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형성 : 너는 어떤 삶을 살까, 사랑받는 vs 사랑 주는
남편이 이해가지 않는다고 떠벌떠벌하지만, 역설적으로 내 아이는 남편처럼 살기를 바란다.
누군가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중심을 잡을 줄 아는 사람
외부적 상황에 휩쓸려가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그만큼 자신의 신념과 행동에 당당한 사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내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빨리빨리 지나가도 나만의 속도로 갈 수 있는 사람
건강한 심리상태를 가지고, 스스로의 자존감과 존엄성을 지켜낼 줄 아는 사람.
내가 박사님과 스님과 의사 선생님과 상담가와 코치님을 쫓아다니고 길을 잃고 방화하던 긴긴 시간의 끝에, 인생의 진리라고 깨달은 내용을 그대로 이미 실천하고 있는 사람. 내 곁의 파랑새.
알량한 자존심 싸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가 존중하는 진정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말로는 쉽고 이론으로는 다 알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실천이 어렵다. 엄청난 용기를 내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도 무한하게 사랑받을 용기
상대의 호의도 거절도 존중할 줄 아는 용기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줄 아는 용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아도 자신과 분리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용기
독립적인 존재임을 이해하고 타인을 인정하고 존중해줄 수 있는 용기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꾸준히 선함을 실천하는 용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스스로 이뤄내려고 시도하는 용기
포기할 건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할 줄 아는 용기
그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선택해서 볼 줄 아는 용기
나도 만약에 자녀가 생긴다면, 우리 아이도 그렇게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태어나지도 않을 아이에게 기도한다. 행복하게만 자라라고. 나에게 휘몰아쳤던 태풍이 너에게는 산들바람처럼 가볍게 지나가기를. 너의 주위 사람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너를 품어주기를. 사랑해주기를.
사실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나에게는 없는 성격이 아이에게 있기를 바라는 건 욕심이다. 그런 성격을 내가 잘 훈련하고 정제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아이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가치이다. 결국, 지금의 나에게 늦지 않았다고 건네고 싶은 위로이기도 하다.
어느 한 가수는 완전 딸바보라고 한다. 걸음마하는 아이에게 초고가의 명품을 사주고, 전용기로 이동하고, 성대한 생일파티에, 남부러울 것 없이 키운다. "돈은 내 딸이 죽을 때까지도 미친 듯이 쓸 수 있을 만큼 모아놨으니 평생 버릇없고 돈만 많은 애로 키울 것"이라는 육아 철학도 당당히 밝혔다고 한다.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들만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그 가수의 반에 반만이라도 해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ㅠㅜ
어느 티비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어린이가 방송에서 "전 행복해요! 모든 게!"라고 말해서 그 부모의 양육방식이 조명을 받았었다.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아이가 아빠에게 "나도 태어나서 좋아 행복해"라는 말을 해서 감동받는 장면이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다.
행복한 아이를 위해서는 내가 어떻게 육아해야 할까? 수많은 인내심 테스트와 한계치 도달을 해가며, 나를 깎고 갈아 넣어 아이를 위해줄 수 있을까?
그렇게 행복하게만 자라서 사랑 많이 받고 사랑 많이 줄 수 있는 아이로 크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 사랑 많이 받아서 받을 줄도 줄 줄도 아는 사람과 함께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내가 열 번도 더 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천애고아에 8살 아들 미혼모에 신장 투석하는 엄마까지. 7살에 버려져 집도 절도 없고 가족 하나 없는 삶을 살아왔지만, 아이를 책임지고 사랑으로 키워낼 줄 아는 동백이.
성희롱에 언어폭력에도 자신의 손목이나 웃음은 살 수 없다고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람. 사랑받은 적 없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꿋꿋이 정직하게 예의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 동네 사람들에게 대놓고 미움받아도, 김장하면 나눠 줄만큼 많이 담고, 또 나눔 받으면서도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넘어서 사람의 가치를 아는 사람.
그런 동백이에게 첫눈에 반한 용식이. 배경, 출신, 그리고 조건이나 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랑.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연쇄 살인마를 쫓고, 활활 타오르는 건물에 한치의 고민도 없이 뛰어 들어가는 그런 사랑.
행복할 자격이 차고 넘친다고 용기를 주고, 자신과 함께라면 행복해서 죽을 수도 있다고 자신하는 그런 마음. 남에게 손목 잡혀 이끌려 갈 사람이 아니라며 믿어주는 마음. 생일을 모르면 매일매일 생일처럼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헌신하는 그 마음.
그리고 아빠 없이 자란 어린아이의 마음도 헤아려가며 어느 정도까지 이해할 수 있을지 복잡한 마음을 스스로 정리할 줄도 알고, 또 사랑을 표현하는 데에 계산이 없이 진심을 드러내 보이는 사람. 외로울 때 손잡아 달라고 할 줄도 알고, 동네 사람들에게 맞서서 편들어 줄 줄도 아는 그런 사람.
그러니까 둘 만 보면 정말 시대의 로맨스이겠지만 내가 만약 백두 할머니라면 ㅠㅠ? 물론 사람 대 사람으로서 동백이와 베프로 지내지만, 내 아들의 아내로 내 며느리로 받아들이기 힘든 건 누구나 그럴 것이다.
백두 할머니도 동백이 탓을 하지 않고, 내 싸가지가 여기 까지라며 인정할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 ㅠㅠ 유복자로 낳은 막내아들이, 다른 사람 때문에 불구덩이로 뛰어들어가 다치는 상황에서 심장이 얼마나 철렁했을까 ㅠㅠ
어쩌면 종렬이가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 아닐까. 화도 내고 큰 소리도 내고, 자기가 해줄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걸 해주려는 하는 사람. 어쩌면 방법이 잘못되었더라도 그게 최선이라고 믿으니까, 그렇게밖에 할 줄 몰라서 그럴 수도 있고 말이다...
동백이처럼 용식이처럼, 그렇지만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조금 더 좋은 사람과...
그렇다. 반전은 지금 이것도 나는 너무나도 많이 바란다는 거. 아이가 스스로 성장하도록, 행복도 스스로 찾도록 믿고 기다려야 하는데... 그래도 좋은 환경을 주고 싶은 건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ㅠㅠ 그치만 아무리 좋은 환경을 줘도 아이는 아이대로 커가겠지...ㅠㅠ 언제쯤 나는 준비가 될까?
2. 교육의 목적 : 공부 공부 공부, 맹모삼천지교 vs 호기심 천국
3. 사랑의 표현 : 금이야 옥이야, 현실적 환경 vs 정서적 충만
4. 인생의 의미 : 엄마는 왜 나를 낳아서, 이생망 vs 오래오래 행복하게
5. 자유의 존중 : 미국 시댁 방문 일화, 해쳐모여 vs 각기도생
6. 육아의 목표 : 낳실 제 괴로움, 희생과 지원 vs 존중과 자립
7. 효도의 정의 :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도리 vs 각자의 인생과 만족
8. 마음의 방향 : 인생의 모든 순간, 혼자 10걸음 vs 10명의 한걸음
9. 자아의 형성 : 너는 어떤 삶을 살까, 사랑받는 vs 사랑 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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