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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투시 May 06. 2023

이케아가 브랜드의 변신을 실천하는 방법

가벼운 소비의 대명사였던 이케아는 어떻게 리브랜딩에 성공했을까?


1943년 작은 우편 주문 회사로 시작한 IKEA(이케아)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약 9500개의 다양하고 혁신적인 홈퍼니싱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케아는 북유럽 스타일의 실용적인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운반하고 제작해 조립하는 DIY 판매 방식과 모든 구성품을 납작한 형태로 포장하는 ‘플랫 팻킹(Flat-Packing) 이라는 포장 방식으로 원가를 절감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전 세계 54개국에서 372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홈퍼니싱 브랜드로 성장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다양한 홈퍼니싱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이케아의 경영 철학은 쓸만한 품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해 자주 바꿀 수 있는 가구 브랜드의 대명사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는 이케아 광고(2016)

하지만 ‘저렴하게 사서 부담없이 쓰고 빨리 바꾸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이케아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


‘‘많은 사람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를 실천하기 위한 이케아의 비전은 사람과 지구를 보호하는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실천이 되고 있다.

이케아의 모든 제품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5가지 요소를 고려한다.


‘지속가능성,디자인,기능,품질,낮은 가격’ 등 5가지를 고려하는 ‘데모크래틱 디자인(Democratic Design)’ 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케아 제품의 중요한 디자인 철학이다.


낮은 가격과 쓸만한 품질의 실용적인 가구를 필요할 때마다 자주 바꿔쓸 수 있는 ‘가벼운 소비'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가치를 내세웠던 이케아는 한때 지속가능성 이슈에서 가장 공격받기 쉬운 브랜드였다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던 이케아가 지금은 어떻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가장 중요한 브랜드 성공의 핵심 목표로 삼는 브랜드가 되었을까?


‘‘재활용의 아름다운 가능성'을 선언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어떻게 이케아가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이케아'’가 되기 위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지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이케아가 진행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이케아의 변신'을 살펴봤다.

IKEA Lamp (2002)

버려진 램프는 결코 불쌍하지 않다


한 여자가 방구석 테이블 위에 켜진 램프로 다가오고 전선을 뽑아 램프의 불을 끄고 램프를 들고 나간다.그리고 여자는 집 앞 쓰레기통 옆에 램프를 두고 집으로 들어간다.


집 앞에 버려진 램프..비가 거세게 내리는 밤에 여전히 버려진 채로 램프를 비추고 램프를 버린 여자가 새로운 램프를 사용하는 모습과 함께  마치 버려진 램프가 자신을 버린 주인을 처량하게 올려다 보는 것처럼 보인다.

IKEA Lamp(2002)

주인에게 버림받은 램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순간…

갑자기 한 남자가 등장해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램프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거에요.그건 미친 겁니다.이 램프는 감정이 없어요. 새 것이 훨씬 더 좋아요'


Many of you feel bad for this lamp. This is because you’re crazy. This lamp has no feelings. And the new one is much better.


그리고 이케아 로고와 함께 보이는 카피 ‘unboring’


지난 2002년 미국 시장에서 이케아의 입지는 크지 않았다. 가격이 비싸고 내구성이 좋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선호하던 미국인들에게 이케아는 저렴한 가격으로 쓸만한 품질의 가구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인식되었다.


이케아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하려면 가구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가구는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언제든 쉽게 선택해서 구매하고 원할 때는 언제든 자주 바꿔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다.

IKEA ‘unboring' 캠페인

이케아는 유명 글로벌 광고 대행사 Crispin Porter + Bogusky와 손을 잡고 존 말코비치 되기,그녀(her) 등을 연출했던 미국의 감독 ‘스파이크 존즈' 감독에게 새로운 광고의 연출을 맡겼다.


