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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무 Feb 22. 2024

의사 수, 무엇이 문제인가?

관리하려 하지 말고 함께 고민하자

 이미 우리나라의 의료생태계가 파괴되어가고 있고 그로 인한 여러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기사(騎士), 졸(卒), 악당(惡黨), 매출로 줄 세우지 마세요, 의료란 무엇인가, 의료백년대계, 신뢰회복과 선진국, 의료, 예술, 사상과 같은 앞선 여러 차례의 글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뇌수술할 신경외과의사의 부재나 소아응급의사의 부재가 이 선진 최고 의료를 보여주는 대한민국의 의료현장에서 발생한 것에 대한 경악스러움에 놀란 것인데, 이에 더해 최근 회의석상에서 알레르기 전임의가 전국단위에서 몇 명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심지어 소화기내과 같은 몇몇 분과 외에는 다른 내과 분과 역시 수련의와 전임의 지원자들이 대폭 줄어들고 있어 이런 현상이 수년 지속되면 대학에 필수의료 분야의 교수를 만나기도 힘들어질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회는 의사수가 부족함에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의사수 증가를 처방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의사수는 부족할까? 단순히 이 질문에 OECD데이터를 보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다음 그림은 OECD health data 2023년에서 발췌한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OECD평균 3.7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6으로 하위 3/4 군에 속한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보면 부족해 보인다.

 그런데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들의 지표 변동 추이를 보여주는 하기 그림을 보면 지표의 개선률이 OECD평균을 웃돌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가지표에서 제시하는 연도별 추이곡선에서 보아도 이 지표가 성장세를 보이며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인다. 그리고 더 흥미로운 데이터는 55세 이상의 의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26%로 OECD 평균 33%보다 현저히 낮다. 이 말은 우리나라의 의사들은 상대적으로 더 젊다는 것이다. 즉 나이 든 의사들보다 젊은 층에서 의사들이 자라 나오고 있어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상당기간 더 상향 곡선을 보여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우측그래프는 OECD평균보다 낮은 비율의 인구대비 의사수 지표를 보이는 국가들에 대해 변동 폭의 성향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OECD평균성장 폭 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여준다.
출처: 국가지표체계 | 지표상세정보 (index.go.kr)


55세 이상 연령층의 의사비율을 보여주는 도표인데,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낮아 젊은 층의 의사들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또 흥미로운 데이터는 다음 그래프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일반의에 비해 전문의 수 비율이 OECD국가 중에 최고도로 높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웬만하면 다 전문의 과정을 통과하고 이들은 대학병원과 대형병원의 인턴 레지던트의 수련의 과정을 거쳐 산출되며 이러한 병원들의 주요 실무 의료인력을 구성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문 인력들이 병원에 남아 있는가라고 보면 그림 8.11에서 보듯 전문의의 과반수 아니 1.5배는 자영형태의 의료를 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형태보다 개원의 태를 띠고 있는 수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래프의 우측이 전문의들에 대한 도표인데 우리나라는 자영업형태를 띤 의사활동 수가 현저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몇몇 사례에서 드러난 일로 사회 문제시 되고 있는 의료 공백은 현재는 주로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급 의료시설에서 제공해야 할 특정 전문과목에서의 그것도 필수적 성격을 띤 의료의 공백이 여기저기 이빨 빠진 것처럼 발생하고 있고 이런 형상들은 점점 더 일부 필수 과목을 중심으로 파급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로 근무하길 기대하는 위치에서 이탈하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도 성형외과나 피부과 이비인후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의사나 요양병원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없다.


 문제는 전문의가 OECD국가 중 그 비율이 최고도로 높은데 일부 특정 전문과 영역에서 그 전문의들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고 이제 그 영역은 새로운 의사들로 채워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의사의 절대 수가 적어서 그러니 절대수를 늘리면 결국 흘러 흘러 그 공백을 채우는 데로 의사들이 들어가 위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애국자들과 다른 하나는 일부 특정 분야의 의료공백이 초래된 것은 의사 수 부족이 주된 요인이 아니라 다른 이유, 일부 낮은 수가, 수가의 불균형이나 법적 과도한 책임등의 요인들이 의사들로 그 자리를 떠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그 요인이 되는 것을 개선해 주면 의사들은 그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애국자들의 시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화법을 인용하여 말해 보았다.


 우린 적이 아니고 다른 것을 향해 달리는 이질적 사회 구성원들도 아니며 이렇게 소리를 내는 의사들이 그들의 밥그릇을 지키려고 행동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크나 큰 오해이다. 의료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고 있으니 그 문제를 제발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해달라는 고통의 외침으로 들어야 한다.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 논쟁에 뛰어들지도 않는다. 그들은 어떤 제도가 되든 돈 버는 방법을 개발하고 조용히 돈을 벌고 있다. 의사답게 살고 환자를 위해 밤새 중환자실에서 환자 옆을 지키며 사명감을 갖고 살고 싶은 의사들이 그 길이 막히는 것 같은 상황을 사회가 알지 못하고 다른 데서 답을 찾으려 하고 의사들을 돈을 벌려고만 하고 그 권한을 자신들에게만 귀속시키려 하는 파렴치한들로 모는 것에 대한 모독감에 대한 반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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