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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Sep 04. 2019

핸드폰 뺏으면 우는 아이, 스마트폰 중독일까?

밀키베이비 X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맘블레스유 제 12화
여성으로 일하고, 연애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것 모두 선택의 연속이에요. 육아와 라이프 고민을 듣고, 밀키베이비가 그림 에세이로 답하는 '맘블레스유' 입니다. 열두 번째 주제는 '우리 아이 스마트폰 사용'이에요. 엄마라면 한 번쯤 고민해본 것들, 함께 생각하고 의견 나눠요!



핸드폰 뺏으면 울고불고 우는 아이,
스마트폰 중독이 되면 어쩌나 너무 걱정이 됩니다.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수많은 연구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나와있어요. 다들 그 해악에 대해 알지만, 현실 육아에서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죠. 10년 사이에 전문가들의 의견도 변했어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절대 보여주면 안 된다는 주장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절제력과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요. 시대가 바뀌고 있는듯 해요.



©김우영


스마트폰 앱을 디자인하며 IT업계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동료들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지도 유심히 보게 되어요. 제재를 거의 하지 않는 부모부터, 철저하게 보여주지 않는 부모까지 다양한 교육관이 존재했어요. 밀키도 스마트폰으로 여러 가지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 저도 부모로서 공부도 하게 되었어요. 초등 이후의 시기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만, 영유아 시기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봤어요.




1-3세, 여전히 스마트폰은 위험하다.


이 시기의 아기들에게 스마트폰을 노출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좋지 않다' 고 이야기해요. 1-3세의 아기들은 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면서 직접 보고, 만지면서 외부 세상에 대해 배워야 할게 많은 시기예요. 특히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며 감정과 행동, 언어를 배워야 할 때, 스마트기기가 그 자리에 있으면 아이는 필수적인 생존 기술을 배울 기회를 놓치죠. 자극적이고 반복되는 영상 또한 뇌 발달, 인지 능력 발달에 해가 된다는 연구가 이미 많이 나와 있어요.

1-3세 때가 육아가 가장 힘들 때이기도 하죠. 하지만 아이의 주요한 발달 시기인 것을 상기하면 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쉽게 보여줄 수 없더라고요. 저도 이 시기에는 밀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았답니다.


©김우영


그럼 4세 이후, 스마트폰 괜찮을까?


어린이 시기에도 스마트폰에 되도록 적게 노출시키는 게 좋아요. 하지만 이미 보기 시작했다면? 저는 집에 TV를 없앴기 때문에, 밀키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서 잠깐씩 놀곤 해요. 서로 죄책감 없이 잘 사용하기 위해, 규칙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어요.   


1. 시간을 정해 함께 약속을 만들기

아이가 시간 개념이 없을 때는 시간을 제어할 수 있는 앱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유튜브 키즈같이 자체적으로 타이머가 있는 앱도 있고 핸드폰 자체에 까는 쿠키즈나 모바일 펜스, 구글 패밀리 링크 등 여러 가지 앱이 존재합니다. 아이가 시간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스마트폰을 과감히 없애고 잠시 함께 언플러그드 삶을 사시는 것을 강추합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면 아이는 규칙을 칼같이 지켜요. 아이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 이것이 반복되면 아이 스스로 절제력을 기르게 됩니다. 물론 시간도 걸리고, 시행착오도 많을 거예요.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죠.   


2. 엄마, 아빠가 최대한 개입하기

엄마, 아빠와 함께 스마트폰을 보고, 시청한 뒤에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해서 놀이를 해보는 노력이 필요해요. 단순히 아이를 얌전히, 조용히 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을 쥐어 주는 것은 위험하죠.


제가 아이들과 했던 아트 워크숍 중 하나를 소개하면, 아이들이 잘 아는 그림책인 에르베 튈레의 ‘배고픈 애벌레’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뒤이어 종이책과 비교해서 이야기 나눠보고, 애벌레를 직접 꾸며보며 아트워크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들은 영상물 시청에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활동으로 넘어왔고, 둘 다 즐겁게 참여했어요. 제가 집에서 밀키와 하는 놀이 그대로예요.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영상이나 관심사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요.


또한 저는 밀키가 보는 콘텐츠를 같이 보면서 지금 나이에 맞는 콘텐츠를 보고 있는지, 긍정적인 메시지가 들어 있는지 (저는 성별이나 인종에 대한 편견이 들어 있는지도 봐요.), 무서운 장면들은 없는지 점검해요. 만약 그런 게 있다면 왜 이 장면이 나쁜지 같이 이야기해보고, 나중에 아이가 보더라도 스스로 거를 수 있게 도와줘요.   

©김우영



3. 보고 나서 바로 신체놀이 하기

제 주변에 거북목 증후군, 허리 디스크, 손목 건초염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아이들도 15분 정도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다면 꼭 스트레칭을 하도록 도와주세요. 또한 스마트폰을 갑자기 빼앗기면 뇌가 받던 자극도 한순간에 잃게 되어 분노, 우울하고 폭력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어요. 어린아이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울고불고, 부모를 때리고 할퀸다는 후기도 많이 봤어요. 그럴 때 신체적인 놀이를 바로 시작해서 나쁜 기분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전환시켜 주는 것이 필요해요. 아이의 정신과 신체 건강 모두를 챙겨 주세요.   


©김우영


4. 밥 먹을 때, 잠잘 때는 노노

밀키와 정한 규칙 중 절대 안 되는 시간은 밥 먹을 때와 잠자기 전이에요. 밥 먹을 때는 식재료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맛도 느껴보는 시간이에요. 가족과 이야기하는 중요한 시간이고요. 이 시간에 스마트폰은 초대하지 않기!

전자 기기의 블루 라이트가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잠자기 전 시간도 금물이에요. 특히 어린아이들은 잠자는 동안에 뇌와 신체 발달이 이루어지니, 푹 잘 수 있도록 도와주고, 너무 늦은 시간에는 안보는 것으로 정하는 게 좋아요. 한번 습관이 되면, 아이들도 당연히 보지 않게 됩니다.




무엇보다 부모가 모범이 되어 주는 것이 중요


미국의 Abc 채널에서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엄마, 아빠가 핸드폰 하는 걸 보면 기분이 어때?' 아이들은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거나 귀찮아하는 부모들의 태도가 화나고, 슬프다고 답했죠.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고 배우는 것은 바로 부모예요. 제가 책을 읽으면 밀키도 책을 꺼내와서 읽고, 그림을 그리면 옆에서 같이 그려요. 부모가 핸드폰 과의존 상태이면 아이도 스마트폰 중독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해요. 엄마, 아빠가 핸드폰을 적당히 사용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핸드폰 없는 가족의 시간도 정해 지내면 어떨까요!




그림작가 김우영 

밀키베이비라는 필명으로, 가족의 따뜻함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카카오 UX 디자이너이자 밀키의 엄마. 

저서로는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2017>, <우리 엄마 그림이 제일 좋아. 2019 출간 예정> 이 있다. 그림 전시와 아트워크숍을 종종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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