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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냐 정혜승 Jun 30. 2020

<2020년 1~6월> 밥상 일기, 집밥 정선생 놀이

<먹는다> 주부놀이, 이 정도는 기본이죠 (2013 여름~2015 여름)

<2015년 가을과 겨울> 밥상 일기

추석 밥상과 여자들

<2015년 여름> 밥상 일기

<2016년 1~6월> 밥상 일기

<2016년 7~12월> 밥상 일기
<2017년> 밥상 일기
<2018년> 먹방 일기 + 밥상 일기
<2019년> 밥상 일기>

집밥을 너무 많이 해버린 바람에... 도저히 한 해 분량을 모으는게 무리라고 판단. 반년으로 끊어 올립니다. 
마침 백수에다, 바쁜 딸 아들도 코로나19로 집콕 하는 덕분에 우리는 원없이 밥상을 함께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렇게 맨날 밥 먹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요.. 살다보니 그런 날이 오네요. 
한편으로는 밥상에 들이는 공을 줄여야... 의사쌤 경고도 받은 마당에 살 좀 뺄 수 있겠다 싶어요. 하반기에는 덜 하려고요.. 재료를 어떻게 해볼까 상상하는게 가장 재미난 즐거움 중에 하나인데 말임다.. 

1. 2020년 첫 끼니는 떡국. 평소 휴일 12시에 일어나는 아이들을 7시반에 깨웠습니다. 1일에도 출근하는 아빠를 위해 온가족 함께하는 아침! 그런데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통삼겹살 써느라 바빠 지단과 김, 파를 아이들에게 담으라 시켰더니.... ㅠ 저리 막 섞일 거면 왜! 무튼 점심엔 육수 남은걸로 잔치국수. 토핑 배열에 신경썼는데. 아들에게 김을 맡긴게 실수.. 얇게 잘라야 하는데 이거슨... 두터운 김이 그릇 절반을 덮는... 평소 대충 해주는 엄마가 뭘 이런걸 신경쓰나 그랬겠죠.. 2020 첫날의 #마냐밥상.


2. 아이들에게 복어지리를 맛보게 하고 싶었어요. 어른의 해장음식. 가족외식 가능성 낮은 메뉴. 그래도 이런거다 경험 차원에서 주문. 복어는 매우 실하고, 함께 포장된 야채는 쏘쏘. 대신 콩나물 한 봉지 투하해 아이들과 셋이 밥도 볶고 제대로 먹었죠. 이여영님의 #월향밀키트 계속 신뢰합니다. 엄마 부엌일 덜어드린다고 연말에 보리굴비 보내드렸는데, 울 아빠, 보리굴비가 첨이라고ㅠ 실상 유행이 그리 오래된건 아닌 메뉴죠. 두 분 다 매우 맘에 들어하셨고요. 토종닭 스테이크도 좋았고.. 이번 복어도 좋았어요.

3. 일요일 저녁은 버섯스프와 꼬꼬뱅. 먹다남은 붉은 와인은 딱 한 잔 뿐이라, 반 병 로제와인 썼는데 색깔이 안나는군요ㅎ


4. 지난주에는 남대문 시장에 들려 굴 한 봉지와 순두부 득템. 굴순두부 내가 끓이고도 내가 감탄했죠. 딸과 굴을 식초에 담가 호르륵 술 한 잔도 하고..굴맛이 꿀맛인거 모르는 남편과 아들은 됐고..  이런저런 #마냐밥상
5. 수제맥주 스테인레스 큰 통은 처음 구경. L님이 직접 담근 에일맥주. 귤과 오렌지 껍질을 썼다는데 향도 기막히고요.. 이날 무척 잘 놀았으나 사진은 생략.


6. 배추적 하겠다고 배추 한 포기 주문했는데 김치 담그는 큰 녀석이 왔어요. 그래서 요즘 제 밥상은 양파 양배추 대신 온통 배추 응용편. 팬에 들기름 두르고 찬밥을 펼친뒤 #버섯냉이밥 한답시고 버섯과 냉이 쌓은 틈에 배추. 다 올려서 약불에 뚜껑 닫아 익혀서 양념장에 비벼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배추적도 곁들인 토욜 점심.
7. 오늘 점심은 사랑하는 아들 생일상. 어젯밤 끓인 미역국에 불고기 대신 불고기전골. 당연히 배추 소비용. 닭한마리 오븐에 굽다 태워먹었고ㅠ 임연수는 뒤집다 해체됐지만 맛은 촉촉담백. 오징어미나리 초무침에 어제 비덕님에게 얻어온 흑보리 샐러드로 시부모님도 모신 #마냐밥상. 오전 10시에 눈뜨는 바람에 후암시장 달려가 후딱 장보고 서둘러 차렸네요


8. 배추를 채썰어 데친뒤 물기 짜내고 액젓과 소금 참기름 깨소금으로 무친 것도 별미.
9. 멸치육수에 배추 끓이다가 냉이된장찌개 남은 것 합쳐서 국수도 말아먹었죠... 무튼 이래이래 해서 배추가 이제 절반 남았어요... 와아..


