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Apr 19. 2023

내가 풀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

베터코드 인사이트의 시작 20편

이 글은 <다시 보는 웹 앱의 미래>를 마지막으로 <베터코드 인사이트의 시작> 연재를 끝내고, <베터코드 Cloud Native Initiative>란 연재를 새로 시작하려고 2월에 써 두었던 글을 고쳐 다시 씁니다. 두 달이 지나고 보니 너무 성급했습니다.


내가 풀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

아침에 비와 함께 은총처럼 저에게 내려온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Risk comes from not knowing what you're doing." -- Warren Buffett

<대체 뭐가 문제야>를 제 인생책으로 만들어 준 시행착오와 그 후의 깨달음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6개월 만에 다른 문제로 전환하려던 제 행동은 싫증을 잘 내는 타고난 성향의 반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종종 과거에 겪었던 좌절은 타고난 천성이나 오랜 습관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리고 옆에서 나를 지켜봐 주는 동료들과 항상 집어 들을 수 이는 책들도 저를 돕는 듯합니다.


아무튼, 지난 2월 성급하게 문제로 정의했던 문제는 '병렬 개발을 위한 표준 규격 만들기'였습니다. 함께 일할 동료들 앞에서 이런 그림도 그렸죠.

하지만, 그 후에 숨겨진 갈등이 드러나 다행스럽게 보지 못하던 현실을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창발성: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한다

지인 중에는 내가 즉흥적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분명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산만하고 진득하게 한 가지 일만 하지 못하는 성격은 타고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스스로 그걸 알아서 가급적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이나 새로운 방식을 찾아서 일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만들어 낸 스타일은 창발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는 사자성어를 볼 때, 엉뚱하게도 실행하면서 계획을 세우는 방식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지극이 모순적인 연결이지만, 아마도 내가 불안감을 다스리고 도전을 하기 위해 스스로 취한 방법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HBR 기사 <프랭크 게리가 기한과 예산을 맞추는 법>을 읽을 때 '주마간산'을 대체할 훌륭한 문구를 만났습니다. 바로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한다'입니다. 아무튼 그러한 방식(창발성)으로 6개월간 탐색 결과는 바로 Cloud Native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라 믿었는데, 다시 정정합니다.


2월에 시도를 했던 근거가 있기는 합니다. 하나는 시장에 대한 나의 판단이었습니다. 앞으로 데이터로 점검을 해봐야 하지만, 직관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실행 가능성인데, 회사 동료는 물론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편에서 소개한 대로 원격에서 일하는 동료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고 어필한 사건이 확신을 심어주었죠.


하지만, 두 달을 지켜보니 지금 당장 중요한 일들과 거리가 너무 멀었습니다. 그리고 방향성이 지나쳐서 사람들이 따라가기 어렵거나 당상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즐겁지 않다면 최악의 의사결정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그걸 깨닫게 되는 갈등이 있었습니다.


내 안의 거인을 끌어내기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 문제일까요? 2017년 책에서 인용한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그때 써 둔 글도 있었네요.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 현실의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그래 왔고, 지난 3년간 역직구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집중할 때 잠시 그 문제 중요도를 낮췄을 뿐이었습니다.


이제 5년 전의 내가 미리 써둔 매뉴얼을 참고해서 그리고 새롭게 나에게 주어지는 지혜(책 내용)와 동료들의 뜻을 잘 들어서 그 문제부터 제대로 정의해야 하겠습니다.


지난 베터코드 인사이트의 시작 연재

1. 추적성(Traceability)과 그 쓰임새

2. 베터 어드민의 아기 발걸음 그리고 작명

3. Funnel을 마케팅 말고 engagement 분석에?

4. 디지털 대전환기란 나에게 무엇인가?

5. 기술 부채는 무엇인가?

6. 폭포수 방식 설계는 기술 부채를 남긴다

7. 기술 부채는 낮은 코드 품질에 대한 것이 아니다

8. loosely-coupled: 빠르게 재구성하는 힘

9. 건강한 조직이 만들어지는 배경

10. 구축 사업 관리에 가려진 기술 부채

11. 기술은 쓰임새(use case)에 따라 고르고 조합한다

12. Ubiquitous Language 만들 결심

13. 회사 대표가 엔지니어에게 충분한 권한을 주는가?

14. Cloud Native가 무슨 말인가?

15. Cloud Native가 만드는 규모의 경제

16. Cloud Native 승자는 집적이 가능한 개발 조직

17. CNCF는 PaaS를 대체한다

18. 두레이를 이용한 팀 OKR 활용하기

19. 다시 보는 웹 앱의 미래


작가의 이전글 프로덕트 관리의 역할과 기원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