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농부의 깨달음과 나의 깨달음 8
<OKR과 퍼스널칸반 접목은 무리한 시도> 편은 사실 엉뚱한 용도로 수단을 써먹으려고 시간을 낭비한 반성문이라 올리지 않고 지우려고 했다가 고해하듯 올린 글이다. <경계 설정은 소프트웨어 설계의 핵심 활동> 편이후 습관이 되어 가고 있는 '특정 장면이 주는 영감을 통섭적으로 풀기' 글쓰기를 또 해본다.
영감을 준 영상의 제목은 <콘테와 투헬 두 감독의 두 번의 충돌 - 경기 후 쿨내 나는 두 감독의 인터뷰>이다. 나는 쿨내라는 표현 탓에 사실 영상을 보기도 전에 두 감독이 어떤 태도를 드러낼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을 본 소득은 있었다. 몇 가지 영감을 주고 잊었던 기억과 경험을 소환했다.
먼저 해프닝이란 표현을 두 감독 모두가 사용하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collins 사전에 의하면 해프닝의 뜻은 이렇다.
Happenings are things that happen, often in a way that is unexpected or hard to explain.
그렇다. 이는 바로 나에게 <삶에서 문제 삼기와 함수의 활용> 편을 연상시켰다. 감정이 올라오고 일희일비하는 것은 인간으로 태어난 조건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는 극복하고 신이 되는 노력 대신에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가급적 에너지를 내가 문제 삼으려는 부분에 쓰려고 한다. 그래서, '함수형 인간' 같은 표현들을 자주 써왔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다소 민망한 상황을 초래한 자신과 화해할 수 있다. 그리고,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도 유리한 방법일 듯하다.
콘테 감독의 인터뷰를 볼 때 나는 <동정일여 그리고 몇 주간의 배움>에서 인용한 시골농부님의 댓글이 떠올랐다. 해결하려 들지 말고 놓아 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일침.
그런데 위의 댓글을 볼 때 반발심도 일어났던 듯하다. 모든 것을 놓을 수는 없지 않나?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 마음을 투헬의 영상이 주는 영감을 빌어 다시 표현할 수 있을 듯했다.
문제 삼는 주체는 나다. 결국, 내가 문제 삼을 대상은 내가 자아실현이라고 부르는 질감을 주는 길이거나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서 비롯한 일이 아닐까?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은 해프닝으로 받아들이고 그냥 놓는 법을 익혀야 할 수 있다.
4. 깨달음과 깨달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