10. 쇠고기 불고기와 돼지 목살구이를 이틀 연속 내놓은 것은 사실 연휴 때 사놓은 쌈채소를 해치우기 위한 속셈이었지만.. 딸이 또 고기냐고 하는 바람에 오늘의 메뉴는 이렇습니다. 겨울 포항초 섬초 시금치 무침은 달콤해서 좋아하는데, 오늘은 #시금치샐러드.  올리브오일과 소금, 올리브 마리네이드 물만 썼더니 심심하다는 평. 저는 몹시 좋아했고요. 짭조름한 #가지무침 반응이 훨씬 좋았어요. #마냐밥상 #일주일한끼채식


11. 치즈가 채식이 아니라는 고운님 말씀에 당황했지만, 채식은 워낙 단계가 복잡하니 좀 너그럽게 보면 안될까 싶었죠. 명란은 그럼 채식인가? 이게 또 궁금하지만. 일단 맞다고 봅니다. (막 우겨요) 멸치와 디포리로 육수 내고, 순두부와 명란. 표고양파에 파마늘. 참치액 샀어요. 맛이 없을 수 없는 거죠. #순두부명란탕 #마냐밥상


12. "엄마 음식 중에는 순두부명란탕이랑 냉이된장찌개가 최고로 맛있어. 피자는.. 이거 혹시 피자소스 아니고 케첩으로 한거야? 뭐 또띠야 피자보다 더 피자 같기는 해.”
쿠팡에서 피자 도우 냉동 생지를 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 10개 10500원 냉동실을 채우고 뿌듯했죠. 야심차게 시도했는데 아들 반응이 저모양인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피자소스로 했어요. 한 통 땄으니, 어쩔 수 없이 파스타도 곁들였어요. 위에 올리브유를 뿌린 탓인지 진한 색깔이 두번째 시도. 첫 시도에는 소세지와 양파, 블랙올리브를 썼는데 양파 반응 별로라서.. 오늘은 소세지와 방울토마토, 시금치와 블랙올리브를 썼습니다. 시금치는 다 구운 뒤 생으로 올릴까 하다가 그냥 깔아 구웠더니 쏘쏘. 그래도 이번엔 아들 반응이 조금 나아졌어요. 피자 도우 맘에 들고요. 제 생각엔 이 피자 진짜 괜찮습니다. 흥. #마냐밥상


13. #드라이토마토 만들줄 저도 몰랐어요. 샌드위치와 샐러드, 파스타에 좋다는건 알아서 예전에 한남슈퍼마켓에서 사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인스타 고수 부쓰권님 따라 해봤어요. 방울토마토 반 갈라 소금후추오일에 버물버물. 200도 20분, 120도 50분. 건조기가 없어서 이틀 말리고. 바질과 타임 섞어서 병에 넣은뒤 오일 찰랑찰랑하게
채식이라고 자랑하고 싶지만, 마지막 사진 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어요. #마냐밥상


14. 스토브리그 광고 중에 잠시 포스팅.. 하려는데 벌써 광고 끝.
#시금치계란프리타타 계란 3개에 우유 500cc. 치즈도 좀 넣었고, 맛이 꽤 그럴싸해요ㅎ
#마냐밥상 #일주일한끼채식


15. 채식하는 친구를 위해 버섯스프와 야채구이, 전복구이. 파리바겟엔 통밀빵이 없어 그중 닮은 호밀약간빵... 마침 덜 바쁜 시기라 이렇게 볼 수 있어 좋았어. 글로만 보고, 한밤 채팅만 하던 친구를 얼굴 보고 수다 떠니 좋았어. 오래 즐겁게. .
친구 때문에 준비하다가 맛들린 야채구이. 척척 썰어 소금후추올리브유에 오븐. 초간단메뉴의 #마냐밥상.


16. 여전히 고기러버 이지만, 식탁에 채소를 더 올리는데 신경쓰고 있어요. 취나물 남은걸 샐러드에 올리기도 하고.


17. 콩나물 한 봉에 소금후추로 간한 돼지 앞다리살 한 근을 올려.. 찜기가 없어 그냥 물 좀 붓고 쪄내는 방식. 막판에 부추 한 단 올려서.. 나름 다이어트식. 소스는 고추장간장참기름매실청다진마늘. 요즘 휴가중인 남편을 신경쓴 메뉴인데.. 요리욕심 많으니 그냥 식당을 차리는게 어떻겠냐고요.. .
18. 목심 찜도 해봤고, 닭 1kg도 굽고. 우삼겹숙주볶음도.


19. 집에 술이 똑 떨어지는 바람에.. 온라인으로 못 버티고 오프라인 장보기에 나섰죠. 마스크 무장하고 어젯밤 마트 마감시간에 맞춰 갔더니 사람도 적고 식품들이 줄줄이 할인. 바다장어 한 박스 50% 저렴한 1.2만원. 궁상맞은 제게 딱 맞는 쇼핑법인데, 밤에 맨정신으로 운전할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었던거죠..
'에이지 오브 마스크', 약속 다 취소하고, 집밥 정선생으로 거듭나는 중입니다만. 야심작 연근 샐러드에 대해 아이들의 성토가... 그냥 냉장고의 양상추, 배추에다 연근 얇게 썰어 데친걸 올린 것 까진 좋은데.. 월남쌈 드레싱 베이스에 레몬즙과 유자청을 더했더니 저는 딱 좋구만. 딸은 맛보자마자 "이거 월남쌈 소스 아냐? 샐러드에 안 맞아"..아들 왈 "어쩐지 비려"... 흥. 동남아 풍미를 살려 훌륭하구만 말임다.. 아들은 "이 장어 오븐에 구웠어? 담백하네. 근데 난 기름지게 프라이팬에 구운게 더 좋아"..라면서 다 해치우긴 했어요. 샐러드는 제가 끝냈죠. 느끼함을 덜기 위해 준비한 무난하게 얼큰한 순두부가 인기. #마냐밥상 #와인5병_맥주4캔_버텨야죠


20. 드디어... 전설이 된 기생충의 팬으로서 도리를 다해봅니다. 그러나 한우 채끝살짜파구리는 아니고. 호주산 달링다운와규 앞다리살. 너구리도 매운맛 대신 순한맛. 어찌했든 실패할 수 없는 메뉴여요. 낮에 드레싱 갖고 뭐라하던 아들에게 고르라했더니 참깨드레싱. 고소하고 진하고 살찌는 맛이지만 브로콜리와 연근인데요 뭐.. 이러다 코로나19 덕분에 집밥 열중하다가 망할 기세.. #마냐밥상


