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디지털관광상품기획 2026년 강의
이론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참여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텍스트를 읽는 일을 요청합니다. 그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해 이번 학기에는 학생 당 모두 세 차례의 발표를 하도록 유도했습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주제 선정에 자율권을 주었더니 조정할 문제가 생겼습니다. 3교시 수업 중에 일부가 비어서 강의를 추가해야 할 상황인 것이죠. 가능하다면 순발력을 발휘해서 발표 주제와 부합하는 내용을 다룰 계획이지만,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준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준비 없이 갈 수는 없어서 또 <작업할 때 항상 AI를 초대한다>라는 원칙을 살려 인공지능 삼총사에게 요청을 합니다. 먼저 제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프롬프트[1]를 던집니다. 이번에는 의외로 퍼플렉시티의 답변이 가장 실망스럽네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다음과 같이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클로드의 '시간 분석'이었습니다. 셋(나머지는 퍼플렉시티와 제미나이) 모두 시간 분석을 했지만, 도식圖式[2]에 대한 저의 선호選好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발표 이후의 비는 시간에 덧붙일 강의 내용에 대한 제안은 제미나이가 가장 나았습니다. 별도 주제로 강의를 묶어 주면서 시간 배분을 한 주제도 제시했습니다. 그에 반해 퍼플렉시티는 검색을 기반으로 하는 탓인지 인터넷에 공개된 수업 자료에 갇혀서 오래된 지식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클로드 제안은 제미나이와 겨룰만했지만, 간결하게 묶어주는 구성 관점에서 제미나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미나이는 바이브 코딩 때도 그랬듯이 '제가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는 서늘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제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란 사실을 알려주지도 않고 프롬프트에 해당 표현이 없는 데에도 이런 결과를 보여주니까요.
결과적으로 클로드가 제안한 시간표를 모델로 삼습니다. 변동성이 많은 발표 수업에서 민첩하게 임기응변을 발휘하기 위한 인식의 뼈대죠. 그러고 나서, 제미나이가 제시한 강의 주제에 관련한 조사를 해 둡니다. 여기에 더하여 클로드가 제시한 개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조사를 합니다.
하지만, 강의의 중심은 학생들의 발표이기 때문에 이들을 전제로 하고, 보조 자료 정도로 조사한 내용을 모아둔 상태로 수업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학생들의 발표를 듣다가 인상을 받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마케팅을 말하면 초식招式처럼 등장하는 4P가 있습니다. 하지만, 2026년 대한민국의 관광업계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한다고 할 때, 그 지식이 아직도 유효한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주 거시적인 역사관을 드러내는 제 생각을 전제로 설명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의식주 문제가 급속도로 해결되면서 공산품들의 기능은 날로 개선되었습니다. 이는 축복이기도 하지만, 선진국의 소비자 시장을 대상으로 경쟁하는 기업 관점에서는 '불량 재고로 나아가는 길'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제품이 충족시켜 주는 '기능적 욕구'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상징적 욕구나 감성적 욕구가 중요해지는 이른바 '초개인화 시대'가 온 것이죠.
언젠가 페북에서 상품의 본질 가치가 아닌 다른 가치가 중요하다고 쓴 글이 떠오릅니다. 본질 가치는 아마 '기능적 욕구'를 뜻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물건이 넘쳐나는 이른바 '불량 재고'의 시대에는 본질 가치 자체가 기능적 욕구가 아니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어떤 욕구로 사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봐야죠.
퍼플렉시티에게 질문을 던졌다가 정리한 표를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소비자 행동 연구의 바탕에는 '매슬로우의 욕구 계층 이론'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마케팅과 영업을 비교하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분명 영업이 중요하지만, 시장이 없으면 제품도, 그리고 영업도 없다는 점에서 마케팅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표현했더니 아이폰의 마케팅 사례가 떠오릅니다. 아이폰은 욕망을 심어 넣어 제품이 출시되기도 전에 살 준비가 된 잠재 소비자들을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OECD 보고서에 등장한 ‘탈물질화 (Dematerialization)’란 표현을 빌면, 탈물질화의 시대의 마케팅은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시장 이전에 사람들의 욕망을 읽어 그들을 소비자로 만드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한 학생이 검색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한 후에 떠오른 생각을 공유했습니다.
과거에는 포털이 검색의 중심에 있었지만, SNS와 유튜브의 발달로 검색의 소스도 여러 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키워드 광고의 중요성이 날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챗GPT가 급부상할 때는 투자 업계에서 구글 위기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마침 이와 관련한 분위기를 기록으로 남겼던 글들이 있네요.
하지만, 오늘 본 기사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에도 잘 적응한 구글은 검색 끝판왕 '서치 라이브' 기능을 내놓았습니다. 이제 실리콘밸리 기업 중심으로 탐색했던 '진실의 순간'은 바로 사용자의 맥락에 기반한 검색이 된 듯합니다.
[1] 제가 사용한 프롬프트입니다.
내일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50분씩 1교시를 이뤄 총 3교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세 명의 학생이 '마케팅의 본질'을 주제로 5분 이상 발표를 하고, 각각 5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또 다른 세 명의 학생이 '디지털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가?'에 대해서 역시 마찬가지 방식으로 5분 이상 발표를 하고, 각각 5분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이렇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PC를 조작하거나 자리에 앉았다가 교단으로 나오는 시간 따위의 오버헤드가 발생한다고 했을 때, 잔여 시간이 어느 정도 될지 예상해 주세요. 그리고, 남는 시간에 제가 강의를 준비해야 한다면 어떤 내용이 좋을지 제안해 주세요.
[2]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한자사전을 찾습니다.
[3]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한자사전을 찾습니다.
2. 관광, 관광 상품에 대한 정의와 관광 효과의 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