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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빵 Oct 24. 2016

어머! 아마추어 사회학, 이건 꼭! 들어야 해~

박동섭의 ‘아마추어 사회학’ 3 - 알기 어려운 서설 ②

야매가 되기 위한 신나고도 가벼운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그 첫 걸음은 사회학이지만, 결코 ‘사회학자의 사회학’이거나, ‘교육학자의 사회학’과 같이 진지하며 하나의 진리만을 주장하는 ‘전문가 사회학’이 아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학’, ‘역사적인 아이를 그려내는 사회학’과 같이 삶의 층층면면과 복잡성을 깊이 살아내는 ‘아마추어 사회학’이라 할 수 있다.                



▲ 고정된 사회학이 아닌, 삶을 그려내는 사회학을 담아내는 '아마추어 사회학'으로.




빠르지 않게욕심내지 않게  

   

사실 ‘아마추어의 사회학’이 개설되어 강의가 시작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삶은 예측불허하기에 살 만한 이유가 있고, 앎은 경계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져 무기력하기에 배울 만한 이유가 있다. 그처럼 ‘아마추어의 사회학’의 출발도 순조롭지 못해, 예측불허의 상황에 휩쓸렸고 경계에 부딪혀 삐걱거렸다. 

첫 번째 강의인 ‘트위스트 교육학’은 4월 18일부터 5월 16일까지 5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이 강의를 신청할 때만 해도 ‘나는 어떤 관념이나 아는 것 없이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트위스트를 추듯, 와서 맘껏 어우러져 볼 생각이다. 아마도 이번 강의를 듣고 남기는 기록들은 강의 내용과 내가 어떤 동작으로 트위스트를 췄는지에 대한 것일 거다.’라고 쓸 정도로 한껏 격앙되어 있었다. 이럴 수 있었던 데엔 작년 10월에 전주와 제주에서 우치다쌤이 강연한 내용을 후기로 남기면서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이다. 그 경험이 나에겐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었고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했다. 



▲  우츠다 타츠루 선생의 전주-제주 강연은 나에게도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그 경험으로 동섭쌤 강의도 후기로 남기겠다고 맘은 먹었지만, 한 번 하는 강의도 아닌 다섯 번이나 하는 강의를 모두 남기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건 진득하게 할 수 있는 집중력이 필요했고, 잘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일지라도 차근차근 풀어낼 수 있는 이해력이 필요했으며, ‘이젠 지친다’는 마음을 다독이고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내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4월 18일부터 쓰게 된 강의 후기는 무려 7주간이나 계속되어 6월 4일에야 끝마칠 수 있었다. 마무리 짓던 순간에 ‘깜냥도 안 되는 사람이 만용을 부리다가 제 꾀에 넘어가고야 말았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더라.



▲ '트위스트 교육학' 후기를 끝내는 순간, 짐 하나를 덜어내는 느낌이었다. 즐겁게 시작했지만, 감당하기엔 너무도 힘들었다.



강의 후기를 마무리 짓고 한 주 정도 쉰 후인 6월 13일부터 ‘아마추어 사회학’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원래 같았으면 ‘트위스트 교육학’을 신청할 때처럼 별로 고민하지 않고 신청했을 테지만, 그때만큼은 도저히 연이어서 강의를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론 후기를 쓰지 않고 그냥 듣기만 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내 스스로 ‘듣는 이상 나만의 방식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엔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  다시 강의를 한다는 건 알았지만, 바로 이어서 도무지 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아마추어 사회학을 들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그런데 운 좋게도 그 당시엔 강의가 폐강되었고(물론 이건 강의를 듣고 싶은 내 입장이고, 동섭쌤의 입장에선 가슴 아픈 일이다), 4개월 정도가 지난 10월 18일에 다시 강의가 개설되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한번은 비극으로, 다른 한번은 희극으로’라는 말처럼 반복되는 역사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비극의 순간을 지나고 매우 희극적인 상황에서 다시 시작되니, 참으로 이 말은 명언이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땐 두 가지 부분이 맘에 들었기에 깊이 고민할 필요도 없이 바로 신청할 수 있었다. 하나는 4개월의 간격을 두고 진행되는 강의라는 점이다. 위에서도 얘기했다시피 ‘트위스트 교육학’과 함께 한 7주는 알아가는 즐거움이 충만했고, 그걸 정리해가는 뿌듯함이 가득했지만, 엄청난 부담과 에너지 소모로 기진맥진했다. 그러니 곧바로 다시 강의를 들으며 정리하는 건 여러모로 부담이 컸다. 그런데 4개월이 흘렀고 그 사이에 여름방학을 보내며 편안하게 쉬고 나니, 슬금슬금 무언가 집중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라. 역시 잘 쉬어야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아야만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는 법이다. 그렇게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꿈틀댈 즈음에 강의가 개설됐으니, ‘어머! 이건 꼭! 들어야 해~’라는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표정이 지어질 정도였다. 