21. 동대문의 어느 카페에서 주말마다 알바하는 딸은 오후 9시까지 근무. 오늘 5시부터 9시까지 카페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네요. 일 적은 카페 꿀알바 좋아하더니 곧 잘릴거 같답니다. 알바가 카페 망할까 걱정하는 처지라니. 3월엔 자영업자에게도, 우리 모두에게도 봄이 와야하는데 말입니다. 배고프다고 연락와서 1인 접시를 푸짐하게 준비했어요. 호주산 부채살은 올리브유에 타임, 로즈마리 후추로 재워서 구울때 소금 솔솔. 버섯브로콜리마늘은 볶다가 막판에 버터에 데리야끼 소스로 마무리. 이건 나름 보신용 #마냐밥상. #힘내요대한민국


코로나19 덕분에 집밥정선생으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두 아이와 이렇게 자주 집밥 먹어본건 처음! 엄마 못잖게 애들이 바쁜데 말입니다. 덕분에 온라인 주문과 냉장고 파먹기로 크리에이티브한 주부놀이.
22. 냉동관자를 버터에 구워먹기 위해 토마토도 같이 굽고, 야채볶음. 냉동실 차지하던 크루아상 생지도 구웠어요. 관자는 넘 익혀 많이 쫄깃. 담엔 레서피 찾아보라는 아들.. 크루아상은 발효를 잘 못한듯해도 갓구운 빵이라 용서.
23. 요즘 재미들린건 날마다 다른 아이템 할인폭 꽤 되는 카톡 톡딜. 명란젓 파지 1kg 1.1만원에 득템해 순두부찌개 등 실패없는 메뉴 활용중임다.
24. 모처럼 남푠이 칼퇴한 날엔 냉동실 돼지 앞다리살에 야채 듬뿍. 친구 H가 준 치즈도 올려보고. 밥 없이 중년부부의 안주 밥상.
25. 냉이된장찌개는 아들 최애템. 소금후추 뿌려 에어프라이어 10분 구운 꽈리고추는 별로라고요. 하지만 정말 맛있어요. 깍두기 국물 남은거 아까워 양배추 썰어넣은 야매김치전도 그럭저럭 괜찮더군요.
26. 역시 톡딜로 충동 주문한 등갈비. 마침 그날 주 메뉴는 칼국수였는데. 파스타가 나을뻔 했다는 애들에게 동의... 무튼 나름 메뉴 바꿔가며 #마냐밥상
27. 마지막 사진은 친구들과 점심. 원래 임연수구이 하겠다고 큰소리 친 날인데.. H 맘에 들 버섯브로콜리스프, 야채구이를 하다보니 피자도 굽고 닭도 굽고 정체가 모호.. 했으나 즐거웠어요!


28. 아보카도명란비빔밥. 아보카도는 처음 사봤는데 며칠 사이 녹색이 사라지고 갈색으로 넘 익어서 다 뭉그러졌.. 담부터 적당히 익은 걸로 하겠다고 했더니 딸아들 모두 아보카도 별로라고요. 예전에 냉동 아보카도로 과카몰리 괜찮지 않았냐고 했더니 엄마 취향이라고.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 아보카도 요리ㅠ
29. 일요일 집밥 야심작은 블루밍어니언. 근데 폭망. 비주얼 나쁜 인증샷도 안 남기다니. 옆지기가 맛있다며 해치워줬고. 알바 끝나고 늦게 귀가한 딸을 위해 조금 남겨놓은 통삼겹살오븐구이의 흔적.


30. 엄호동님의 #조선현방 숙성고기는 청주 가야 먹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코로나 탓에 할인배송판매.. 맛있었어요. 코로나 잘 버티시길. 봄동겉절이와 방풍나물 곁들었고요.
31. 모처럼 약속 있어 나가면서 차려놓은 반찬. 인생 첫 깻잎김치 성공! 깻잎 100장에 간장 7 멸치액젓 3 고춧가루 3 다진마늘 1 매실액 2 설탕 1/2 물 5를 섞어 양파 반 개와 파, 당근 쪼금 가늘게 채쳐서 양념 만들었어요. 양념 막판에 조금 부족해서 한 숟가락씩 대충 더 급조해 해결. #정말별걸다해보는 #마냐밥상


32. 집밥 정선생에게 딸이 청한 메뉴. 과나tv 과나님 명작 녹진한 #돼고비 돼지고기비빔면. 삼겹살 대신 항상 조금씩 나눠 얼려놓는 앞다리살 세 덩이 꺼내 둘은 통으로 쓰고 하나는 다지고. 요즘 최애 #아웃랜더 패드로 틀어놓고 준비하던중 하필 찐한 장면 나오는데 아들이 부엌에 오는 바람에.....ㅠㅠ 늘 깨워야 일어나는 녀석이 하필 왜ㅠㅠ 무튼 파마늘양파고기사과 소스는 맛없을수 없어요.

33. 빵 한 쪽이라도 덜 먹겠다고 오픈샌드위치 하면서 햄치즈토마토브로콜리 마요네즈머스터드..


34. 고기 사양하는 옆지기를 고려해 주말 #마냐밥상 메인은 가지달래무침과 순두부계란찜
35. 애들이 호평한 라볶이. 왜 시도때도 없이 브로콜리가 들어가냐는 그들의 의문은 일고의 가치가 없..


36. 명란이 들어가도 결국 브로콜리 파스타. 피자도우 생지에 올리브 치즈 넣어 작게 구워봤어요. 촉촉하진 않아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
37. 유튜브에서 핫한 회오리오므라이스 도전의 꿈을 키우며 그냥 오믈렛 시도했는데 망했어요. 모양 내는거 어려워요..


