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6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래도 최대한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았다. 그 결과 엔지니어들이 즐겨 찾는 여러 페이스북 소셜 그룹들을 접할 수 있었고, 그 그룹들을 통해 구인 광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에 촛불 집회 열기로 한 껏 고취된 분위기는, 감사하게도 많은 개발자 분들의 지원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작업 중인 리엑트 네이티브를 다룰 줄 아는 분들 보다는, 뜻있는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 배워 가고자 하는 분들이 많았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리엑트 툴을 다룰 줄 아는 분이 함께해, 짧은 타임라인 안에서 빠르게 달릴 사람이 간절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의 뜻있는 지원을 고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때마침, 혜성처럼 나타난 구원투수가 있었으니, 바로 유상엽 씨였다. 그는 이미 여러 스타트업에서 갈고닦은 경험과 실력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리엑트 네이티브로 앱을 개발해 본 적이 있는 유경험자였다.
그를 얻은 후 우리는 디자인적 도움을 줄 사람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혼자 사용자 경험과 비주얼 디자인까지 모두 해왔던 구조였기에 부담도 컸고,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이 디자인보다는 전체 매니징과 마케팅 스트레티지에 대한 계획 수립이었기에, 이 분야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간절했다. 그리고 앱 디자인뿐 아니라 영상까지도 할 수 있는 인력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내 머리를 스치는 실력자들이 있었으니, 이헌준 디자이너와 김혜인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Duplex 스튜디오였다. 그들은 언제든 좋은 일을 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었던 뉴욕 친구들이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보았는데 당연히 돕겠다는 거였다.
이렇게 영입된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동지들과 함께, 우리는 다시 탄핵 전 서비스 런칭을 맞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다시금 민석 씨, 주리 씨, 장호 씨, 지영 씨, 건희 씨 모두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최고로 열심히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에 가서 사람들과 함께 몸으로 함께 부딪혀 가며 작업을 최대한 뽑아내야 할 타이밍이라고.
그래서 모아뒀던 휴가와 2017년도 휴가를 모두 모아서,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한 달 일정의 휴가를 회사와 조율했다. 다행히도 내가 9개월간 리드해 오던 프로젝트가 2월 초에 끝나기로 되어, 내 한국 일정이 어렵게 컨펌되었다. 지난 초겨울 한국을 방문한 후 몇 달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게 되는 것이었다. 사실 걱정이 많이 앞섰다. 개인적 일들도 몇 가지 겹쳐, 몸과 마음이 조금은 지쳐있기도 했었는데, 허리 디스크가 갑자기 비행기 타기 2주 전에 발발한 것이었다. 장장 14시간 반의 비행은 솔직히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다. 비행기를 타기까지 남았던 기간 나는 거의 매일 아침저녁으로 수영장에서 헤엄치며 허리 운동과 스트레칭 등으로 비행에 대비하기 시작했고, 진통제와 수면제를 함께 복용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도착한 2월의 한국.
인천 공항에 도착해 상수역 근처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숙소 밖 창문을 보자, 공교롭게도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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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상인은 현재 뉴욕의 Deloitte Digital에서 Studio lead(Associate Creative Diretor)로 일하고 있으며, 미주 지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비영리 예술가 단체 K/REATE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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