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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은미 작가 Apr 09. 2023

내 별명은 블랙홀!

미야툰 26-털렝이라 미안해

















얼마 전에 체크카드를 잃어버렸다.

밤톨군과 운동 중 햄버거 가게에 들러 햄버거를 사서 집에 와서 맛있게 먹었는데 그 후에 카드가 보이지 않는 거다. 추정을 해 보니 '카드를 대충 받아 비닐에 함께 넣고 다 먹은 쓰레기를 넣어 함께 버렸다'에 가능성을 두었다. 며칠 동안 찾다 찾다 결국 새 카드를 발급받았는데 며칠 후 카드가 나타났다.


"엄마 카드 내 지갑에 있었어. 내가 결재하고 엄마 준 줄 알았는데…"

밤톨군이 머리를 긁적이며 카드를 내민다. 맞다. 그때 내 카드로 결제를 한 게 너였지!

끄악! 그래! 내가 잃어버린 게 아니라니까!


카드 발급 벌써 두 번째다. 지금껏 지갑 잃어버린 없는데 카드 재발급 번이 말이냐. 아이들 심부름 보낼 때 체크카드를 쥐어주기도 하는데 첫 카드는 알밤양 심부름 후 실종이 되었다가  한참 후에 보조가방 바닥에 깔려 있었고 두 번째 발급한 카드는 밤톨군 지갑에서 발견했다. 온갖 장소를 찾아보면서도 지갑을 볼 생각을 못 하다니 가장 중요한 기본 핵심을 놓쳤다는 생각에 허탈해진다. 앞으로는 내 영역만 뒤지지 말고 녀석들 주변도 샅샅이 살피자!  


기억력이 자꾸 떨어진다. 노래 가사도 안 외워지고 어떤 건 너무 잘 놔뒀다 못 찾기도 한다. 대부분은 엄한 구석에서 찾아내기도 하지만 집 안에서 잃어버렸는데 결국은 못 찾는 물건이 있다. 소싯적 원고 작업할 때 무척 애용하던 심을 넣어 쓰는 파란색 샤프형 연필이 있었는데 어디론가 사라졌다. 저녁까지 잘 그리고 책상 위에 놔둔 연필이 어디로 간 것일까, 샅샅이 뒤졌지만 결국 이사갈 때까지 찾지 못했다. 양말이 자꾸 짝짝이가 되는 미스터리도 벌어진다. 몇 명의 식구 것이 섞이면 짝을 맞추는 게 일인데 특히 남편 양말이 자꾸 한 짝씩 없어진다. 양말서랍에 짝꿍을 기다리는 외로운 양말 몇 짝이 침울하게 쭈그려져 있다. 이럴 때는 꼭 내 주위에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블랙홀은 특히 가벼운 양말을 좋아하는 게 틀림 없다.



  


미야작가 / 연은미

만화가 &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을 그릴 때나 그리지 않을 때나 삶은 계속됩니다. 먹고 자고 싸고 청소하고 지지고 볶고 일하고 사랑하며 하루가 지나갑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지만 내 눈으로, 내 몸으로 보내는 날들입니다. 까먹기 대장이라 시작한 미야일상툰, 가볍게 즐겨주세요.


#인스타툰 #미야툰 #일상툰 #공감툰 #가족툰

https://www.instagram.com/_miyatoon_/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사춘기육아



<미야툰 그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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