38. 요즘 같은 주문폭주 시기에 택배기사님 과로에 기여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가끔 나서는 오프라인 장보기. 반값 떨이상품 챙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젯밤 3000원에 친환경 백숙닭과 6000원에 꼬막 한 팩을 챙겼어요. 닭은 기름기 떼고 파마늘과 푹 고은 뒤 뼈를 발라내 국으로. 꼬막은 박박 문질러 씻다가 천일염 넣고 도마로 덮어 어둡게 1시간 가까이 해감 뒤 다시 박박 씻고. 간장 넣은 끓는 물에 3분 한 방향 휘휘 저으며 삶았어요. 있는 그대로 싱긋한 풍미와 적당히 잘 익은 쫄깃함을 즐기다가 양념장(간장3 참치액 매실청 고춧가루 참기름 각1, 파마늘고추)으로... 제가 했지만 밥에 비벼먹으니 개감동ㅠ 아참 밥은 현미+찰현미 4시간 발아해 지었어요. 할인 어쩌고 알뜰한 #마냐밥상 그러나 노동력과 시간은 들어요. 밥상은 정성이라는 비덕온니 말씀 생각나네요ㅎㅎ


바이러스 탓이지만 아이들과 날마다 집밥을 함께 하는 것은 귀하고 고마운 시간. 곧 입대하는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기도 해요. 마음을 다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봅니다.
39. 세상에, 멘보샤를 만들다니. P님 인스타 댓글 따라 해봤어요. 다진새우에 계란흰자전분소금후추마요. 식빵에 살짝 오일 뿌려 에어프라이어에 구웠어요. 잠시 폰 가지러 간 사이 6조각 중 두 조각은 이미 애들이 냠냠.
40. #마요사동영상_미나리소고기밥 흉내냈어요. 미나리 대신 1000원에 한 봉 참나물 활용. 돼지목살 소금후추에 미리 굽고 그 팬에 줄기 위주로 다진 나물과 밥 볶다가 간장 양념. 다시 고기를 얹어서 내기.


41. 오랜만에 두툼 소고기. 비프카레로 내어보고. 온갖 야채 푸짐하게 밥 대신 곁들여보고.


42. 스팸 먼저 구운 뒤 그 팬에 전분 묻힌 두부를 튀기듯 굽고. 야채도 볶다가 휘리릭. 이건 딸과 둘이 밥 없는 저녁.

43. 아들이 좋아하는 크림소스 파스타. 푸실리 면을 썼고요. 버섯양파브로콜리소세지 더했어요.
44. 6개 만원에 반값 득템한 함박 세 쪽 남은거 해치웠고요.
45. 무려 깍두기도 시도. 낫배드. 별거 다해보는 #마냐밥상.


46. H 집에 모여 셋이 집밥 해먹는 목요일. 사회적 거리두기 와중에 H 제대로 영양보충 거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어느새 온갖 영화와 미드를 함께 보면서 수다 떠는 편안한 시간이 되었어요. H가 월남쌈 얘기 꺼내자 밀키트에 버미셀리와 고수를 추가해 베트남 밥상으로 수다를 떨기도 했고. J가 스페인에서 사왔던 빠에야 밀키트에 생물 쭈꾸미와 새우 듬뿍 넣어 별미를 즐기기도 했고. 오늘은 미리 주문한 전복으로 전복회, 전복버터구이, 전복 에어프라이어 구이. 요즘 마트에 손님이 없어 물량이 남아도는 바람에 할인폭이 커진 #인어교주해적단 전복 두번째 주문. 흡족합니다. 오늘 J가 사온 해물탕에는 문어와 각종 해산물이 푸짐했어요. 영드 #이어즈앤이어즈 대단히 인상적. 6편 중 절반 봤는데 다음 모임이 기다려져요. 제가 바쁠땐 랜선 친구였던 H. 이렇게 인연은 새로 엮이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더 친하게 놀았어도 좋았겠지만 늦게 만나도 통하는 친구들이 있다니 이런게 인생 재미. 다음주엔 봄나물 봄나들이로.. #건강하게오래놀자 #도라지고사리콩나물취나물방풍나물돗나물감자채버섯더덕_기억대신기록


47. 세번째 #인어교주해적단 전복 요리. 입짧은 옆지기가 해물을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재확인. 쳇. 오늘은 귀찮아서 내장을 함께 볶은 것이 패착. 며칠전 친구들과 먹을 땐 괜찮았고, 저는 모든 종류의 내장을 좋아하는데 옆지기는ㅠ 근데 따로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것도 할당량 2개 중 1개만 먹었네요.. .

48. 아들 입대 전날 친정에서 모였죠. 일본 대학생인 조카는 개강이 4월 말로 연기되어 일찌감치 귀국했으나 얼굴을 못봤고. 손자 얼굴 당분간 보지 못할 부모님을 위해 설 이후 오랜만에 회동. 식당은 포기하고 집에서 뷔페 식으로 차린 뒤 소파와 바닥에 각자 1.5m 듬성듬성 앉았어요.
마트에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전복 가격 폭락이라고 인어교주해적단이 저렴하게 판매중인 전복을 처음 산 것이 저 때. 내장을 따로 볶았고. 친정 가서 방풍나물 무침과 곁들여 낼 때도 따로. 갈비찜, 연어회, 오리구이, 지중해풍 샐러드와 감자사라다, 어묵탕도 있어, 옆지기가 덜 먹는걸 놓쳤어요.. 일주일 사이 세 차례나 했다니. 솔로 박박 문질러 씻어야 하고, 껍질에서 떼기, 내장 잘라내고, 이빨 떼어내고 깨끗이 다시 씻어 칼집도 내고 손 많이 가는데 말입니다. 전 모처럼 흡족했는데.. 이걸로 끝. 전복을 #놀면뭐하니 보면서 먹었는데 결국 치킨 주문했어요. 일주일 치킨집이 100여개나 문 닫았다는 김태호 PD님 얘기에 곧바로 주문해야 한다는 딸과 애비의 의기투합...


49. 야채를 넉넉히 오븐에 굽든, 김과 깨를 얹어 들기름 막국수를 하든, 메인이 순두부찌개든, 양배추 처리용 메뉴이든.. 고기를 빼놓지 않는 고기주의자입니다. 오늘 순두부찌개와 곁들인 삼겹살 얘기.

