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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투시 Jun 02. 2023

치토스가 제품 결점을 강력한 브랜드 경험으로 바꾼 방법

제품 결점을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으로 탈바꿈시킨 치토스의 반전 마케팅

미국  FritoLay(프리토레이)가 1948년에 개발한 스낵 브랜드 CHEETOS(치토스)는 우리에겐 치타 캐릭터(체스터)가 등장해 '언젠간 먹고 말거야~'라는 멘트를 날리는 광고가 떠오르는 친근한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1988년 오리온과 프리토레이가 합작사를 설립해 처음으로 선보였고 2004년에 양사가 결별해 국내에서 단종이 되었다가 2004년 롯데제과가 프리토레이와 손을 잡고 국내 시장에서 제조,판매를 하고 있다.

CHEETOS(치토스)는 짭짤한 맛의 치즈가루가 특징인데,이 과자의 결점이라면 결점일 수 있는 것이 바로 과자를 손으로 먹다보면 이 오렌지 컬러의 치즈가루가 부스러기처럼 손에 잔뜩 묻게 된다는 것이다.

과자를 먹을 때 손에 지저분하게 묻게 되는 치즈가루는 깔끔하게 과자를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회피하고 싶은 부정적인 것,결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데 CHEETOS(치토스)는 손에 묻는 이 '치즈가루'를 오히려 더 부각시켜 치토스에 더 강력한 개성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성공한다.


그렇다면 치토스는 어떻게 브랜드의 결정적인 결점이 될 수 있는 지저분한 치즈 가루를 '브랜드를 강렬하게 어필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부각시켰는지 치토스의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살펴보자

치토스 Cheetle 대선언 (2020)

지난 2020년 1월, 치토스의 캐릭터 '체스터'가 등장해 과자를 먹을 때 손에 묻는 치즈가루를 '치틀(cheetle)'이라고 선언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며 치토스의 치즈가루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붙였다.

치토스라는 과자의 브랜드 네임처럼 치토스의 맛을 좌우하는 이 치즈가루에도 '치틀(cheetle)'이라는 고유명사를 붙이면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슈 메이킹을 시작했다.

치토스의 과자 부스러기 - '치틀(cheetle)'을 보다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지난 2020년 슈퍼볼(Super Bowl) 시즌이다.


CHEETOS(치토스)는 미국의 레전드 래퍼 MC HAMMER(MC 해머)의 1990년 힙합 히트곡  'U CAN'T TOUCH THIS'를 배경음악으로 활용하고 MC 해머도 직접 출연하는 슈퍼볼 광고를 선보였는데 광고는 치토스 과자를 먹던 남성이 우연히 치토스를 이용해 귀찮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알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치토스를 먹던 남자가 손에 치즈가루-'치틀(cheetle)'이 손에 묻게 되는데 이를 본 상사가 업무 요청을 하려다가 치틀이 잔뜩 묻은 손을 보고서는 업무 지시를 포기하는데 


남자는 그 이후로 누군가 자신에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요청하게 되면 (친구의 이사를 도와주는 것,무거운 역기를 들며 운동하는 친구 서포트하기, 우는 아기를 안아주는 것 등) 치토스 과자와 함께 '치틀(cheetle)'이 잔뜩 묻은 자신의 손가락을 보여주면서 'cheetle'을 핑계로 하고 싶지 않은 일에서 벗어나게 된다.

Cheetos 'Can't Touch This' 슈퍼볼 광고 (2020)

MC해머의 'U CAN'T TOUCH THIS'와 노래 타이틀과 가사가 치토스의 과자 부스러기-'치틀(cheetle)'이 묻어서 그 어떤 것도 만질 수가 없다 -는 광고 속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치토스는 '치틀(cheetle)'를 과자를 먹을 때 '손에 묻게 되는 피하고 싶은 과자 부스러기'가 아닌 치토스 과자의 차별화된 맛과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이슈 메이킹의 소재로 더 크게 부각시키는데 성공한다.

Cheetos 'Can't Touch This' 캠페인 케이스 필름

치토스는 유튜브와 TV를 통해 슈퍼볼 광고를 온에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치틀'을 디지털에서도 신선한 브랜드 이슈로 부각시키며 재미있는 브랜드 경험으로 바꾸는 디지털 캠페인도 함께 진행했다.

