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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23. 2023

그리기 좋아하는 아이를 지지해 주기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둘째 아이가 그림을 자주 그립니다. 큰 애도 한동안 그러더니 요즘은 종이 접기에 푹 빠져 있어서 그런지 둘째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더 자주 봅니다.

아침부터 만화책을 보고 뭔가 그리고 있길래 왜 그리는 것인지 물었더니 한참 머뭇 거리다가 재밌어서라고 말합니다.


아빠로서 마음이 앞설 때 멈추고 기다리기

서점에서 스케치 책을 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에게 사 주었습니다. 난이도가 높아서인지 자주 시도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혹시나'했던 마음을 돌아보게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제 욕망을 투사한 것이 아닌가 주의하고자 합니다. 무의식인지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하면 아미그달라를 이겨낼까?>에 담겨 있는 한발 나아갔으면 하는 마음에 드러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자기 주도가 아닌 방식으로 진도를 나갈 이유는 없습니다.


그림은 꿈의 열매다

지난주에 아내가 주도해서 훈데르트바서파크에 갔을 때 인상 깊어서 찍어 온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대뜸 알아요 하며 말하는 것입니다.

그림은 꿈의 열매잖아요?


제가 이미 문구를 보던 현장에서 아이에게 말해 준 것을 잊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아이가 당장 가질 수 없는 것이나 할 수 없는 것을 그림에는 담을 수 있지 않냐고 말하며, 그게 열매처럼 결과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더니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은 아니지만 알겠다고 말했습니다. 조금은 수긍이 가는 모양입니다.


잘 그려야지 생각하지 말고 그런 거 없이 그리고 또 그려요

우도에 갔을 때, 훈데바르트바서파크에서 마침 정은혜 특별전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인상 깊은 구절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아이가 포기하려고 하거나 아미그달라를 만났을 때 읽어 줄 생각으로 여기에 담습니다. 유치원 다닐 때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상을 받은 일이 있는데, 그 후 미술 선생님이 선을 못 그린다고 심하게 혼낸 이후에 그림 그리기가 싫어졌던 제 과거를 아이가 그대로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연재

1. 영어 문장 AI가 알아듣게 읽기 놀이

2. 다른 사람 마음은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기

3.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4.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5. 아이에게 직관적으로 식(式)을 느끼게 하기

6. 어떻게 하면 아미그달라를 이겨낼까?

7. 두 아이가 처음으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

8.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을 도우면서 나도 배우기

9. 축구에 대한 흥미를 학습에 활용하기

10. 모방은 최고의 스승이니 모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11. 육아하며 배우는 반복과 모방의 힘

12. 지도와 지리를 연결하는 경험

13. 연도로 시작한 놀이가 몰입 효과를 알려 주다

14.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15. 밥 먹으며 했던 언어유희에 이어진 짧은 학습

16. 아이와 순서화 학습 원칙을 시도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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