“딸. 맛은 괜찮지? 톡딜에서 500g에 7천원 정도 특가할인 하길래 샀는데 알고보니 독일산이야. 앞으로는 안 살거야. 국산 돼지고기와 독일산의 탄소발자국을 비교하지 않을 수 없구나”
“엄마, 탄소발자국을 생각하면 고기를 먹지 말아야지. 고기를 덜 먹으려면 난 우리집에서 독립할 수 밖에 없는거 같아. 난 고기보다 국수 같은게 좋아.”
고기주의자 동지 아들이 집떠난 사이.. 딸 중심으로 집콕 #마냐밥상 풍경이 달라져야 하는 걸까요.. 딸의 지적에 현타. 그러나 냉동실의 고기들이 머리를 스쳐가고.. 요즘 동네 정육점 청년과도 좀 친해졌는데ㅠㅠ


50. 미나리 한 단, 줄기는 볶아먹고, 잎은 데쳐서 무쳐먹고. 미나리 무침과 별도로 가지 무침을 먹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양념이 비슷한 거 같아서 합쳐버렸어요. 가지는 기름 없이 구워서 식혔고, 미나리는 식촛물에 담궈서 씻었어요. 진짜로 거머리 비슷한게 있을 줄이야ㅠ 돼지고기 목살 어중간하게 조금 남은걸 미나리로 그럴싸하게 만들었네요. 둘 다 맘에 들어서 미나리 몇 번 더 먹겠다 싶은데 깨끗이 씻는게 일..
51. 동네 시장에서 미나리 살 때, 쑥도 샀죠. 봄이잖아요. 일요일 낮에 후배 집에서 잘 놀고 돌아온뒤, 서둘러 콩나물과 취나물을 데쳐서 각각 파마늘 액젓 등에 무치고, 파프리카, 양파, 버섯, 당근, 어묵까지 채식에 가까운 잡채를 후다닥. 멸치 육수에 된장 풀고 쑥에 들깨가루를 적당히 둘러 쑥국도 향긋하게 끓였어요. 애호박을 새우젓에 쪄내고, 미역줄기를 달달 볶았던 반찬도 남아 있었네요. 역시 채소로 #마냐밥상 차리려면 손이 많이 가요. 그냥 고기로 일품요리 하는게 쉽지ㅠ 쑥국은 사실 몇 년 만에 끓여보는거라 자신이 없어서 절반만 썻고, 나머지 쑥은 다음날 쑥전을 부쳤어요. 쑥에다 채친 파를 듬뿍 넣었는데, 역시 쑥은 향으로 모든걸 압도하는군요. 요리는 잡념을 떨치게 해주는 내 방식의 마인드풀니스. 코로나 집콕 와중에 봄날의 호사를 누립니다.


52. 오븐에 야채 굽는데 재미들려 그 중에서도 가장 맘에드는 토마토를 사러 동네시장. 버섯토마토브로콜리파프리카를 소금후추 올리브유에 뒤적거려 굽기만하면 되죠. 근데 일요일에 생선가게도 문을 열었길래.. 곁눈질하다가 결국 쭈꾸미에 홀렸어요. 7마리 두 꾸러미에 1.8만원. 이 정도면 호사로운 재료죠. 쭈꾸미 손질 영상을 본 뒤, 먹물 터질 때 마다 비명을 지르는 딸과 둘이 다듬었어요. 알이 없는건 아쉽. 그러나 부드럽고 쫄깃하고 고소한 봄쭈꾸미를 #마냐밥상 올려보다니 개뿌듯. 고기 없는 밥상이란 점에서 며칠전 연어구이 만큼이나 또 소소하게 으쓱해봅니다.


53. 친구 집들이. 퇴근하는 친구를 픽업해 김밥집과 편의점에 들렸을 뿐이고. 편의점 음식과 후배가 협찬(?)해준 가성비 훌륭 와인 도스코파스 화이트와 홍차로 화려한 밥상ㅎ #쿠르베스피커 멋진 집입니다. #편의점만찬


54. <식물과 하늘의 별이 깊은 관계라고요?>

파란색과 올리브색 알을 낳는 닭을 청계라 한답니다. 껍질이 단단해서 수분 손실이 적고, 신선도가 높다고요.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 함량도 높다는데, 들어는 봤어도 실물은 처음 영접합니다. 어젯밤 늦게 귀가해보니 딸이 대신 꾸러미를 풀러서 식탁 위에 펼쳐놓았더군요. 귀엽고 사랑스러운 달걀.
어쩌다보니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 가족으로서 매달 꾸러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양평의 4월은 춥답니다. 아직 밭에서 수확한 신선채소가 없는 시기. 대신 10년 경력 바리스타/로스터였다는 이미아 농부님이 로스팅하고 내린 더치커피 세 병, 맘편히 원없이 퍼먹을 수 있도록 공정무역 유기농 설탕을 최소양만 넣어 만들었다는 딸기잼,  청계가 낳은 알을 받았습니다. 유기농 씨를 구해 키운 소뿔농장 월동파와 쪽파가 그래도 꾸러미에 푸른 색을 더했습니다. 소담하고 알뜰한 꾸러미에 담긴 따뜻한 마음이 폴폴폴 전해집니다.  

이달 편지에는 ‘별총총 달휘영청 소뿔농장’이라는 엄청난 이름의 기원을 엿볼 수 있는 내용도 있습니다. “식물의 존재는 땅에서 자라지만 하늘의 별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요. 루돌프 슈타이너의 생명역동농업, 뭔지 어렴풋 짐작만 해봅니다. 식물의 모양, 색깔이 모두 별들이 준 선물. 흙 속 지렁이, 숲 속 새들, 농장 동물 모두 하늘의 별 기운을 퍼다나르는 협조자들이라는 농사 철학이 있다네요. 세상의 모든 존재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 이런 우주의 존재 방식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인간은 도덕적이고 보편적 사고를 하는 자유로운 개별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전혀 모르는 내용으로 서규섭 농부님의 편지를 베끼는 중.. 뭔가 엄청나보여서 숨죽이고 관망하는 모드랄까요..)

