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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표 Mar 14. 2021

커뮤니케이션이말로 원래 가장 어려운 일이다

최고의 리더들이 글을 쓸 때 반드시 단계별로 나눠서 설명하는 이유

최고의 리더들은 설득을 위한 글을 쓸 때 단계별 접근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황과 문제를 100퍼센트 온전히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이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해석한다. 아무리 논리 정연하고 조리 있게 말한다고 해도 모든 메시지는 전달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되고 휘발될 수밖에 없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며, 서로 다르게 생각하며 살아온,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어.”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 흔히 하는 말이다. 이 말에는 커뮤니케이션, 즉 의사소통만 조금 더 잘되면 일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노력하면 서로 상대편 마음을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단계별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주는 <하드씽>의 저자 벤 호로위츠


하지만 본래 다른 이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상대편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일, 즉 커뮤니케이션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이다.      


상대편에게 내 생각과 진심을 전하는 일이 쉽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불완전한 의사소통 때문에 일이 점점 꼬이는 걸 보며 골머리를 썩일 이유가 없다.     


최고의 리더들은 이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이 자기 생각과 경험을 완벽하게 흡수할 수 있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최고의 리더들은 단순히 어려운 어휘 대신 쉬운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는 것 이상의 장치들을 글에 도입한다.     


그들은 기업을 경영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독자, 회사를 경영한다 해도 각각 전혀 다른 환경에서 전혀 다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간략한 설명만 듣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겪었던 연속적인 경험을 하나하나 해체해서 일의 진행 단계에 따라 넓게 펼쳐놓는다. 그런 뒤 단계마다 무엇이 자신을 두렵게 만들었고, 자신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런 행동이 불러온 결과는 어땠는지 세세하게 설명한다.      


이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자기 생각과 경험, 자신이 깨우친 교훈을 완벽하게 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일의 진행 단계를 구분하지 않고 흐르듯이 말할 때보다는 전달과 설득의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자신의 머릿속 생각을 한 방울의 손실도 없이 온전히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온갖 기법을 동원해 노력하는 리더들의 모습은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함으로써 조금씩 성과와 효율을 개선해나가는 과학자들의 모습과 같다.      


가솔린 자동차는 애초에 휘발유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19퍼센트가량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연료 통에 담긴 휘발유의 화학에너지가 엔진을 거쳐 바퀴를 굴리는 동력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의 81퍼센트는 날아가고 오직 19퍼센트만 남아 유용하게 쓰인다는 말이다.      



석탄 화력발전소의 경우엔 애초 석탄이 가지고 있는 화학에너지의 38퍼센트만 전기에너지로 변환된다.      

에너지가 다른 형태로 변환될 때마다 일정량의 에너지는 이렇게 반드시 소실된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열역학법칙에 따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될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에너지를 100퍼센트 유지하는 건 불가능하다. 고등학교 물리 교과서만 읽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에너지를 100퍼센트 온전하게 다른 형태로 변환시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단 1퍼센트, 아니 0.1퍼센트만이라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해서 연구하고, 실험하고, 발명한다.     


(이 글은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의 본문을 그대로 옮긴 글입니다.)


최고의 리더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자기 생각이 글의 형태로 변환되고, 읽는 이의 경험과 사고관이라는 필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일정 부분 소실되는 건 필연이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자기 생각을 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자신의 메시지를 최대한 잘 전달하기 위해 메시지 전달의 효율성을 극한까지 높이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적용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경험을 통해 배운 교훈을 전하고, 이로써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설득하고 돕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배워야만 하는 자세다.      


공감과 소통, 모두가 입을 모아 강조하고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이기에 누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이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경험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아무 장애물 없이 타인과 생각과 감정을 소통하는 일만큼 어려운 것도 세상에 없다. 공감과 소통이야말로 갖추기 가장 힘든 가치들이다.      


그렇기에 최고의 리더일수록 자신의 권위에 기대 일방향으로 말을 쏟아내는 대신 어떻게 하면 자신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최고의 리더들은 비즈니스를 이끌 때뿐만이 아니라 글을 쓸 때도 생산자의 관점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민한다. 그들을 최고의 자리로 이끈 가장 큰 공통점이다.


홍선표 작가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 <내게 유리한 판을 만들라>

<홍선표 기자의 써먹는 경제상식>, <리치 파머, 한국의 젊은 부자농부들>

rickeygo@naver.com



(책 <최고의 리더는 글을 쓴다>를 읽으시면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이나모리 가즈오, 레이 달리오 등 최고의 리더 19인이 글을 쓴 이유 5가지와 글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5가지 성과를 쉽고, 깊이있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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