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구독하는 메일링 리스트에서 '테크의 시대는 끝난 걸까요?'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최근 테크 주식의 급락과 금리 인상을 소재로 쓴 글이었는데, 결론적으로 분석이라고 하기에는 주장하려는 바가 모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을 가지고 봤더니 세 가지 항목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선 아래 현상 자체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투자 경험과 배경 지식이 부족한 제가 처음 본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10월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시즌. 투자자들의 관심은 빅테크 혹은 마그니피선트7(Magnificent 7)이라고 불리는 일곱 개 기업에 쏠리고 있어요. 왜냐면 2023년은 이 7명의 강자들이 미국 주식시장을 이끌어왔거든요. 이 7개 기업을 제외한 S&P500 지수는 거의 오르지 않았지만 이 7개 기업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200%까지 주가가 올랐습니다. 2019~2021년까지 주식시장 랠리를 주도했던 테크 기업들이 2022년 가장 많이 하락했고, 2023년 가장 많이 상승했던 거죠.
기사에서 인용한 영문 기사 링크를 눌렀더니 Maginificent 7의 실체를 도표 하나로 그대로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인포그래픽의 진수네요. :)
작명 근거에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한글 기사에서는 다음 사항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 투자 전략가가 명명한 것으로, CNBC방송의 '매드 머니' 진행자 짐 크레이머 역시 같은 이름을 붙였다.
더불어 위키피디아도 찾아보았는데 '황야의 무법자' 혹은 '7인의 사무라이'에서 영향을 받아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영화로 만들어진 작품 이름이기도 했습니다. 마침 7개를 꼽는다면 붙이기 딱 좋은 이름이었겠네요.
두 번째로 눈에 띈 것은 테슬라의 주가 하락입니다. 저 역시 테슬라 주주라 (뉴스에서 확인시켜 주지 않아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일입니다.
테슬라 : 실적 발표 후 주가 18% 하락
마지막으로 눈에 띈 내용은 다음 내용입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고금리의 시대가 오긴 했지만 우리의 생각과 경제적인 습관은 빠르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고금리 시대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생활을 유지하려고 했던 거죠. 15년 이상 유지된 저금리 시대의 생활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리고, 기자는 블룸버그 기사를 링크하며 미국인들도 행동을 바꿔야 할 때가 왔다고 전합니다. 저는 미국인들에게 특별한 관심은 없어서 이들의 행동 양식을 우리나라에 대입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IMF 이후 금융 시장이 개방되고 카드가 급격하게 보급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동생을 걱정하는 모습이나 젊은이들의 카드 사용 방식을 보면 그대로 미국인들의 행동 양식과 일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먼저 쓰고, 나중에 갚는 소비는 근검절약과 저축을 신앙시 하던 과거 우리 부모 세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같은 메일링리스트에서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다룬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대강의 주제는 서구의 다양한 기사를 제시한 후에 치킨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기자의 견해는 이와 달리 전기차는 장기적으로 커질 미래 시장이고 키는 '혁신'에 달렸다고 합니다. 기장 주장에 동의합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제목으로 기사가 뽑은 소제목 '폭발하던 시장, 숨 고르기 시작?'이 적절한 압축인 듯합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소비 경기가 경색된 요인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자동차를 사는 데 큰돈이 드는 만큼 대부분 할부로 사는데 금리가 오르니 자연스럽게 구매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거예요. 높아진 금리에 구매 의사는 이전보다 줄고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나아지면서 생산량이 늘자 재고는 쌓입니다.
그리고 다음 단락에서 'ESG'란 단어를 보자 그간 관심을 가졌던 다른 분야의 지식들이 떠오릅니다.
가격이 내려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예요. 2020년 초 코로나 발발 이후 많은 국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금리를 낮추고 투자에 나섭니다. 투자의 방향은 ‘ESG’ 였고요. 그 중심에 전기차가 있었습니다.
먼저 <주식 투자를 위한 최애 유튜브 채널>에서 소개한 ElectrochemK S를 꾸준히 구독하는 탓에 테슬라와 내연기관 기업의 대응이 디테일 관점에서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듣다 보니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디테일은 유럽 시장의 올해 판매량에도 드러납니다. 압도적 1위가 테슬라 모델인 동시에 2위도 테스라 차량입니다.
두 번째로 'ESG'란 단어 때문에 떠오르는 내용은 <의식 있는 비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법>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사는 ESG는 거들 뿐이라며 과도한 ESG 관련 활동을 경계합니다.
(덩치가 크고 움직임이 신중해야 하는) 연기금이 투자를 할 때 ESG가 중요할 수는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ESG 자체로 소비를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ESG에 대한 강조는 기업 마케팅에 대입하면, 디테일이 부족함을 드러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