닭은 왜 흙에서 살아야 하는가. 닭은 흙목욕을 반드시 하는 동물이란 얘기를 편지에서 처음 알게 됐어요. 매일 흙목욕을 통해 진드기를 떨쳐내지 않으면 피를 너무 많이 빨려 아프거나 죽는다고요. 배터리 케이지라는 A4 한 장 크기 닭장 안에서 흙목욕 없이 살아가는 공장 닭들은 살충제와 항생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요. 펭귄 이라는 이름의 닭을 떠나보내면서 이런 사실을 절감한 소뿔농장은 닭들이 흙목욕을 할 수 있는 뜰과 운동장을 최근 마련했다고 합니다. 흙목욕 하면서 자연의 섭리대로 사는 청계가 낳은 알을 이번에 받은거죠!
그래서, 오늘 딸과 점심은 청계 프라이가 메인. 딸이 진한 딸기잼 궁금하다고 해서 토스트도 준비하고, 손 큰 주부 답게 접시 가득 채웠죠. 매번 차리는 밥상이지만, 가끔은 이렇게 별의 이치를 담은 우주를 생각해보네요.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겸허해지는 시대잖아요... 선거감염 0명, 우리는 정말 괜찮구나 싶다가도 산재로 수십 명이 희생되는데, 우리를 다시 돌아보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55. 선거감염 0명이라니까, 뒷북 기록하는 개표방송 번개 #마냐밥상. 양상추와 시금치, 파프리카, 블랙올리브 샐러드는 소금후추, 올리브오일, 발사믹 비네거로 간단하게. 버섯브로콜리파프리카토마토마늘은 소금후추바질타임 뒤적여 오븐구이. 삼겹살은 역시 소금후추바질타임로즈마리에 올리브오일, 먹다남은 와인으로 마리네이드해서 오븐에 통구이. 목살은 시즈닝된거 그냥 함께 해서 고기러버 흡족한 접시. 버섯스프에 피자도 준비했고, 여기에 K님 B님 부부가 제주 찹쌀순대와 훈제치킨을 가져오셨어요. 좀 멀찍이 1열로 앉아 각자 접시들고 tv 보려고 했는데 간격이 유지되지 않았고... 혹여 코로나 민폐가 될까 걱정도 살짝 했던 날. 그러나 개표방송이란 마치 축구처럼 함께 보는게 더 재미있다는 걸 확인했고. 각자 가져오십사 한 와인이 두 병 남아서, L님의 훌륭한 마크 에브라 샴페인은 다음날 점심에 다른 선배들과 다른 자리에서 이것저것 축하하며...


56. 오이지 도전. 마카롱 여사님이 올려준 레시피가 쉬워보여서 해봤어요. 오이 20개 했는데 딸이 넘 많이 했다고 잔소리. 원래 레시피는 50개이거늘, 넣을 냉장고 자리도 없고, 담을 통도 없어서 줄인건데 말입니다. 레시피에 곱하기 2/5 하느라 계산기까지 썼네요. 이젠 암산 불가. 울 시엄니는 작고 가느다란 오이지 오이 따로 사시던데 저는 그냥 동네 수퍼에서 대충 샀어요. 또 매운거 못먹어서 청양고추 대신 그냥 고추. 진짜 대충대충 했다가 며칠 남았음에도 낮에 드디어 개시. 보쌈은 S에게 배운대로 쌍화차 한 봉 넣어 한방보쌈 흉내를 냈는데, 된장이든 간을 했어야. 덕분에 오이지 더 인기였다고 믿는 #마냐밥상. 김치냉장고 같은건 안 살 생각인데, 이대로 더가면 미쿡 생활 이후 십 수년 만에 김치도 해보고, 오랜 로망 장담그기 도전할 기세...


재료;백오이50개 청양고추8개 - 10개 소주 작은병 1병(350ml) 설탕 900ml 소금 450g 일반 양조식초 900ml
1.백오이는 대강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깨끗하게 닦는다.
2.깊이가 있는 밀폐용기에 오이를 청양고추를 반을 갈라 켜켜이 차곡차곡 담는다.
3.오이에 설탕과 소금을 뿌려 가면서 담고 소주 식초를 붓는다.
4.무거운 누름돌로 눌러 놓고 뚜껑을 덮는다.
5.이틀 후에 오이를 뒤집어 다시 돌로 지그시 눌러 놓기를 3회 정도 반복한다.


57. 살다보니 #마냐밥상 아니고 딸이 해준 점심 #마냐딸밥상. 일명 #크뽕 #크림진짬뽕 이라네요. 물 100에 우유 200. 치즈 한 장이 기본. 양념은 2/3 정도 썼답니다. 청경채와 숙주, 새송이 버섯까지 넣고 제대로 맛있어요. 느끼한데 적당히 매콤해서 조화롭습니다. 저는 처음 들어본 음식이지만 크뽕 인스타 검색결과만 15.9K개 포스팅. 진짬뽕이 이란 시장을 만들어냈군요ㅎ 딸도 트위터 레시피로 배웠다네요. #이거슨자랑 #딸에게_칭찬폭포_내일도_시켜야죠


58. 집콕 시절 딸과 오붓했던 #마냐밥상. 주로 각자 한 그릇이면 다른 반찬 안 챙겨도 되는 메뉴들이고, 딸의 최애 비빔국수를 있는 재료 돌려쓰면서 조금씩 변주하거나 어쩌다 비빔밥. 혹은 멸치다시마 육수를 낼 때 가끔 잔치국수. 아니면 탄수화물 없이 고기와 야채. 매번 양이 많다는 타박을 들으면서도 과한 욕심에 토핑이 많아지더군요. #확찐자_라이프_회고


