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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 : 미국 아버지들은 누구인가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전까지 마블 영화 보기 11화

by 김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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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과 아버지의 관계 : 영웅의 가족은 희생당해야 하는가?


<앤트맨>은 다른 기존의 마블 영화들과 다르게 영웅과 아버지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많은 영화들에서 영웅이라는 사회의 정의와 공익을 위해 살아가는 영웅과 영웅의 가족은 사적인 영역으로 분리된다. 행크 핌은 1대 앤트맨으로 냉전 시기의 영웅이다. 러시아의 미사일을 막기위헤 1대 와스프인 아내와 함께 작전에 돌입한다. 행크 핌의 아내는 자신을 희생해 미사일을 막고 행크 핌은 아내를 잃게 된다. 행크 핌은 아내를 잃었는데 자신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양자역학 세계로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10년간 연구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자신과 아내와 있었던 일을 호프에게 숨긴다. 이에 대해 호프는 아버지에 대해 오해를 하고 행크 핌과 호프 부녀관계는 최악의 관계로 발전된다. 행크 핌이 보여준 것처럼 많은 영화들에서 영웅들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의 사적 영역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 정의는 지켰지만 자신의 가족은 전혀 지키지 못한다. 그에 비해 스콧 랭은 로빈 훗처럼 악덕 기업을 해킹해서 피해자들에게 돈을 나눠주다 범법자가 된다. 그리하여, 아내와도 이혼하고 딸인 캐시 랭의 양육권도 빼앗기게 된다. 행크 핌과 스콧 랭은 정의를 위해 싸웠지만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스콧 랭은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와 선함 그리고 덜렁대는 성격 덕분에 다양한 사람과 잘 지내게 된다. 특히, 캐시 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 이번 영화는 사회를 위해 싸우는 영웅이라는 존재가 언제나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행크 핌은 국가를 위해 싸우고 애국자이지만 그의 가정은 불행하다. 스콧 랭도 앤트맨이 되기 이전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정의로운 일을 행했지만 스콧 랭의 처지는 불행 그 자체다. 그동안 우리는 영웅들의 공적인 모습만 볼 때 그들이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사적 영역에서는 불행하다는 것을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토니 스타크의 여자친구가 끝없이 위험에 빠진 것을 생각하면 <앤트맨>은 기존의 다른 영화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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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 핌의 두 자아 : 대런 크로스와 스콧 랭


행크 핌은 독불장군의 면모를 보인다. 행크 핌이 고집이 강하고 모가 났지만 정의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다. 행크 핌의 첫번째 제자는 대런 크로스로 행크 핌과 함께 회사를 세우기도 했고 앹트맨 기술을 함께 연구했었다. 대런 크로스는 연구하는 것을 사랑했고 행크 핌이 말했던 것처럼 행크 핌의 젊은 시절과 닮은 인물이다. 그러나, 대런 크로스는 성공한 비즈니스맨이고 앤트맨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그는 앤트맨 기술을 사용화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이를 히드라에게 팔 계획을 세운다. 대런 크로스는 행크 핌과 닮은 구석이 많지만 행크 핌과 달리 도덕적 마인드가 부재한 인물이다. 시장이라는 곳은 도덕성이 개입될 여지가 거의 없는 공간이다. 시장은 어떤 사람이던 돈을 많이 내면 기술을 구매할 수 있다. 행크 핌은 앤트맨 기술이 강력하기 때문에 개인의 사적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위험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과거에 실드에서 하워드 스타크에게 분노를 표하기도 했고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의 도덕성에 따라 기술이 악용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아이언맨 1>의 주제와 같이 공통적인 주제다. 행크 핌이 2대 앤트맨으로 스콧 랭을 지목한 이유는 사랑이 많으며 선한 가치관을 가졌기 때문이다. 토니 스타크는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강력한 힘과 기술은 국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크 핌은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 국가도 언제나 선한 존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는 투표에 의해 국가의 지도자가 선할 수도 있지만 악한 사람을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행크 핌의 결정은 전적으로 선하고 사랑 많은 도덕적 인간을 찾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 영화는 스콧 랭이 주인공이지만 행크 핌의 영화이기도 하다. 행크 핌도 끝없이 과학을 사랑하고 연구했으며 국가를 위해 살았지만 많은 것을 희생하고 정작 중요한 것은 사랑과 가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대런 크로스와 스콧 랭의 갈등을 통해 형상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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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아버지 스콧 랭의 등장


<앤트맨>은 영웅과 아버지 사이에서 아버지에 더 초점을 둔 영웅이다. 이런 점에서 스콧 랭처럼 딸바보 아버지가 영화에 나타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미국 식민지 시대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종교적 교리를 가르치고 농업 경제에서 성공한 방법 등을 가르치는 아버지였다. 이 당시에는 아주 근엄한 아버지 상이었다. 남북 전쟁 이후 아버지가 가장(Bread Winner)의 이미지가 굳어지게 된다. 남죽 전쟁 이후 소득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20세기 초중반까지도 아버지는 가장의 역할을 하였다. 1920년대 도시화와 자동차의 발달로 인해 아버지들의 소득은 올라갔지만 아버지가 집에 있는 시간은 점점 감소했다. 이때부터 어머니가 집안에서 아이의 교육과 도덕교육을 맡는 주역이 되었다. 1940년대에는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들이 집안에서 외부로 뛰쳐 나가는 일이 많았다. 즉, 1900년대 초중반까지 아버지들은 돈을 벌어오기는 하지만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그런데, 1960년대 이후,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사회적 진출이 증가하자 여성들이 가장이 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이혼률이 증가하게 되어 현재까지 그 상승적인 추세다. 즉, 미국 아버지들의 역할은 돈을 벌어오면서 기능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아버지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아버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의 수가 증가하였고, 1990년대 초반에 미국에서 이는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스콧 랭의 경우도 아버지이지만 미국의 아버지들과는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버지의 역할이 미국의 역사에서 초반에는 종교적이고 근엄한 선생님 같은 아버지에서 1900년대 초중반까지는 가장의 역할을 중시하며 가족 경제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였다면 현대에는 아이들과 소통하며 잘 놀아주는 아버지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앤트맨>에서 보여준 스콧 랭이라는 아버지상은 미국에서 '좋은 아버지'라는 이상적 이미지인 것이다. 그만큼, 아직도 미국이나 한국에서 아버지들의 정체성 문제는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영화를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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