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Dec 02. 2023

밥 먹으며 했던 언어유희에 이어진 짧은 학습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아이들이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밥 먹어라'하고 잔소리하는 말 자체가 지루할 지경이죠. 그래서, 말을 바꿔 보다가 다음과 같이 말장난을 했습니다.

얼마나 애들이 밥을 안 먹으면, 밥 밥 디라랍 이런 노래가 있겠어


밥과 로버트의 애칭 Bob

아이들이 언어유희를 좋아해 대화가 이어지다가 한참 단어를 배우는 중인 둘째가 '밥이 뭐야'라고 물었습니다. 다양한 '밥'을 섞어 쓰니까 헷갈린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진지하게 밥알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말로 밥은 이거지?

아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면서 '영어로 밥은 로버트를 부르는 다른 말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아이가 '외국에는 밥이 많겠네요.'라고 묻더니, 이내 '우리나라에도 밥이 있어요?'라고 물었습니다. 같은 발음이지만, 밥이 다르게 쓰이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습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그다음 장면은 다소 놀라웠습니다. 제가 동화책에서도 본 것 같다고 언급했더니, 아이가 봤다고 말하고 나서는 '미니언즈에서도 나오잖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미니언즈를 보았지만, 아이만큼 몰입은 못한 것인지 주인공 셋 중에 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미니언즈 포스터를 찾은 후에 큰 아이에게도 밥을 아는지 물었더니 스튜어트, 캐빈, 밥을 연속해서 맞췄습니다. 옆에 있던 아내도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놀랐습니다.


hypocorism, 애칭, pet name

글을 쓰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았습니다.

Bob is a male given name or a hypocorism, usually of Robert, and sometimes a diminutive of Bobby.

다음은 DeepL 번역 결과입니다.

밥은 남성의 이름 또는 위선자이며, 보통 로버트의 줄임말이고 때로는 바비의 축소어[1]이기도 합니다.

hypocorism에 대한 번역자 '위선자'라는 다소 어색한 표현을 제시합니다. 다시 콜린스 사전을 찾아보니 비슷한 말로 pet name이 등장합니다.

a pet name, esp one using a diminutive affix

pet name에 대해 구글링 해 보면 우리말 애칭과 굉장히 흡사합을 알 수 있습니다.


세렌디피티와 같은 우연들

주말에 아이가 수영을 배우는데, 강습을 보내고 기다리는 중에 책을 펼쳤는데 '밥'이 등장했습니다.[2] 세렌디피티 같아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어 두었습니다.


주석

[1] 줄임말이라고 해야 할 듯한데, DeepL 기능이 뛰어나긴 하지만 한국말 파괴를 할 소지도 있다는 생각이 스칩니다.

[2] 월말김어준 10월호에서 박문호 박사님이 소개한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를 읽는 중이었습니다.


지난 두 아들과 함께 배우기 연재

1. 영어 문장 AI가 알아듣게 읽기 놀이

2. 다른 사람 마음은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기

3.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4. 사전 보는 습관 아이에게 물려주기

5. 아이에게 직관적으로 식(式)을 느끼게 하기

6. 어떻게 하면 아미그달라를 이겨낼까?

7. 두 아이가 처음으로 그린 우리나라 지도

8. 아이의 자기 주도 학습을 도우면서 나도 배우기

9. 축구에 대한 흥미를 학습에 활용하기

10. 모방은 최고의 스승이니 모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11. 육아하며 배우는 반복과 모방의 힘

12. 지도와 지리를 연결하는 경험

13. 연도로 시작한 놀이가 몰입 효과를 알려 주다

14.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드러내다, 니까, 소개되다, 전매특허, 구실, 사고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