Cheetos 'CHEETLE ID'(2021)

'치틀'로 치토스의 찐팬임을 인증하라!

2021년 7월, Cheetos는 adidas(아디다스) 그리고 글로벌 아티스트 Bad Bunny와 손을 잡고 독점 패션 컬렉션 라인 The Cheetos x Bad Bunny Collection by adidas를 출시할 예정이었다.


온라인에서 새로운 컬렉션을 발매할 때마다 봇과 리셀러가 제품들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던 Cheetos는 치토스의 콜라보 컬렉션을 진정한 팬들이 구매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Cheetos 'Cheetle iD'(2021) 케이스 필름

치토스는 치토스를 즐겨 먹는 팬들의 손끝에서 답을 찾았다.

'CHEETLE ID' 참여 프로세스

치토스를 먹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손가락에 치토스의 오렌지색 가루 '치틀(cheetle)'을 남길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떠올렸고 치토스는 사람들의 손가락에서 치틀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해 '리얼 치토스 팬 감지기(real-Cheetos-fan detector)'를 만들었다.

그리고 adidasx Cheetos x Bad Bunny 컬렉션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은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 방문한 후 모든 스마트폰,노트북 등 모든 디바이스의 카메라에 치토스의 치틀이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고 치토스의 팬임을 인증 받은 후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자동화된 소프트웨어 봇'은 결코 할 수 없는 진짜 치토스의 팬이라는 사실을 인증한 사람만이 패션 컬렉션 구매 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게 한 'CHEETLE ID' 캠페인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치토스는 향후 패션 협업, 신제품 출시 및 라이브 이벤트를 진행할 때 Cheetle iD를 꾸준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heetos 'Hands-free'(2022)

핸즈프리 기술에 영감을 준 건 바로 '치토스'

핸즈프리 기술은 Apple, Tesla, Amazon과 같은 빅테크 기업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다


자율 주행 자동차부터 애플 시리,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와 같은 음성 비서 그리고 애플의 Face ID와 같은 안면 인식 기술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나 패션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치토스는 지난 2022년  '모든 핸즈프리 기술의 영감이 사실 치토스 때문에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 '우리가 공로를 인정 받아야 하는 아닐까?' 라는 재미있는 발상으로 치토스의 치즈가루 '치틀(cheetle)'를 재미있게 떠올리며 경험할 수 있는 통합 캠페인을 전개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전면 광고를 통해 시대를 혁신적으로 바꾼 다양한 핸즈 프리 발명품들이 사실 치토스에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닌가라는 장난기 섞인 화두를 던졌다

Cheetos Hands-free(2022) 프로모션 광고 

그리고 자동문,무인 자동차,로봇 청소기,안면 인식 기술 등의 핸즈 프리 기술이 치토스를 즐겨 먹는 사람들의 경험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60초 분량의 TV/온라인 광고를 공개했고 소셜미디어에서는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스마트폰의 핸즈프리 사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배포했다.

치토스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핸즈프리 기술이 치토스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전방위적인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했다.

Cheetos Hands-free(2022) 캠페인 케이스 필름 

디지털에서는 유튜브와 검색 광고를 절묘하게 활용했다.

Cheetos Hands-Free 뉴욕타임스 신문 광고 

유튜브에서는 첨단 기술과 관련된 콘텐츠를 검색한 사용자가 영상을 보기 전에 치토스의 치틀이 묻은 손가락을 펼친 이미지와 메시지가 보이는 프리롤 광고를 볼 수 있게 했고 구글에서는 핸즈프리와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하면 치토스가 노출이 되도록 했다.

옥외광고를 집행한 방식도 너무 재미있는데 핸즈프리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한 애플,테슬라 등과 같은 빅테크 기업의 본사나 매장 앞에서는 이동식 차량을 활용한데 이어 지하철역과 옥외 건물 등을 포함해 '핸즈프리 기술 개발 시작은 치토스가 아닐까'라는 메시지를 오프라인에서도 확산시켰다.

그리고 치토스는 Amazon과 손을 잡고 매월 3월에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전 세계 문화 산업과 기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행사인 SXSW(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에서 다양한 '핸즈 프리' 기반의 라이프 스타일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핸즈프리 하우스(Hands-Free House)"를 행사를 진행했다.

