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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08. 2022

애자일에 대한 비판 글이 나오는 이유

애자일을 습관으로 12

습관적으로 링크드인에 들어갔다가 '뜨악'하는 을 봤다.

1촌인 Chris Richardson이 인용한 글은 더 자극적인 문구가 걸려 있었다. SAFe를 망상(delusion)이라고 폄하하는 글이다.


SAFe란 무엇인가?

먼저 대행사를 통해서만 국내에 전파되는 터라 SAFe는 아직 국내에 생소할 듯하다. 나는 2014년 국내 대기업에 '애자일 문화' [1]를 전파하는 중에 어떻게 체계적인 계획 없이 예산 승인을 받느냐는 도전 때문에 SAFe를 찾아 공부한 일이 있다.

SAFe를 공부하여 내가 얻은 바는 <쓰임새에 따른 애자일 활용> 편에 '예산 투자에 대한 공론의 장치'라는 쓰임새로 이미 기술했다.


Lean Budgets라 부르는 이 방식을 채용하는 고객사는 보지 못했다. SAFe는 대기업의 애자일 방법론을 표방하지만, 아주 오랫동안 연간 계획에 기초한 예산 편성을 하는 국내 조직 문화를 애자일 방법론이 바꿀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매우 순진한 일이다.


그렇다고 망상이라고 비난받는 일은 너무한 것이 아닌가?


나는 애자일이 싫다

제목 어그로라고 할 수도 있을 <나는 애자일이 싫다> 편을 소환하자. 이글에서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은 경영자들이 자신들이 자란 환경 때문인지 '실패'를 두려워하고 치밀한 계획에 의존하는 행동 양식 자체가 변화를 받아들이는 애자일을 거부한다는 메시지다.

만일 치밀한 계획한 계획을 고집하는 분이 자신의 내면을 바꾸지 않고 방법론이라는 도구에 이를 바꿔주길 기대한다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갈 뿐이다. 아래 문장은 나에게 애자일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던 대기업 CIO가 설명을 다 듣고 한 말이다.

그럴 줄 알았어. 빅뱅 안에 나선형 계획이 있는 것과 같구먼. 나선형 방법론은 예전에도 있었어. 그럼 그렇지. 단계별 목표 없이 어떻게 계획이라고 할 수 있나?


이분은 성공가도를 달려온 자신의 믿음을 버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영원히 애자일을 기피하며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

나에게 애자일은 둘로 나눠진다. XP를 제대로 만나기 전과 후다. XP를 수박겉핡기로 읽기는 했지만 방법론과 프랙티스로 배워 써먹으려고 벼르던 때가 있었다. 2008년 드디어 내가 PM이 되었으니 '마음대로 해야지'라는 자세로...


다행히 '사람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을 진하게 배우고 그 교훈을 나눈 일이 있다.

하지만, 그때도 나만 잘하면 된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XP를 제대로 공부하고 그게 습관으로 드러나는 데까지는 그 후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애자일을 도입하려고 할 때, 가장 안전한 방법은 그 조직의 수장이 변할 의지가 있고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조직의 리더가 애자일을 받아들이 생각이 없다면 결과는 '망상'으로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쓰임새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애자일을 바라볼 때 (살아가는) 태도로 볼 수도 있고, 방법론으로 볼 수도 있다. 애자일에 대한 비판은 대부분 후자에서 나온다. 방법론은 도구일 뿐인데 도입할 때부터 과한 기대로 활용하면 망상이 드러난다. 망치를 잘못 썼다고 망치를 탓할 수는 없다.


애자일을 택한 조직과 사람이 망상을 갖고 있었다면 시간이 지나 그게 드러날 뿐이다. 이전 글에서 쓰임새를 강조한 이유도 그것이다. 최근에 <스크럼이 낡은 방식이긴 하다> 란 글을 쓴 일이 있다. 인용한 원문에서 스크럼을 비판하는 맥락은 'SAFe를 망상'이라고 비판하는 맥락과는 전혀 다르다.


업무 배정을 위한 합의를 위해 스크럼을 쓰는 쓰임새가 분명한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에 피로감을 높이고 구성원의 비전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절차적으로만 적용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부작용을 다뤘다. 쓰임새가 정해진 후에도 계속해서 조직에 맞도록 변화를 가해야 한다. 협업을 위한 도구는 유기적으로 다시 말해 사람들과 엮이도록 유지할 때 가치를 발한다.


주석

[1]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라 썼다. 기업 활동 전반에 애자일을 전파하는 본보기가 되는 방식을 취했다.


애자일을 습관으로 이전 글 읽기

1. 협업 조직에서 함께 앉기 구현하기

2. 소속감을 돕는 조직 만들기와 미션 분배

3. 나의 애자일 정리: 안영회-gile

4. 귀찮음 vs 정성 - 무엇이 빠졌을까?

5.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

6. 낭비를 막고 팀을 만드는 XP의 가치

7. XP 혹은 점수와 성과와 책임 분배

8. XP의 제1가치는 의사소통

9. 오늘의 문제만 우아하게 해결하기

10. 처음부터 제대로 하면 훨씬 쉽지 않을까요?

11. 스크럼이 낡은 방식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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