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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15. 2022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8

HBR 한글판 최한나 편집장님의 짧은 글에는 매번 인상 깊은 표현이 등장했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호 <내일을 만드는 오늘>에도 형광펜으로 밑줄 친 구절이 있었습니다.

사실 어떤 결과를 상정하고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현실화하는 과정은 성공적인 기업들이 습관처럼 몸에 익혀 추구하는 비즈니스 방식입니다.

'실험을 통해'라는 표현은 저에게 '과학적 운영'이라는 경험을 떠올리게 합니다.


과학이 아니라 과학적 태도

반면 <혼란을 야기하는 귀찮은 일들을 다루는 경영> 편에서 인용한 드러커의 문장에서 '과학적'은 다른 의미입니다.

경영을 "과학적"인 것으로 또는 "직업"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그것이 아무리 진지한 것이라 해도 그것은 마침내 "혼란을 야기하는 귀찮은 일들"을, 즉 기업 활동의 불가측성-기업의 위험, 기업의 영고성쇠, "소모적 경쟁", 그리고 "소비자의 비합리적 선택"-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도록 할 것이고, 그리고 그 과정에, 경제적 자유와 경제의 성장 능력을 제거하려는 시도를 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혼란을 야기하는 귀찮은 일들 혹은 불가측성을 배제하는 '과학의 방식'은 경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저는 '과학'이라는 같은 뜻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을 포용하며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 편을 떠올립니다. 실험을 행하는 방식은 조심스럽게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태도입니다. 통제할 수 없는 현실에서 경영 활동을 행동 가능한 문제로 정의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 결과가 뜻한 바와 달라도 '반직관을 수용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기' 위해서 필요한 태도를 사실충실성(팩트풀니스)라고 구분할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역시 과학적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

뒤이어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들> 중에서 모더나 CEO인 스테판 방셀의 글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를 읽으면서, 앞서 말한 실험정신을 이 방법을 통해 실천해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미래를 생각한 다음 '이 영화를 거꾸로' 감아보면 현재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계획은 개나 주자>를 모토로 살며 2016년부터 <혼란을 야기하는 귀찮은 일들을 다루는 경영>에 익숙해져서인지 요즘에야 비로소 Strategic Roadmap의 의미가 분명해 보입니다.

마침 이런 장치가 필요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모더나CEO의 노하우를 활용해보기로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함께 이 일을 할 동료나 파트너에게 X 년 후에 대한 내 상상을 말해주고 그들의 의견을 들어 로드맵(Strategic Roadmap)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머리와 가슴으로 동조할 수 있게 시간을 주기

그다음에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스테판 방셀은 팁을 주네요.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이런 비전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하고 모더나의 목표로 향하는 길에 머리와 가슴 모두 동조할 수 있게 시간을 충분히 줬다. <중략> 서로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참여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탄탄한 액션 플랜을 세운다면 성취할 수 있다.

시간이라는 말의 행간에는 다른 권한도 포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취인정이 머리를 스쳐 가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현재로 역행하며 비전 세우기의 실효는 아래 문장에서 가능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과거 모델이나 가정에 의존하지 않고 이 목표들을 실현하려면 언제, 어떤 일을 해내야 하는지 역순으로 파악했고, 각 단계 목표 달성에 필요한 로보틱스 플랫폼을 디자인했다.

최근 저와 파트너들은 우리가 진행하는 중국향 역직구 서비스가 기존의 통념과 가정이 통하지 않더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드디어 '신사업 구간'에 도달했다는 인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방식으로 통했다면 신사업이 아니죠. 표면적으로 드러난 부분만으로 사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을 배우는 계기였는데, 역으로 생각하면 새로운 도전을 할 때는 과거의 모델을 무시하는 일이 유용할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제프 베조스의 '과거와 작별을 고하는 단절의 시대 Age of discontinuity'란 표현도 떠오릅니다.


지난 HBR 활용 기사

1. 사분면 혹은 매트릭스 활용하기

2. 피터 드러커의 <경영과 세계 경제>를 읽고

3. 스포츠 경기장에서 비즈니스로

4. 하이브리드 근무 시대 조직문화 구축 노하우

5. 가치와 믿음 그리고 가치 정렬 프로세스

6. 기업의 열망을 구성원들에게 배양하기

7. 단절의 시대, 끊임없이 진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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