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알고 다루기] 목차
1. 분노의 정의와 이론적 관점 (brunch.co.kr)
2. 분노는 어떨 때 생기는가? (brunch.co.kr)
3. 분노가 일으키는 반응 (brunch.co.kr)
4. 분노를 터트린다는 것 (brunch.co.kr)
5. 분노를 억누른 다는 것 (brunch.co.kr)
6. 분노 표출 행동의 선택 (brunch.co.kr)
7. 분노를 적절하게 드러내는 것의 필요성 (brunch.co.kr)
8. 분노와 공격의 관계 그리고 남녀의 차이 (brunch.co.kr)
9-1. 일어난 분노를 조절하기(인지행동 중심) (brunch.co.kr)
9-2. 일어난 분노를 조절하기 (이런저런 방법들) (brunch.co.kr)
(참고) 분노와 분노 표현에 대한 심리학 연구 개관(요약) (brunch.co.kr)
1. 분노의 정의와 이론적 관점
[분노란 무엇인가]
분노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감정이고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정의하고 설명하려고 하면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분노라고 하는 감정은 실제 복잡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분노를 ‘자기 자신이나 사회에 부당하거나 고의에 의한(라고 인지된) 물리적 또는 심리적인 침해에 대한 자기 방어 또는 사회적 유지를 위하여 환기된 심신의 준비상태’라고 정의하고 이렇게 정의를 내리는데 그 근거가 되는 4가지 관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분노에 관한 4가지 관점]
분노는 기본 감정으로 불리는 놀람. 기쁨, 공포, 혐오. 슬픔 등 가운데 하나라고 심리학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몇 가지 측면으로 구성되는 다층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노도 마찬가지로 크게 봐서 4가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인지, 생리, 진화, 사회의 관점입니다.
분노를 이해하기 위한 4가지 관점
[분노는 언제 일어나는가 – 인지적 원인]
사람은 어떤 경우에 화를 내는가 하는 인지적 원인에 초점을 두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분노의 대상(경험)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가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분노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게 취급을 받았을 때 생기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신체적 변화(심박수 호흡수, 혈압 등의 증가라고 하는 생리적 각성)가 일어나도 그것 만으로 화가 났다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변론술]에서 고의성이나 부당성과 같은 인지적 측면에서 분노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진화론 계통의 정의를 내린 이자드(Izard, 1996)와 사회적 구성주의의 애베릴(Averill, 1982, 1983)과 같은 학자도 고의성이나 부당성의 인지는 분노의 필요불가결 요소라고 하고 있습니다. 분노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인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추후 상세하게 다루겠습니다.
[분노가 생기면 어떻게 되는가 – 생리적 특성]
앞에서 잠깐 언급한 신체적 변화(생리적 각성)라고 하는 관점에서 분노라는 현상을 보겠습니다. 여기서는 사람은 화가 나면 어떻게 되는가 라는 생리적 특성에 주목합니다. 정의를 내리자면 분노는 ‘긴급사태에 대한 교감신경계의 활동 항진을 중심으로 한 신체의 준비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분노는 통상 심장이 두근두근거리고 호흡이 가파지는 등의 상태가 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캐논(Cannon, 1929)이라는 학자는 이것을 투쟁-도주 반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체내 환경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에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2가지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긴급사태에 부딪히면 교감신경계의 활동이 활성화됩니다. 그에 따라 부신 수질이라는 기관에서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의 분비가 증가합니다. 그 결과 심박, 혈압의 상승, 호흡수의 증가, 소화활동의 억제, 동공의 확대, 골격근의 혈류량 증대, 털이 곤두서고 땀이 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노바코(Novaco, 1994)는 분노란 이러한 신체적 변화(생리적 각성)와 적의성適宜性(고의성, 부당성)의 인지, 두 가지에 의해 생기는 주관적인 감정상태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신 속질(영어: adrenal medulla) 또는 부신 수질은 부신의 안쪽을 차지하는 부분으로, 부신 바깥의 부신 겉질에 둘러싸여 있다. 부신 속질은 흥분된 교감 신경계의 신경자극에 의해 혈액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을 분비한다. 이중 대부분은 에피네프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다.
[분노는 왜 생기는가 – 진화적 기능]
진화적 관점에서도 분노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진화론이라면 다윈의 자연 도태설 이론에 기초한 관점입니다.
자연도태란
1 생물에는 개체 간 차이가 있고(변이)
2 그 개체 간 차이는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해지고(유전)
3 생물은 생존 가능한 수보다 많은 자손을 놓기 때문에 개체 간 생존. 번식을 둘러싼 경쟁이 생기기 때문에(경쟁)
4 보다 생존 번식능력이 뛰어난 개체의 자손이 집단에 확산된다(적응)라고 하는 주장입니다.
이 자연도태의 기본적인 단위는 개체가 아니라 유전자입니다. 그리고 집단 내 유전자의 빈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진화라고 합니다. 진화론에 기초하여 생각하면 인간의 행동과 감정도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이런 진화의 과정을 거쳐 갖추어져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진화론적으로 보면 인간에게 분노라는 감정이 남겨져 있다는 것은 이것을 갖고 있음으로써 각 유전자 또는 각 개체의 자연도태상 유리함(적응도=생존율 X번식률)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됩니다.
분노는 ‘침해에 대한 방어를 위해 경고로서 환기된 심신의 준비상태’라고 간주할 수 있습니다.
즉 사람은 도대체 왜 분노를 가지고 있는가 분노의 감정이 생존 상의 어떤 기능을 가지는가 관점에서의 정의입니다.
이자드(1996)에 의하면 분노는 자기 방어에 효과적인 행동에 에너지를 동원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학자에 의하면 분노는 권한의 침해에 대한 공격 준비와 경고(구체적으로는 표정의 변화나 구체적인 긴장 등)이라고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라고 합니다.
침해에 대한 반응이라고 하는 개념은 도대체 무엇을 침해라고 느끼는가 또는 침해에 대하여 무엇을 어떻게 표출하는가, 침해를 한 상대방을 어떻게 용서하는가 라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분노란 어떤 것인가 - 사회적 의미]
네 번째로 사회적 관점에서 분노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여기서는 특히 사회적 구성주의라는 개념을 활용하겠습니다. 사회적 구성주의라는 것은 우리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고 모든 대상은 상호관계 속에서 행하는 커뮤니케이션(언어활동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만들어진 것)이다 하는 개념입니다. 또 이런 개념 하에서 여러 문제에 대처해 나가고자 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 사회적 구성주의에서 분노를 생각하면 분노는 ‘소속된 특정 사회 시스템 범위 안에서 사회적 안정의 유지(도덕적 질서의 확인과 유지)에 공헌하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신드롬’이 됩니다. 그리하여 사람이 화를 낸다는 것의 사회적 의미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구성주의의 대표적 학자인 애버릴(Averill, 1982)에 의하면 분노에는 인지적 평가나 생리적 각성은 물론 중요합니다. 단지 본질적인 것은 우리들의 분노 경험이라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 문화에 있어서 도덕적 질서에 따라 학습된 사회적 규칙이나 사회적 문맥에 기반을 두고 구성되어 있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대상(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즉 고의성이나 부당성 또는 권리나 규칙의 침해를 어떻게 인지할 것인가도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무언가 분노를 떠 올린다는 것은 무언가에 의해 질서가 무너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노는 그러한 질서의 조정 유지에 도움이 된다 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회적 구성주의는 어떨 때 분노를 느끼고 어떤 때 그 분노를 표출하는가 라는 면과 관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