지난 2002년 9월 미국 전역에 60개의 새로운 IKEA 매장을 개장하는 것과 동시에 공개된 이케아의 광고는 미국 가구 시장의 트렌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케아는 미국인들에게 가구는 한번 구매하면 오래 사용해야 한다는 집착은 고정관념이며 ‘가구는 더 쉽게, 더 자주 바꿀 수 있는 소모품’이라는 점을 효과적으로 알리며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이케아 광고가 방영된 기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이케아 제품의 판매가 8% 증가할 정도로 대중적인 관심 뿐 아니라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새로운 구매를 창출하는데 성공하며 이케아가 미국 시장에서 3위의 브랜드 가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IKEA Lamp2 (2018)

버려진 램프가 다시 돌아왔다

16년 만에 제작된 이케아 광고의 속편


광고는 길가에 버려진 채 비를 맞고 있는 바로 빨간색 램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쓰레기차에 실려가기 직전에 노란색 장화를 신은 소녀가 램프를 수레에 실어 집으로 가져가고 새로운 전구를 끼워 불을 다시 밝힌다.

IKEA Lamp2 (2018)

소녀는 램프를 이용해 그림자 놀이를 하고 책을 읽고 친구들과 카드 게임을 하고 소꿉장난을 하는 등 단지 어두운 공간을 밝게 하는 조명으로서가 아니라 어느새 소녀의 일상에서 늘 함께 하는 존재가 된 모습으로 보인다.


길가에 버려졌다가 다시 안락한 집에서 머물 곳을 찾게 된 램프의 모습을 따뜻하게 비추는 순간 16년 전 램프의 광고에 등장했던 바로 그 남자가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 나이가 들어버린 모습으로 나타나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램프를 보고 행복감을 느낄 거에요.그건 결코 미친 것이 아니에요.물건을 재활용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죠."


“Many of you feel happy for this lamp. That's not crazy. Reusing things is better."


그리고 광고가 끝이 나면서 이케아 로고와 함께 슬로건이 보인다.

‘The beautiful possibilities(아름다운 가능성)’

‘언제든 쉽게 선택해서 구매하고 원할 때는 언제든 자주 바꿔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며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가치'를 강조했던 이케아


하지만 1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시대는 바뀌었고 많은 사람들이 가치 소비와 환경 보호를 제품 구매의 중요한 이슈로 여기게 된 상황에서 이케아가 내세웠던 ‘가볍게 구매할 수 있는 가치''는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이렇게 소비에 대한 생각과 가치가 크게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여 이케아도 지난 2018년 비즈니스의 변화를 모색한다.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전략(People & Planet Positive Strategy)’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 ‘자원순환 지원 및 기후변화 대응’, ‘공정하고 포용하는 사회’ 등 3가지 분야에서 큰 변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케아는 비즈니스 전략의 대담한 변화를 보다 특별한 방식으로 알리기 위해 과감한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케아는 캐나다에서 새로운 광고 대행사 Rethink와 손을 잡고 16년 전,지난 2002년 미국 가구 시장의 트렌드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기여하며 이케아의 전설적인 광고로 평가 받았던 ‘램프(Lamp)’ 광고의 속편을 제작한다


‘램프에는 감정이 없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고 새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했던 이케아는 '물건을 재활용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라며 16년 전 제작된 광고의 ‘재활용’을 통해 ‘아름다운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다양한 디자인의 가구들을 부담없이 구매하고 사용하고 바꾸는 즐거움'에 대한 브랜드의 약속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케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케아는 ‘버려진 램프를 다시 살린' 램프 광고의 속편을 통해 사람들이 제품을 더 오래 보관하고 더 오래 사랑하는 것과 그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야기하면서 비즈니스 전략의 변화를 확고하게 선언했다.


이케아는 비즈니스 뿐 아니라 모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지구에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면서 ‘사람과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이케아의 제품과 지속가능한 생활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하는 것에 집중한다.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이케아'가 되겠다는 브랜드의 비전과 약속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이케아의 마케팅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이케아 가구에 새로운 삶의 기회를 만들다

이케아 제품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자원순환 프로젝트

Ikea ‘Buy back Friday’ (2020)

이케아는 지난 2020년 세계 최대의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이케아 제품의 구매와 사용에 획기적인 전환을 만들어내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고객이 오래 사용했거나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이케아 중고 가구를 이케아가 직접 매입해 다른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것이다.

