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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May 20. 2017

벤처 투자사들과의 만남, 그리고...

에피소드 8

< 에피소드 7 보기


애초에 이 플랫폼을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실제로 이걸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많았다. 


그냥 디자이너 포트폴리오용 POC(Proof Of Concept)도 아니고, 기능이 셀 수도 없이 많은 소셜 플랫폼을 세계 각지에 떨어진 프로젝트성 팀원들과 만드는 것이었으니, 부담감도 책임감도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었다. 일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 판킹 앱을 세상에 내놓을 방법을 강구하느라 날을 새기 일 수였다. 유저가 사용하게 하려면 당연히 서비스 자체도 좋아야겠지만, 우리 서비스의 존재 자체부터 알려야 하는 게 첫걸음인 만큼, 마케팅 플랜을 세워서 유저를 모으는 것도 중요했다. 마케팅 부분 또한 한정된 자본과 인력으로 계획을 수립하다 보니, 보통 어렵지 않았다. 또한 마케팅이 성공적이 되어 혹여 유저들이 늘어난 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유지 및 관리 비용의 압박들도 어마어마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투자를 받는 것이었다.

해당 이미지는 그냥 돈들고 있는 메이웨더 선수 사진입니다. ㅋ

하지만 벤처 캐피털이라고 불리는 투자그룹이 과연 우리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를 하는 모험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에 투자 관련 일을 하는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보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투자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투자사들이 껄끄럽게 생각할만한 많은 부분을 갖추었다는 것이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자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그룹이다. 가치 투자를 하고, 미래의 가능성에도 투자를 하지만 그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에는 판단의 근거들이 분명히 수치로도 증명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도 서비스의 자체의 가치가 올라가면 재화적 가치도 함께 올라가니, 실제로 투자가 유치된다면 풀타임 운영이 가능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실낙 같은 희망을 가지고, 한국의 투자 그룹사들과의 미팅을 잡기 시작했다. 


한국의 투자 그룹의 수만 해도 적지 않고, 그들 각자의 성향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이쪽에 해밝은 지식을 가지고 있던 장호 군과 어떤 투자사와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투자사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기준으로 소셜 벤처를 추구하는 곳들과 미디어에 관심 많은 투자사들을 우선적으로 선별해 리스트로 만들기 시작했다. 또, 도움을 청할만한 인물 혹은 기관 등도 최대한 리스트로 만들어 작성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한국에서 2주 정도 지난 3월 초 최초로 미팅을 가지게 되었다. 해당 VC는 중소규모의 투자사였는데 미디어 관련 회사들에 엔젤투자를 제공하고 인큐베이팅을 하는 그룹이었다. 좋은 평판과 좋은 회사들을 갖춘 그런 그룹이었다. 우리 팀의 유상엽 씨와 최장호 군이 미팅에 동행했다.


처음 들어간 회사 내부 분위기는 꽤나 밝고 젊은 분위기였다.

곧 세분의 심사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한 프로페셔널하게 설명하고자 했고, 들어주시는 분들도 아주 진지하게 들어주셨다. 전체적인 앱의 콘셉트와 진행 상황에 대해 공유를 드린 후 미완의 프로토타입을 보여드렸고 꽤나 흥미로워하시는 눈치들이었다.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세한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잘 짰다는 말씀들을 해 주셨다. 


그리고 이어진 Q&A 


첫 번째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돌아온 팀원들의 풀타임 여부와 CTO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 들어왔다. 

나를 포함 모두가 파트타임이며 현재 기술 고문만 있고 CTO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풀타임 전환을 고려할 수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두 번째로 대선 이후에 유저 확보 계획에 대한 질문.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꾸준한 마케팅과 운영을 하면서 얻어질 데이터와 경험으로 추가될 기능들의 반영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의 시작을 위해 초기 자금이 필요해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정치라는 것이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언제는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가, 어떨 때는 순식간에 잠잠해질 수도 있고, 농사의 농번기 농한기처럼, 어려운 구간을 잘 넘길 수 있는 상황만 만들어내면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기능의 변화와 업데이트를 한 후에 다시 만나겠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내 대답은, 그 부분은 당연히 진행할 예정이지만, 현재 상황을 기점으로 평가해 주시고, 앞으로 발전 부분이 있을 때 추후 커뮤니케이션으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 입장에서 큰 기능의 업데이트와 변화가 있을 때마다 상당한 리소스와 재정적 압박이 다가오기 시작했기에 솔직히 새로운 기능과 플랫폼에 대한 거짓 약속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 시간여 진행된 미팅이 끝나고 인사를 드린 후 우리는 아지트로 돌아왔다. 함께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어땠는지 리뷰를 하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함께 희망했다. 그리고 나는 우리 팀원들에게 최소 1억은 투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투자사 측에서 받은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 내가 투자자 입장이라면 크게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여기저기서 벤처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덕목은 열정과 헌신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 팀에게는 당연히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헌신은 제한적이었다. 프로젝트성 그룹이라는 한계점이 있었기에, 이 부분이 결국 자가당착으로 작용했다. 또한, 장미 빛 미래에 대한 거짓 약속을 하는 것 또한 배임 행위라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그 이후에도 여럿 벤처 투자사들과의 자리를 가졌고, 모든 분들이 경청해 주시고, 좋은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주셨지만, 결국에 투자에 대한 부분은, 일단 서비스를 론칭하고 유저들을 모아 오면 다시 이야기해보자는 결론이었다.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솔직히 말해 그들의 논리가 옳았다.

그 즘은 내가 한국에 있는 시간이 이제 몇 주 남지 않았었던 만큼 방향을 선회해 소셜 펀딩으로 방향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투자가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아니었으므로, 추후에 펀딩으로 충당해 그 금액을 마케팅과 유지비에 보태자는 계획을 세웠다. 또 우리는 벤처 투자사들뿐 아니라 정치계에 계신 분들 혹은 언론사 등과 많은 미팅을 가지며 어떻게 하면 우리의 서비스를 세상에 잘 소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나가기 시작하는데...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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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디자인 컨설팅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 중이며, 
디자인 블로그 쌩스터 아이디어를 통해 아이디어를 소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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