Cheetos 'Hands Free House' 티저

치토스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첨단 기술을 소재로 치토스의 상징인 '치틀(cheetle)'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 'Hands-free' 캠페인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포함해 10억 건 이상의 미디어 노출 효과를 달성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Cheetos 'Cheetle in Cheadle'(2022)

캐나다 작은 마을에 세워진 치토스 대형 동상 

지난 2022년 10월,캐나다 앨버타주에 위치한 인구가 100명도 안되는 'Cheadle(치들)'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 'Cheadle(치들)'은 수많은 미디어가 찾는 화제의 장소로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바로 대형 치토스 조각상이 이 마을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Cheetos 'Cheetle in Cheadle' 케이스 필름 

높이가 17피트(5m)에 달하는 이 치토스 조각상은 손가락으로 거대한 치토스 과자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손가락 끝에 치즈가루 '치틀(Cheetle)'이 묻어있는 모습까지 실감나게 재현이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 대형 치토스 조각상이 세워지게 된 것일까? 

이것은 모두 치토스가 치밀하게 준비한 마케팅이었다. 


치토스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모두가 치토스의 대명사인 치즈가루 '치틀(Cheetle)'에 대해 알고 있지만 캐나다 지역에서는 오직 1.4%만이 '치틀'이라는 이름에 대해 알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치토스는 캐나다에 치토스의 '치틀(Cheetle)'과 이름이 거의 비슷한 'Cheadle(치들)'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 곳에 치토스의 상징인 '치틀(Cheetle)'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과시하기 위해 대형 치토스 조각상을 세웠다.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 세워진 치토스 조각상에 대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수많은 미디어에서 치토스를 실감나게 재현한 조각상을 다루는 소식을 전했고 치토스의 팬을 포함해 캐나다 전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치토스 조각상과 셀카를 찍기 위해 Cheadle(치들)'을 찾았다.


캐나다 작은 마을 'Cheadle(치들)'에 세워진 치토스 '치틀(Cheetle)' 조각상에 대한 이야기는 순식간에 캐나다를 넘어 북미 그리고 전 세계의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었다.

그리고 치토스 '치틀(Cheetle)' 조각상의 등장은 온라인 검색 결과에도 변화를 만들어냈다.


캐나다 마을 Cheadle(치들)을 소개하는 Wikipedia 페이지에 '치틀(Cheetle)' 조각상에 대한 소식이 업데이트 되었으며 Google 지도에서는 "역사적 랜드마크"로 지정이 되었고 심지어 헐리우드 영화배우 '돈 치들(Don Cheadle)'의 Wikipedia 프로필 사진의 배경으로 추가되었다.

치토스는 과자를 먹을 때마다 손가락에 묻는 작은 부스러기 '치틀(Cheetle)'이 '치토스의 자부심이자 상징'이라는 점을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유쾌한 방식으로 알리는 데 성공했다.

Cheadle, Alberta 위키피디아 정보에 추가된 치토스 Cheetle 동상 

(치토스의 대형 조각상 '치틀(Cheetle)'은 'Cheadle(치들)'에 이어 캐나다의 다른 지역을 돌며 전시가 되고 있다.)

치토스는 과자를 먹을 때 손에 잔뜩 묻어나 다소 부정적인 결점이나 경험의 요소가 될 수 있는 '과자 부스러기' - 치틀(cheetle)'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브랜드 '치토스'의 상징적인 요소로 활용해 매번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내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치토스'를 새롭게 정의하는데 성공했고 소비자에게는 치토스 과자를 먹는 경험 자체를 신선하고 재미있는 소비 문화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치토스가 '치틀(cheetle)'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은 제품 경험에서 부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는 요소나 제품의 구매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갖지 않는 작은 요소들을 오히려 '강력한 브랜드 경험'의 요소로 부각시키며 브랜드,제품의 선호도를 크게 높이는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브랜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연 주목할 만하다.


저의 첫 책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이 출간 되었습니다. 


저의 책이 기획자,마케터가 일과 일상에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브랜드와 레퍼런스를 탐색하는 방법을 찾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 책 정보/구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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