Ikea ‘Buy back Friday’ (2020) 프로모션 영상

완전히 조립된 상태의 이케아 중고 가구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반품된 제품의 상태에 따라 매입 가격이 정해지고 이케아는 중고 가구의 매입 금액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환불카드)를 지급한다

Ikea ‘Buy back Friday’ (2020) 케이스 영상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11월 27일~12월 3일) 영국,호주,덴마크,네덜란드,한국 등 전 세계 27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 이케아의 바이백(Buy back) 캠페인은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고 중고 제품의 수명을 연장시키며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약속을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이케아의 제품이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견고하게 만들어졌다는 점도 효과적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고객이 사용한 IKEA 가구를 매입 후 재판매해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는 자원순환을 위한 서비스 ‘바이백' 프로그램은 ‘자원순환 허브’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자원순환 허브는 고객이 오래 쓴 가구에 두 번째 기회를 주도록 도와 새로 구매하는 제품의 수를 줄여나가는 이케아의 매장 내 공간으로 자원순환 허브를 통해 고객들은 단종된 품목부터 이전 전시제품까지 다양한 제품에 대한 혜택을 알아볼 수 있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이케아 가구를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관리 또는 청소 방법, 커스터마이징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이케아는 2030년까지 자원순환형 리테일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제품에 자원순환 디자인 원칙을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제품을 수리, 업그레이드, 커스터마이징하여 보유하고 있는 제품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버려진 이케아 가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다

IKEA Trash Collection (2021)

IKEA는 ‘완전한 자원순환을 이루는 2030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재활용해야 할 때까지 수년 동안 사용 및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미션을 갖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 2021년 노르웨이에서 ‘자원순환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분명한 의지를 과감한 아이디어를 통해 실천하면서 이케아의 고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 캠페인을 진행했다.

IKEA The Trash Collection(2021) 프로모션 영상

노르웨이에서만 매년 약 300만 개의 가구가 버려지고 그리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를 일회용 제품으로 인식하는 상황 속에서 이케아는 가구를 얼마든지 쉬운 방식으로 재활용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다 과감한 방식으로 알렸다.

캠페인의 상세한 과정을 살펴보자


이케아는 이틀 간 오슬로 지역 주변의 길모퉁이,쓰레기 더미와 매립지,공원,해변을 찾아 실제로 버려진 이케아 가구를 찾아 회수했고 버려진 16개의 가구들을 조금의 수리 작업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IKEA The Trash Collection(2021) 케이스 필름

그리고 이케아는 완전히 버려졌다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16개의 이케아 가구에 ‘The Trash Collection 2021’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폐기된 이케아 제품의 현장을 담은 실제 사진과 함께 장소.수리 작업, 새로운 제품 대비 중고 가격을 알려주는 광고를 제작했다.

버려졌다가 새롭게 생명을 얻은 16개의 ‘The Trash Collection’ 소개하는 광고는 디지털과 프린트,옥외 매체를 통해 집행되었고 이케아는 캠페인 사이트에서 고객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가구를 이케아에 판매할 수 있는 ‘바이백’ 서비스를 안내하고 이케아 고객이 가구 제품을 쉽게 수리해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캠페인의 성과는 정량적인 수치로도 확인이 되었다.


캠페인 후 이케아 중고 가구 판매량은 2배로 증가했고 3,000개 이상의 가구가 ‘‘The Trash Collection’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가구 수리를 위한 무료 부품의 온라인 주문은 매주 20% 증가했다.

이케아는 수많은 가구들이 너무나 쉽게 폐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부품 몇개 만으로 쉽게 가구를 수선하는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쉽게 이케아 가구의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한편 이케아가 지속가능성을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케아 예비 부품 주문 웹사이트

갈 곳을 잃은 가구들을 위한 새로운 집을 찾다

IKEA ‘The Life Collection 2022’


이케아 노르웨이는’ Trash Collection’ 캠페인을 진행한 지 1년 후 지난 2022년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이 원하지 않는 이케아 가구를 ‘다시 사겠다는(Buy back)’ 약속을 이야기한다.

