속 만들다 죽어야겠다.
4.
그런데 만약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길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No!"
예술 말고 다른 거 하세요.
일단 하고 싶은 거 하니 행복은 합니다.
그런데 마음만 행복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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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로 그린 하루>는?
- 그림을 노래로 만들기도 하고, 노래를 그림으로 만들기도 하는 '곰팡이꽃'의 노래로 그리는 하루
▶ 즐기시는 방법
1. 그림을 봐주세요. > 2. 영상을 재생하시면 노래가 나옵니다. > 3. 주저리 적힌 글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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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팡이꽃' 네놈은 대체 뭐하는 놈이길래 이런 잡끼(?)를 부리나?
- 문화, 음악, 동물을 사랑하는 듸자이너
- 못 나가는 유쾌한 미남 록큰롤 밴드 [패닉스위치] 기타/보컬. 2008년 결성. 안 팔리는 EP앨범 3장 보유.
- 홀로 포크 프로젝트 [곰팡이꽃]. 2005년 첫 발매 음반 수익으로 3만 원 벌어 5만 원어치 술을 쏜 대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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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도 더 전에 발매했던 곰팡이꽃 [옆집남자] EP 모두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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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닉스위치는 이런 노래를 합니다. <패닉스위치-못생겨서 죄송합니다>
Track. 09 <종일 비>
Track. 08 <없고>
Track. 07 <베개 맡에서>
Track. 06 <Low-Fi, Low Life>
Track. 05 <돈 버는 기계>
Track. 04 <왜 울고 있어?(부제:다리 위의 남자)>
Track.03 <일으켜 세워줘>
Track.02 <괜찮아>
Track. 01 <그대가 그랬다는 걸 믿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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