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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Feb 16. 2023

비허가형 기업 만들어가기

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15

<도메인 이벤트 처리 구조 개발의 시작>편에서 비대면 협업의 순기능에 대해 이렇게 쓴 일이 있다.

협업 관점에서 비대면이 좋은 점은 업무 할당이나 협의한 이후 데모나 리뷰 이전까지는 개입 없이 작업자에게 자유가 주어진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작업자가 업무 요청을 보낸 사람에게 의존하려는 욕구를 떨쳐 내고 온전히 자기 의지로 작업하는 자율성을 높아지게 된다.


비허가형 기업의 유전자

방금 전에 두레이에서 중국인 개발자 동료가 업무에 대한 셀프 제안을 했다. 반가움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협업 관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글을 쓰면서 곱씹어 보려고 시도한다. 흥분을 유발한 요인을 요즘 읽고 있는 HBR 기사 표현을 빌면 '비허가형 기업'[1]의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인상 포착에 있는 듯하다.


오픈소스 개발 프로세스의 이식

여기서 따져볼 부분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있다. 불완전한 내 기억에 의존하면 2017년 아니면 2018년에 중국인 동료는 우리 모두가 북경에 상주할 때 가정 사정으로 북경과 멀리 떨어진 장춘시에서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코로나 이전이었고, 북경 개발 법인에서는 유래가 없는 일이었다.


당시 우리의 CTO였던 김형준 이사님이 이미 원격 개발이 보편화된 오픈소스 개발 프로세스에 익숙하셨던 터라 장춘으로 떠나기 전 한 달 정도 층을 나눠서 연습을 했다. 우리는 2층에 있고, 장춘으로 떠날 개발자는 1층에서 개발하고 이슈 트래커(gitlab)와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는지 확인한 후에 승인하기로 한 것이다.


본부(?)가 북경에서 서울로 옮겨졌지만, 우리의 동료는 원격 근무 6년 혹은 7년 차가 되었다. 상당한 경험이 누적되어 있고, 애초부터 기술과 탐색을 좋아하는 적극성으로 인해 별명이 '장춘 연구소장'이었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 이미 요청에 따라 개발하는 업무가 있는데, 의도하지 않은 개발을 제안해서 즐거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선사한 것이다.


시너지 만들기 혹은 정렬하기

여기서 내가 할 일은 2분 이내의 타이핑뿐이었다. 우선 나의 감동을 격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자 대신 애니메이션 아이콘을 선택해야 했다. :)

그리고, 역시나 2017년부터 북경에 우리 모두가 상주해 있을 때 어린아이들 육아 문제로 혼자서 강남에서 근무해 온 동료 영모님의 원격 개발 능력이 느슨한 연결(loosely-coupled)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길이다. 더구나  영모님이 4년 차에 접어든 2020년부터는 코로나팬데믹 탓이긴 했지만, 원격 근무 대신에 오픈소스 협업 방식 활용을 추가해 왔고 3년이 흘렀다. 이제 축적의 힘을 확인할 때다.


나는 위임만 하고, 이게 우리 목표에 맞는지 점검하고 시장에서 최대 가치가 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기만 하면 된다. 제품이 어떤 소재(프로그래밍 언어)와 구성(아키텍처)을 갖는지는 만드는 동료들의 몫이다.


주석

[1] 이에 대해서는 <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연재로 별도의 글을 쓸 예정이다.


지난 HBR 활용기사

1. 사분면 혹은 매트릭스 활용하기

2. 피터 드러커의 <경영과 세계 경제>를 읽고

3. 스포츠 경기장에서 비즈니스로

4.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조직문화 구축 노하우

5.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정렬 프로세스

6. 기업의 열망을 구성원들에게 배양하기

7. 단절의 시대, 끊임없이 진화하라

8.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9. 포뮬러원 감독에게 배우는 5가지 리더십 교훈

10. 좋은 후원자가 되는 법 활용

11. 옳고 그름보다는 상충관계로 보기

12. 전략과 원칙의 의미와 활용

13. 목적은 믿음의 차이를 극복하는 개념

14. 현명한 업무 설계를 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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