IKEA ‘The Life Collection 2022’ 프로모션 영상

이번엔 'THE LIFE COLLECTION’ 이라는 컬렉션 이름이 붙여진 이케아의 가구들을 내세웠다.


이케아의 고객이 다양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 없게 되었거나 원하지 않게 되어 주인을 잃은 채로 방치가 되었던 가구들이다.

이 가구들에게는 저마다 특별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4년째 창고에 버려진 채로 남겨진 의자,복도에 3년 동안 방치된 책장,커플의 이혼으로 2021년 가을에 버려진 침대 프레임,누군가 조립을 하다 포기해버린 선반,2021년 5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파산한 회사의 텅빈 사무실에 남겨진 서랍장,금주 결심으로 쓸모가 없게 된 와인 선반,여자 친구의 취향에는 맞지 않아 버려질 예정인 사무용 의자,2021년 10월 누군가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진 식탁 의자, 육아 공간이 부족해서 집 밖으로 옮겨진 이동식 서랍장

이케아는 여러 가지 사연 때문에 방치되거나 버려졌지만 이케아가 다시 매입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가구들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새로운 고객을 찾는 중고 가구의 가격을 함께 소개했다.


이유가 어찌 되었던 간에..어떤 사연이 있던 간에 누군가가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면 이케아가 가구의 ‘새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케아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가구를 이케아가 다시 구매하는 바이백 서비스와 이케아의 고객이라면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이케아 중고 매장(자원순환 허브)에서 중고 가구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새로운 컬렉션 캠페인을 통해 알렸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사용할 수 없게 되었던 이케아 가구들을 다른 누군가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새로운 삶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메시지를 통해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이케아의 지속가능한 생활을 제안했다.


조립 설명서가 아닌 분해 설명서

IKEA ‘disassembly instructions’(2021)

이케아는 2030년을 목표로 재사용 및 재활용 자원을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기존 제품의 생산 방식을 계속해서 재설계하는 연구를 통해 고객이 재사용, 수리, 재조립,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이케아는 영국에서 가구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조립 설명서가 아니라 제품을 보다 쉽게 분해할 수 있는 ‘분해 설명서(disassembly instructions)’다

가구를 조립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조립한 가구를 분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사를 하거나 공간을 옮겨야 하는 경우 조립된 가구의 분해가 필요한 상황에서 가구를 제대로 분해하지 못하면 가구가 파손되거나 버려질 가능성은 크게 높아진다.

그런 상황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자신이 사용하던 가구를 버리고 새로운 가구를 하게 될 것이고 많은 가구가 버려져 쓰레기가 되고 고객은 불필요한 소비를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이케아는 영국에서 이케아 가구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가구의 분해가 필요한 경우 쉽게 분해할 수 있도록 ‘분해 설명서'를 제작해 이케아 웹사이트에서 다운받을 수 있게 했다.

이케아 분해 설명서는 ‘BILLY 책장, BRIMNES 침대, LYCKSELE 소파 베드, MALM 말름 책상, PAX/팍스 옷장, POÄNG 포엥 의자’ 등 이케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가 되는 6가지 제품에 대한 분해 방법들을 담았다.


이케아는 분해 설명서를 활용해 이케아 가구를 사용하는 누구라도 쉽게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이케아의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케아의 분명한 목표를 보다 진정성 있게 보여주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요리책

IKEA The ScrapsBook(2021)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1년에 식량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에서 남아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전 세계 음식 생산량의 1/3인 13억 톤에 달한다고 한다.

지난 2021년 이케아는 캐나다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요리를 하게 되어 가정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버려지는 음식물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특별한 요리책을 제작했다


친환경 요리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북미 전역의 10명의 셰프들과 손을 잡고 만든 The ScrapsBook라는 이름의 요리책은 음식을 만들고 남은 작은 음식물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50가지 레시피를 담았다.