59. 후암시장에 가끔 가는 생선가게가 있어요. 둘째가 좋아하던 임연수 구이는 늘 이 집에서 샀죠. 마트에서는 할인폭 큰 아이만 골랐고, 기껏해야 고등어 삼치였는데 생선가게에 가면 마음이 달라집니다. 조금 비싸도 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다른 녀석도 흘깃흘깃 가격을 물어보게 됩니다. 엄청 친절하거나 그런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그 가게가 오래 그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정도. 어제는 가자미가 예뻤어요. 그리고 보는 순간 결심했죠. 이 가자미로는 #파피요트 한 번 해봐야겠다고요. 가자미 9000원, 오징어 두 마리 8000원, 바지락 3000원. 터덜터덜 집에 오면서 부자가 된 기분을 즐겼어요. 파피요트는 생선에 화이트와인, 오일, 허브, 레몬 등을 곁들여 종이호일로 꼭꼭 싸매어 오븐에 익히는 요리라는 것만 아는데 용기도 가상하죠. 일단 손이 큰 제게 종이호일이 작았어요. 두 장을 겹쳐 깔고 어찌저찌 어설프게 했죠.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그 위에 가자미를 얹고 다듬은 오징어와 해감한 바지락을 넣고..브로콜리, 버섯, 토마토, 마늘, 올리브, 레몬을 얹고 소금후추에 타임, 로즈마리, 화이트와인, 올리브유 다 때려넣고 220도에 30분. 가자미는 살짝 비린맛이 남았지만ㅠ 야채가 더 맛나더군요. 국물이 흥건하게 생겼는데 오, 맘에 들어 딸과 퍼묵퍼묵. 해물은 야채 밑에 깔려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흡족했어요. 다만 역시 입짧은 옆지기는 그다지 즐기지 않았고, 보다못해 족발 데워줬더니 좋아하더군요. 일요일 #마냐밥상 마무리는 뉴스보면서 졸던 와중에 전화받고 나가서 한 시간 반 동안 폭탄 열 잔? "우리 같은 오빠들 두고 뭔 걱정이냐"는 두 분 '오빠'들, 건강하시길. 전 집에 돌아와 마지막 교열 보고 3시 넘어 잠들었답니다. 그리고 아침 9시에 필라테스 했으니 진짜 나님 넘 열심히 사는거죠. 제발 좀 아무짓 말고 몇 년 놀아보라는 오라비 말씀 안듣고 말입니다.


60. 집밥 주간을 앞두고 인어교주해적단 새우 주문. 코로나로 해물 싸게 나오는건 알겠는데, 에콰도르산 큰 새우라니. 수입해놓고 재고 부담인건지 하여간에 ‘냉동 흰다리새우 대 사이즈 2kg (60~80마리)’에 29900원. 리뷰들처럼 새우 실해요. 딸과 둘이 토욜 저녁 #마냐밥상 은 감바스 알 아히요. 냉장고에서 시들거리는 마늘쫑도 넣었는데 괜찮았어요. 딸 칭찬 들었어요ㅎ


61. 오늘이 아들 휴가 마지막날. 오전에 #힘의역전2 인터뷰 마치고 돌아오면서 집앞 #파파벨리피자 테이크아웃. 후다닥 샐러드만 곁들였어요. #소뿔농장 유기농 루꼴라 덕분에 한동안 샐러드맛집 된 #마냐밥상. 지난 며칠 감바스알아히요, 유기농 미나리 듬뿍 얹은 부대찌개와 돼지주물럭, 스테이크와 구운야채 등으로 집밥을 차렸죠. 곱창 먹고싶다길래 친정 부모님 집에서 가까운 #청계산기와집양대창센터 찾아갔는데 오발탄보다 맛있었어요.. 오늘 다시 부대로 데려다준건 엄마 몫. 다른 동기들은 각자 시외버스 타고 모인다는데, 엄마 여유 있을때 해주자는 맘으로 그냥 고고. 무튼.. 멜랑꼴리한 마음을 슬의생 스페셜과 #미도와파라솔 공연 라이브 보면서 달랬어요.


62. 5월의 #별총총_달휘영청_소뿔농장 꾸러미에는 초록 기운이 넘쳤어요. 오늘 드디어 뽕잎밥도 해보고, 뽕잎나물된장무침도 해서 마무리. 마지막 남은 미나리는 가지와 매콤하게 무쳤고, 루꼴라 샐러드도 끝. 들기름에 부친 두부와 계란찜까지 모처럼 주말 밥상 힘 줬네요.
그동안 쌈채소는 무쳐도 먹고, 쌈으로도 먹고 저탄고지 식단의 주역이 됐어요. 푸르스름 청계알은 반숙해서 샐러드에 올려 고소함을 즐겼습니다. 갑오징어에 레몬까지 욕심냈더니 잘 안보이지만 쌈채소와 루꼴라 듬뿍 넣은 샐러드 환상이었고요. 토핑 바꿔가며 행복했어요. 귀한 루꼴라와 미나리를 칼빔면 토핑으로도 써봤네요. 청경채는 아욱이랑 다른 야채들과 볶거나 샐러드에 곁들였고요. 바리스타 농부 이미아 님 커피도 한동안 호사로운 시간의 근원이 됐습니다요. 꾸러미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이웃의 H에게 좀 나눠주기는 했으나 완전 채소 부자로 살았네요. 꽤 오래 신선하게 녹색의 #마냐밥상 즐겼습니다. 자연의 힘으로 키워주신 농부님 마음을 매번 느낄 수 있었고요. 주부 경력 몇 십년에 저렇게 깨끗하게 잘 다듬어진 미나리는 처음이었어요. 사실 루꼴라를 제 밥상에 올린 것도 처음인데 그 고소한 풍미가 식당보다 훨씬 진했답니다. 이 아이들을 온 마음으로, 땀흘리는 노동으로 키워주신 농부님들이 실제 얼굴 아는 분일 때 고마움이 다르다니, 제 맘도 간사한건가요. 소뿔농장 회원으로서 자부심을 담아 기록 남깁니다.


