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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Nov 11. 2019

후회되지만 노력하려고.

글쓰기가 결심의 창구가 될줄이야^^

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는지, 리더가 누구인지, 주로 무엇을 기획하거나 꿈꾸는지 등등 거의 푹 빠져서 지내는 타입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충성된 스타일인데, 이게 좋게 보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과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중용을 지키기 원하는 성향에서는 열성 분자로 느껴져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아 가까이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으실수도 있다.



나는 내 안의 열정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인 걸 어쩌겠는가. 내가 관심 있고, 내가 몰입하고 있는 것이 뼛속 깊이 박혀서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그게 후드득 떨어지는걸... 그렇다고 아무것에나 꽂히지는 않는다. 또 의외로 조건이 까다로워서 오랫동안 지켜보고 정말 따를만한지를 오래 고민해본다. 그러다가 결정을 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길만 가는 my way 스타일이다. 요즘은 "졸꾸" "메타인지" "문해력" "빡독"등이 내가 자주 쓰는 말이겠지만 예전의 나를 한번 점검해보고자 한다.






사실 나는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돈이 그렇게 없는 것도 아닌데도 "안돼 안돼 돈 없어서 안돼~ 이번 달에 저축 OO밖에 못했단 말이야" "뭘 사고 싶은데 돈이 없어" "뭘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 사실 듣기만 해도 짜증 나는 말이다. 자꾸 없다 없다고 하면 진짜 없는 것인데 그걸 잘 몰랐다. 무조건 움켜쥐려고만 했고, 아끼는 게 최고라고 생각을 했다. 외벌이로 살림을 하면서 지독히도 아꼈고, 대출을 받아도 어떻게든 빨리 갚기 위해 발버둥을 쳤었고, 살림에 사치를 부린 적도 없다.



그렇게 아껴서 대출 없이 차를 사고, 대출 없이 전세를 늘려갔지만 사실 나는 후회한다. 남들만큼 부동산으로 재미를 본 것도 아니고 고작 대출이 없는 것뿐인데 "없어"라는 말 때문에 남편을 힘들게 했고, 나 자신도 매일 계산기를 두드리며 스스로를 들들 볶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아끼면서 산 이유는 양가 부모님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았고, 책임지지 못할 빚을 껴안은 채 미래를 맞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지금도 고수하고 있지만, 표현의 방법이 지혜롭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아무리 여유로워도 쉽게 돈을 펑펑 쓰지 못하고,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해도 앞뒤 가리지 않고 놀고먹지는 못하는 스타일이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저축을 할 것이고, 내가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아끼며 살 사람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여유로워지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입에 늘 없다는 말을 하면 안 됐었다. 마음을 옹색하게 해서는 안됐었고, 조바심을 내서는 안됐었다.



다행히 요즘은 공부와 독서, 글쓰기에 바빠서인지 가계부를 못 쓸 정도로 바쁘고 또한 많이 무덤덤해졌다. 물론 할인 혜택을 적용받고, 불필요한 공과금을 아끼는 것은 기본 탑재이므로 그것은 애교라고 봐야 한다. 돈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돈 때문에 걱정하지 않고, 돈 때문에 예민해지지 않는 게 포인트다. 다행히 많은 분들의 피드백을 받고, 책을 읽으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고 돈이 내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되려 그것으로 놓쳤던 것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지.



지금의 얘기도 아닌 한참 전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이다. 다시 그 길을 가지 않도록 말이다.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지 못하고,  더욱더 움켜쥐려고 했던 나의 과거를 반성하며 이제는 "없다"라는 말을 최소한 겉으로는 꺼내지 않으려고 한다.



요즘은 동기부여가 되는 말들을 많이 하게 되어서 참 감사하다. 할 수 있어! 해내는 나! 성장하는 우리! 연결의 힘! 창발! 이기적 이타주의자! 창의적 공동체! 이런 말들을 많이 하게 된 요즘이 감사할 뿐이다.






#30일 글쓰기 11 day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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