IKEA The ScrapsBook(2021) 케이스 필름

멍든 사과 속, 과일 껍질, 오래된 콩, 당근의 끝부분, 너무 익은 채소 등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이 버려지는 잔여 음식물을 활용해 다른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와 가정에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한 삽화가 담긴 214 페이지 분량으로 제작해 온라인 사이트와 Apple Books, Google Play Books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또 이케아는 잉크와 종이 소재 등 친환경 공정을 거쳐 제작된 종이 요리책을 300권 한정으로 제작해 로열티 프로그램 회원에게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했다.

집의 중심이 되는 주방에서 쓰레기를 없애고 자원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모두가 더 쉽고 편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버리는 작은 것들로 만들 수 있는 요리책'이라는 솔루션을 통해 ‘낭비하지 않는’ 생활의 실천을 설득력있게 제안했다.

이케아 제품을 새롭게 활용하는 방법

IKEA 'REPURPOSEFUL INSTRUCTIONS'(2021)

지난 2021년 이케아는 캐나다에서 버려질 수 있는 가구나 기타 품목들을 집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IKEA REPURPOSEFUL INSTRUCTIONS(2021) 프로모션 영상

‘REPURPOSEFUL INSTRUCTIONS’라는 이름의 설명서는 초급,중급,고급 등 3단계의 난이도에 따라 이케아의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조립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정리한 것으로

BLANDA MATT 샐러드 그릇으로 만드는 새집, FABRIKOR 유리 수납장으로 만드는 테라리움, IVAR/이바르 수납장으로 만드는 벌집, IKEA의  FRAKTA 블루 쇼핑백으로 만드는 정원 등 12개의 이케아 제품을 완전히 새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IKEA REPURPOSEFUL INSTRUCTIONS(2021) 프로모션 영상

이케아의 조립 설명서와 동일한 방식으로 직접적인 설명 없이 간단한 그림으로만 제작된 ‘용도 변경 설명서'는 이케아 캐나다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했다.

IKEA REPURPOSEFUL INSTRUCTIONS(2021) 케이스 필름

이렇게 이케아는 이케아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이케아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재활용/재사용의 가치를 쉽게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이케아는 글로벌과 로컬에서 제작되는 광고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고 지속 가능한 행동의 힘’을 이야기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이케아의 제품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안하고 있다.

IKEA Fortune Favours the Frugal(2021)
IKEA Bottles(2020)
IKEA Waste(2020)
이케아 재팬 '내가 기쁘다 지구가 기쁘다'(2021)
이케아 재팬 '순식간에 좋은 매일'
IKEA Don't let the Holidays go to waste(2020)


얼마되지 않은 과거에 쓸만한 품질의 다양한 가구 제품을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케아에 대한 이미지는 ‘부담없이 자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이케아도 변했다.


이케아는 ‘가벼운 소비'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전략을 약속하며 실천하고 있다.


이케아는 이제 브랜드의 성공이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하거나 개선하여 보다 저렴하고, 접근 가능하며,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케아의 모든 브랜드 전략은 '많은 사람들을 위한 더 좋은 생활을 만든다'는 이케아의 비전을 지속적으로 담고 있으며 홈퍼니싱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지속 가능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이케아 제품을 제안하고 작은 변화를 통해 쉽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람과 지구를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집중한다


‘부담없이 사서 자주 바꿀 수 있는 소비재'로 취급받던 이케아는 보다 대담하고 혁신적이면서 또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람과 지구에 친화적인 이케아’가 되겠다는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브랜드의 변신’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글로벌 홈퍼니싱 브랜드 ‘이케아의 변신’은 과거의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케아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탐색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브랜딩을 고민하는 기획자나 마케터에게 좋은 영감을 준다.


저의 첫 책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이 출간 되었습니다. 


저의 책이 기획자,마케터가 일과 일상에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브랜드와 레퍼런스를 탐색하는 방법을 찾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 책 정보/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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