▲ 이게 바로 진정한 굿 타이밍이다. 프렌즈들처럼 나도 만세를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다른 하나는 강의가 네 번으로 줄어든 대신에 격주마다 진행된다는 점이다. ‘트위스트 교육학’은 다섯 번의 강의인데다가 매주 진행되니, 후기를 쓰는 입장에선 매번 피 말리는 긴장감과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일주일이란 시간은 직장인에겐 그리 넉넉한 시간은 아니었고, 글이란 게 맘을 먹었다고 바로 써지는 것도 아니었다. 글이 써질 때가 있고,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선 참고해야할 글들도 있게 마련이다. 그만큼 영글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10월의 우치다쌤 강연 후기부터는 여러 편으로 쓰게 되었고, 그건 동섭쌤 강의에도 이어졌다. 그래서 한 강의 당 4~6편의 후기를 쓰다 보니, 시간은 더욱 더 촉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때론 더 깊이 고민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다음 강의가 시작되기 전엔 마쳐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여유를 두고 파고들 수는 없었다. 

그런 부분들이 아쉬웠는데, 이번엔 2주마다 강의가 진행되니 시간이 매우 넉넉하다. 그러니 나의 생각이 동섭쌤의 강의와 어떻게 마주치고 엇나가는지를 좀 더 입체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후기에 그릴 수가 있다. 차나 탕만이 우러난 깊은 맛이 나는 건 아니다. 강의 후기도 곱씹는 시간과 그때의 나의 감정에 따라, 그리고 그걸 얼마나 잘 풀어내느냐에 따라 깊은 맛이 우러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얼마나 강의를 열심히 듣고, 그걸 나의 생각과 잘 버무릴 수 있느냐에 따라 우러나는 맛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다. 그러니 달라진 맛을 느껴보는 것도 이 후기를 보는 새로운 재미라 할 수 있다.                



▲  동섭쌤의 표정이 익살스럽다.




4개월 만에 다시 에듀니티로 향하는 발걸음

     

오랜만에 에듀니티로 향한다. 기대했기 때문인지 발걸음은 가볍고도 신이 났다. 광화문은 최근에 ‘대안교육 한마당’을 청계광장에서 진행했기에 찾았지만,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는 건 5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니 어느새 해가 많이 짧아졌다는 사실이 확연히 느껴지더라. 그땐 해가 서서히 길어질 때라 환했지만, 지금은 짧아지는 시기라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에듀니티에 들어가니 조지연 차장님이 반갑게 맞아준다. 그렇지 않아도 페이스북에 차장님이 쓰는 ‘항해일지’를 보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되었고 그만큼 친근감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보니 더욱 반갑더라. 에듀니티 로비엔 여전히 김밥과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놓여 있었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간단하게 요기하며 약간의 허기짐을 강의 풍성함으로 채울 수 있으니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든다. 김밥과 여러 간식들을 한가득 챙기고 커피를 탄 후에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왠지 모르지만, 맘이 한결 가벼워지고 편안해졌다. 



▲  강의의 진정한 재미는 먹을거리와 뒷풀이다^^



드디어 강의가 시작된다. 저번 강의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저번 강의에 이어 이번 강의까지 연달아 듣는 교사는 나를 빼고 3명이나 있었다. 서로 흘깃 보기만 했는데도 아는 얼굴들이 보이니, 정말 반갑더라. 원래 알던 사람들끼리 연락을 해서 강의를 연속해서 듣는 경우는 있겠지만, 우리처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연속해서 강의를 듣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동섭쌤 강의는 ‘이유를 딱 잘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왠지 끌린다’는 묘한 마력(?)이 있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막막함이 있는 것인지, 나 역시도 잘 모르겠다. 

조 차장님이 앞에 나와 인사를 건네며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강사인 동섭쌤의 이력에 대해 알려줬다. 이로써 ‘아마추어 사회학’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트위스트 교육학 당시에 동섭쌤은 ‘박동섭은 누구인가?’로 자기소개와 동시에 강의의 성격까지 한 큐에 말하며, 화끈하게 첫 강의의 문을 열었었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말로 운을 떼며 ‘아마추어 사회학’의 첫 이미지를 남길까?



▲ 조지연 차장님의 소개로 첫 문이 활짝 열렸다. 과연 동섭쌤은 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말로 첫 이미지를 남길까?





목차     


1. ‘아마추어 사회학으로 야매하자

트위스트 교육학을 들으며 트위스트 추길 바라다

트위스트를 추려다 트위스터에 휩쓸리다

트위스터에 휩쓸린 그대, 실망마라

훌훌 털어 버리고 야매가 되자          


2. 아마추어의 사회학과 설국열차

반란, 유쾌하고도 찬란한 이름이여

야매가 웃음을 잃어버리는 순간, 다시 꼰대가 된다

유쾌한 야매가 되는 길로 함께 가자     


3. 어머아마추어 사회학이건 꼭들어야 해~

빠르지 않게, 욕심내지 않게

아마추어 사회학을 들어야 하는 두 가지 이유

4개월 만에 다시 에듀니티로 향하는 발걸음     


4. 누구나 소통하며 살고 있다

박동섭의 자기소개엔 특별한 게 있다?

‘발작적으로 제목이 떠올랐다’의 의미

소통이 중시되는 세상에, 오히려 소통이 안 되다

소통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일이다

우린 이미 소통을 하고 있다     


5. 심리학그 너머의 커뮤니케이션

‘1%의 소통’, 누구나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나를 캐어 들어가면 내가 있다?

나를 캐어 들어가면 내가 없다 

커뮤니케이션은 ‘1%의 가능성’에 몸을 맡기는 것     


6. 언어는 끊임없이 미끄러진다

‘사회의 언어’를 ‘과학의 언어’로 바꾸기

커뮤니케이션에서 ‘과학의 언어’가 불가능한 이유

‘내 생각’은 이야기가 시작되면 사라진다

언어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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