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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Sep 12. 2016

11. 직장인의 네트워크

나의 꿈을 향한 인맥과 네트워크는 어떻게 구축하는가?

던바(Robin Dunbar)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옥스퍼드 대학 인류학과 던바 교수가 주장한 것으로, 진정한 사회적 관계는 최대 150명을 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원시부족 구성원을 비롯하여 군대의 조직 등이 모두 150명 내외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내 이전 직장도 대략 한 개 부서가 이 정도 숫자였다. 나는 페이스북 등 SNS 인맥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유형이 아니라서, 페이스북 친구(페친)가 대략 760여 명 정도다. 이 법칙에 따르면 그중에 80%는 그냥 친구로만 등록되어 있을 뿐, 정기적으로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라는 얘기일 테다. 그러고 보니, 150명은커녕 100명도 연락하기 힘들 듯하다. 연락이 힘들면 댓글이라도 정성스레 달아주어야 할까.


직장인들의 인맥은 대략 어떤 사람들일까? '인맥', '네트워크'를 듣는 순간 떠오르는 사람들은 직장 내부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바로 직장 동료, 선후배가 아닌가. 업무상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고, 심지어 일을 마치고 술자리 회식조차 이들과 함께 한다. 조금 더 넓혀 다른 팀, 다른 부서라 하더라도 업무라는 공통분모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영업직이라도 고객사 클라이언트 중심일 것이다. 지금 하는 일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일이 목적이 아니라면, 회사 내 동호회를 통하여 친목을 다지거나, 학창 시절의 친구와 정기적인 모임 정도일 것이다.


사람의 성향은 매우 다양해서 모임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에서도 내향성과 외향성이 나뉘며,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검사에서도 관계 지향 가슴형과 사고 지향 머리형은 전혀 다르다. 모든 사람이 관계 맺기를 좋아하거나, 인맥을 확대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가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직장인이라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사람들과의 교류는 필요하다. 내가 먼저 손을 내밀건, 내민 손을 내가 잡건 상호연결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일 이외의 만남은 어떨까? 직장을 벗어나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이웃집이나 우연히 알게 된 지인을 제외하고, 내가 의도적으로 어떤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시도하는 것 말이다.


직장인의 네트워크는 일 중심이다. 꿈을 찾으려면 외부로 눈을 돌려라. ⓒpixabay


회사를 떠나 내 꿈을 찾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외부 커뮤니티였다. 주로 온라인 카페를 찾아보곤 했는데, 나의 경우는 글쓰기 모임에 관심이 많았다. 이전에는 좋은 글에 내 생각을 보태어 지인들과 공유하는 정도였으나, 함께 인문학 책을 읽고 제대로 된 에세이를 써보고 싶은 생각이 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독하던 이메일 뉴스레터에서 글쓰기 모임 신청 공지를 보았다. 읽는 순간 갑자기 내 가슴이 첫사랑을 본 것처럼 뛰기 시작했다. 당장 가입 신청 답변을 보냈고, 그렇게 회사 밖 커뮤니티로 첫 발자국을 떼기 시작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온라인으로 글쓰기를 나누었고,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오랫동안 나는 이 만남이 우연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평소의 간절함이 그 홍보글에 꽂히게 만들었다. 마치 별똥별을 보고 가슴의 소원을 즉시 빌듯이. 외부 커뮤니티로 눈을 돌려야 한다.


직장인들의 네트워크에 관한 핵심이 바로 그것이다. 나의 꿈을 찾으려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가 필요하다. 회사 내의 인맥은 일을 위한 동료이지, 꿈을 함께 찾는 사람은 아니다. 물론, 나의 꿈을 회사 내에서 실현할 수도 있지만, 그건 나의 의지외에도 회사가 나를 동반자(?)로 생각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온라인 모임이나 SNS 교류에 중요한 조건을 하나 더 하자면, 오프라인 모임을 꼭 같이 하는 게 좋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개인 관심사를 공유하는 SNS에서는 가면(Persona)을 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보이도록 포장을 하며,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향의 모습을 상상하며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린다. 오프라인 모임에서는 보다 인간적이고 솔직한 얘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고, 서로의 경험을 공감하면서 마음의 빗장을 열기도 한다.


그 후로 나는 계속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렸다. 작가의 꿈을 좇아 여행작가학교에 들어갔고, 상담심리학에 대한 호기심은 에니어그램 수련 과정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 책에 대한 관심은 출판 관련 세미나와 예비 출판인들의 카페 가입으로 이어졌다. 회사를 나와서도 1인 기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과 1인 기업가 모임, 강사들의 모임에도 발을 넓혔다.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그들의 눈을 통해 나의 시야도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또한 그렇게 시야가 넓어질수록, 내가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나는 것도 느낀다. 인터넷에 올라있는 수많은 정보들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상 어느 곳에서는 나와 같은 꿈을 지니며, 나를 만나고 싶어 할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들을 찾아 직장이라는 울타리를 떠나 길을 떠나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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