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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 선한 스승과 악당이 된 제자들

<어벤저스 엔드게임> 개봉전까지 마블 영화 보기 13화

by 김민성


스티븐 스트레인지, 서양 이성에 대한 오만


스티븐 스트레인지는 잘 나가는 의사다. 수없이 많은 수술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했으나 오만한 성격을 가졌다. 스티븐 스트레인지의 성격은 19세기 실증주의 시대의 인간의 오만함을 보여준다. 실증주의 시대는 서양에서 과학이 만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의학의 발달은 실증주의 시대를 강화하는데 일조를 하였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 인간의 신체라는 것은 미지의 존재였으며 신성하며 미지의 세계였다. 그러나, 인간의 신체에 대한 비밀이 밝혀지며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은 점점 오만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사람은 지식인이라고 지칭할 수 없으며, 종교에 대한 질문을 하는 사람도 지식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스티븐 스트레인지는 자동차 사고 때문에 의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에인션트 윙을 찾아간다. 스트레인지는 자신의 몸을 고치는 방법을 묻자 에인션트 원은 '믿음이 몸을 낳게 할 것이다'라는 말을 하자 스트레인지는 분노한다. 자신은 물질주의자라고 소리친다. 물질주의자는 인간은 세포의 집합체일 뿐이며 인생의 목적 없이 우연히 세상에 나타난 존재며, 보이지 않는 것을 배격한다. 그러나, 에인션트 윙에 의해 유체이탈을 하면서 그동안 자신의 이성으로 받아드릴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에게 '자연을 거스르지 말고 흐름에 모든 것을 맡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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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render Steven!


에인션트 원은 스트레인지를 에베레스트에 대려다 놓고 홀로 자신의 힘으로 탈출하라고 한다. 여기서 'Surrender Steven'이라고 말한다. Netflix 번역에서 Surrender를 '순응해'라고 하는데 느낌이 안 온다. Surrender는 '강력한 힘이나 감정 따위에 못이겨 자기자신을 포기한다 혹은 내려놓는다'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즉, 에인션트 원은 그동안 스트레인지가 이성의 힘과 자신이 의사라는 것에 자신의 삶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손을 다친 스트레인지는 의사로서의 자아는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 버린다. 에인션트 원은 인간이란 존재가 착각 속에 산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인생에는 목적이 있으며 자신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과 세상에 예속되어 영향을 받는 존재다. 스트레인지가 의사가 아닌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는데, 이 기준은 무엇인가. 바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는 존재는 쓸모가 없는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돈을 잘버는 것이 성공한 삶이며 돈을 잘 벌고 명예를 가지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우리는 자아실현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성공은 무엇인가. 선비가 되고 학자가 되는 삶이다. 오히려 돈을 버는 것은 군자의 덕이 아니었다. 이처럼, 인간은 자신이 세상을 지배하고 성공학을 주창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크나큰 착각일 뿐이다. 즉, 에인션트 원은 스티븐 스트레인지에게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 아니라 세상의 일부분이라는 가르침을 준 것이다. 즉, 서양의 이분법적 사고를 내려놓고 모든 개념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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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션트원의 가르침을 부인한 케실리우스


케실리우스는 가족을 잃고 가족을 되살리고 싶어 에인션트 윙의 제자로 입문하게 된다. 그는 에인션트 원의 수석 제자였지만 가족을 죽음으로부터 되살리고 싶어했고 종국에는 영생을 얻고자 했다. 그리하여, 에인션트 원을 배반하게 된다. 그리하여, 케실리우스는 다크디멘션의 도르마무의 힘을 빌리고자 하였다. 케실리우스는 다크 디맨션과 하나가 됨으써 인간의 영생을 얻으려고 한다. 아마, 에인션트 원은 칼 모르도, 케실리우스,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똑같은 가르침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의 말이 너무 모호하기 때문에 케실리우스와 모르도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케실리우스는 에인션트 원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케실리우스가 영원한 삶을 갈구하는 것은 이미 삶과 죽음을 대립적인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양의 사고에서 빛과 어둠은 대립적인 관계이며 빛이 없어지면 어둠이 나타나게 된다. 케실리우스는 삶에서 생명력이 사라진 상태를 죽음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케실리우스가 보는 세상에서는 자신이 절대적 존재가 되고 싶고 다크디멘션과 하나가 되어 자신의 자의식이 우주 자체가 되기를 꿈꾸는 삶이다. 이는 에인션트 원과 깨달음을 얻은 스트레인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이다. 즉, 케실리우스는 자신의 존재를 내려놓기 보다 자신의 욕망에 따라 자연과 세상의 법칙을 통제하려고 했다. 에인션트 원에게 삶과 죽음은 하나의 과정이다. 에인션트 원 또한 죽음을 두려워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을 때 죽음을 선택했다. 죽음을 바꿀 수 있는 마법사에게 있어 죽음을 받아들인 모습은 그녀가 위대한 마법사라는 것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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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션트 윙의 가르침을 다르게 해석한 두 제자


칼 모르도는 에인션트 원의 가르침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에인션트 원이 말한 '자연'을 물리적 자연으로 단순하게 해석했다. 모르도는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곧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보면 에인션트 원의 가르침은 빛과 어둠을 나눠서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인간에게 선과 악이 내재되어 있다. 전적으로 선한 사람도 전적으로 악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인정하면서 악을 최대한 통제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것이다. 다크디멘션을 받아들였던 에인션트 원은 아무리 선한 마법사라도 내면에는 선과 악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도 매번 어둠의 목소리에 유혹당했겠지만 그것을 이겨낸 것이 그녀를 위대하게 만든 것이다. 모르도는 어떻게 보면 케실리우스와 매우 비슷하다. 선과 악을 완전히 이분법으로 나누고 선을 극단적으로 추구한다. 에인션트 원이 스트레인지의 특성 중 중요하게 본 것이 바로 '유연성'이다. 유연하다는 것은 선과 악을 딱딱하게 나누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모르도는 극단적으로 선을 추구하다 영화의 마지막에 악역으로 변모하게 된다. 극단적인 선은 극단적인 악과 닮았다. 극단적인 선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의 성향과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우주의 주인이 되고자한 케실리우스의 모습과 매우 닮아있다.


에인션트 원의 제자들을 보면 참 재밌다. 가르침을 받을 때, 어떤 이는 끝까찌 자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고 빌런이 되었고, 또 한 사람은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믿다가 타락하게 되었다. 마지막 제자는 끊임없이 믿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다 가르침을 깨닫게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에인션트 원의 가르침과 그 제자들이 하나의 가르침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어떻게 보면 종교 영화의 질문을 던지는데, 과연 '믿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진리에 대한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진리를 자신의 욕망으로 전용해서도 안 되고, 또한 아무런 의심 없이 진리를 무조건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믿음은 스트레인지처럼 역설적이게도 끝없이 의심하고 회의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스트레인지는 세상에서 유명하고 잘 알아주던 의사에서 모든 것을 잃고 진리와 믿음에 대해 회의하면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모르도는 그동안 무조건적으로 믿었던 진리에 대해 실망하고 회의하는 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모르도라는 인물이 과연 나중 영화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아마, 진리를 깨우친 스트레인지와 대립하는 과정은 진리에 대한 끝없는 회의의 과정이 될 것이며 추후에는 자신의 진리에 도달해서 스트레인지와 화해하게 되고 더 큰 적과 싸우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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