63. 두번째 만든 #드라이토마토. 방울토마토 두 팩 사서 반 갈라 소금후추오일에 버물버물. 200도 20분, 120도 50분. 볕좋은 날 이틀간 말렸고. 바질타임 섞어 병에 넣은 뒤 오일 찰랑찰랑하게.. 첫 시도는 정말 좋았는데. 냉장고에 넣으니 오일이 굳고. 밖에 놓으니 위에 곰팡이가 슬어서.. 이번엔 밖에 두는 대신 토마토가 푹 잠기게 오일 넉넉히 부었어요.. 샌드위치와 샐러드에 훌륭하다고 하지만. 맛본다고 계속 집어먹었고.. 일요일에 놀러온 T에게 좀 싸줬고.. K온니 모시고 한 시간 가까이 운전한 날. 이런저런 수다 끝에.. 제가 요즘 건조기 사고 싶어 고민이다, (빨래 건조기도 사고싶었는데) 과일 말리는 6.9만원 짜리 미니 건조기 있더라, 살림 늘리지 않겠다는 의지에도 불구, 이거 몇 번이나 해먹을까 싶은데 눈에 삼삼하더라..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온니가 #드라이토마토 너무 좋아한다는 겁니다.. 어제는 T가 맛있다고 하길래 호기롭게 오이지도 새로 담아 주겠노라 큰소리 쳤고.. K온니에게 드라이토마토를 약속했네요. 하필 #홍보가아니라소통입니다 홍보 아닌 소통 일정에 동분서주.. #힘의역전2 포럼 준비로 벼락치기 바쁨주의보.. 와중에 말입니다. #마냐밥상 과욕에 백수과로사 위기..


64. 장비빨 강조하는 남자랑 살다보니, 장비를 잘 안삽니다. 궁상을 알뜰이라 우기는 편이기도 하고요. 무쇠팬 사고싶었던 그 때도 몇 년 눈팅만 하는데 페북에서 댓글 본 (자기꺼 아닌 남의 장비도 쇼핑하기 좋아하는) 남자가 샀죠. 그때도 무거울까 고민했으나 완전 잘 쓰긴했어요. 무쇠주물냄비 로망은 오래됐어요. 특히 색깔 예쁜 르쿠르제. 근데 비싸도 넘 비싸서 꿈도 안꾸다가 #당근마켓 첫 거래 후 키워드 알림을 등록했어요. 무거워서 손모가지 나간다는 주변 경고에도 불구, 그렇게 몇 주 눈팅만 했어요. 그러다 오후 당근 띠링. 22cm 주물냄비 6.5만원. 재빨리 검색해보니 쿠팡에서 40만원 안팎..3분 만에 연락드렸는데 벌써 누가 사기로 했다고요. 그래서 주말 잘 보내시라 인사했는데, 먼저 찜한 분은 택배를 원하신 모양ㅎ 20분 거리라 바로 다녀왔습니다. 소문대로 예쁘고 소문대로 무거워요. 3.3kg. 거의 새것처럼 깨끗해요. "나이 드니까, 손목 아파 못쓰겠어요"라고 넘기신 쥔장은 마스크 너머 얼핏 제 또래 같지만 뭐ㅎㅎ 솔직히 10여년 사고 싶었던건데 이게 뭐라고. 앗싸. 아마 제값 주고 샀으면 이렇게 신나지 않았을테고, 아마 그 값엔 안 샀겠죠ㅎㅎ저녁에 바로 개시. 원래 오븐에 야채 구울 참이었는데, 냄비에 올리브유 두르고 냉장고 털어 야채찜. 유기농 딜을 얹었고 발사믹으로 마무리. 훌륭하군요. 오호호. #마냐밥상


65. 무쇠주물냄비를 얻었으니 무수분 수육부터. 두툼 돼지목살 소금후추딜오일 재웠다가 파양파 깔고 덮어 약불에 50분. 중간에 파양파 좀 걷어낸뒤 통으로 썬 양배추와 호박을 넣어 같이 굽거나 찌거나..오랜만에 토마토 마리네이드. 발사믹오일레몬소금딜. 수육에 딱 어울리는구먼, 입짧은 옆지기는 감동이 없어요. 무튼 필사적 무탄고지. 그럼 뭐해요. 풍미 쥑이는 수육 부들부들 촉촉.. 남기지 않고 과식ㅠㅠ


66. 돼지목살은 반근만. 나머지는 버섯과 곤약면, 청경채와 파프리카. 역시 저탄고지 식단. 비빔국수를 해달라는 딸의 청을 받들어.. 소면 대신 호박국수. 호박 채쳐서 데쳤어요. 곤약도 오이도 양상추도 몽땅 채썰어서.. 역시 필사적 #마냐밥상역시 골뱅이 소면을 흉내냈으나 소면 대신 팽이버섯


67. 빠삐요뜨. 오징어 새우 버섯.. 아, 진짜 요즘 밥을 안했어요.


68. 온갖 야채 오븐에 굽는거죠. 소금후추오일 버물버물. 토마토가 뜨거워도 정말 맛있죠. 황태북어국 해장용으로 끓였으나 가족들이 외면해서.. 남은건 죽으로 만들고. 야채와 고기 토핑 약간. 정체불명..


69. 가지를 비롯해 있는 야채 탈탈 털어 볶고..

스팸에 마늘쫑 쫑쫑 덮밥.. 발아현미밥은 보이지 않게 조금만.


70. 간 큰 남편이 퇴근 한 시간 전에 전화를.... 치킨 시켜먹자고요. 마침 저녁 약속이 줌 미팅이라.. 대충 떄우려고 했거늘. 비만 부부를 위해 급히 준비. 고기 쫌 남은거에 정육점에서 얻어온 파채 몽땅 넣고. 호박 무 버섯 청경채 파프리카 등 온갖 야채 탈탈탈 단짠 양념에 뭉근히 조렸어요. 밥 없이 먹다가 도저히 안되어 두부 한 모를 데워서 곁들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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