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땅콩 과자

욕심,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가지고 싶었던 것

by 노연석

나는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 좋아했었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굳이 과자를 사서 먹으려고 슈퍼를 가거나 가게로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이들을 위해 과자를 산적은 있겠지만 과자가 먹고 싶어 사러 가 본 적은 없다.


군것질은 습관인 것 같다. 사무실에 과자를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 회의비의 일부로 한 보따리 과자를 사다 놓고는 한다. 그러면 지나가다 하나씩 집어 먹게 되고 그런 시간이 오래되면서 나도 모르게 군것질을 하는 습관이 들었고 뭔가 허전함을 느낄 때, 담배 피우던 시절 담배가 생각나듯 달달한 게 생각나고는 한다. 그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집에서도 과자 같은 게 눈에 보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가는 일이 생겼다. 없으면 없는 대로 안 먹고살 수 있는데 주변에 보이고 습관이 되다 보니 자꾸 손이 가게 되는데,


습관이 되어 버린 생리적 욕구, 뭔가 허전한 순간들, 배가 고프거나 달달한 것이 생각나는 순간 등 당이 떨어지는 순간, 먹고 싶음의 생리적 욕구가 발동을 하기 마련인데 과자가 거기에 있으니 손이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먹고 싶음의 생리적 욕구가 습관적 욕구로 변해가고 매일 특정 시간이 되면 또는 어떤 일에 집중일이 끝나면 당이 떨어지는 순간에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오징어 땅콩 과자 사주세요?

그날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지인 결혼식이 있어 같이 식장에 가던 날이었다. 그때는 결혼식 피로연을 지금처럼 뷔페나 식당에서 하는 메뉴가 아니라 식당은 장소만 빌리거나 별도의 장소를 마련해 잔치국수와 피로연 음식을 동네분들이 품 앗씨와 같이 돌아가면서 상차림을 했었다. 내 결혼식 때는 많이 변화하긴 했지만 아버지는 동네 분들의 손을 빌어 피로연의 상차림을 했었다.

그날 어머니와 결혼식장 예식을 보고 식사를 하러 갔는데 어머니랑 같이 온 또래 아이가 오징어 땅콩볼 과자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갑자기 먹고 싶어 져서 어머니를 한참을 조르고 졸라서 과자를 사 먹을 수 있는 용돈을 받아냈다.


오징어 땅콩 과자는 부러움일 뿐이었을 뿐. 어머니는 피로연장에 일을 도와주시고 있어 먼저 집으로 가라고 하셨고 나는 돌아오면서 그 오징어 땅콩볼을 사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오징어 땅콩볼은 이미 먹고 싶은 과자가 아니었다. 그 과자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그걸 먹고 있는 아이에 대한 부러움 같은 거였던 것 같다.


욕심, 누구나 어릴 적 이런 상황 한 번쯤은 겪어 봤을 것 같은데 이 상황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욕심을 부리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리사욕을 위한 욕심은 나에게나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커가면서 이런 욕심을 통제하고 참을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 해 간다. 그 시절 어머니가 과자 한 봉지 값을 주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머니는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살고 계셨을 텐데 그 규칙을 깨는 나의 욕심을 개입시켰고, 용돈을 주셨지만 흔쾌히 수용을 하시지는 않으셨을 것이고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을 거다.

큰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가족이 아닌 사회에서 나의 욕심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날 돌아오는 길에 슈퍼마켓에 들리기는 했지만 오징어 땅콩 과자를 사 먹지 않았고 다른 것에 돈을 썼다.




습관적인 생리적 욕구의 변화 시점, 이제는 언제든지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오징어 땅콩 과자, 어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과자이지만 멀리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당뇨 전 단계인 나에게 독이 될 수 있는 과자 생활, 코로나 19 사태 이후로 운동량도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욕심, 어느 순간 사무실에 과자들이 비치가 되면 나도 모르게 몇 개를 집어서 자리로 가지고 온다. 어떨 때는 너무 많이.

과자를 예로 들었지만 사회생활 속에서 나의 욕심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갈 기회를 내가 가져오게 되고,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 할 기회를 뺏어 버리고 있지 않은가?



과거와 현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과 나를 떠올려 보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기억나는 것들을 모두 기록으로 남겨 보고 싶지만 이상하게 생각나는 게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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