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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Nov 19. 2022

분노조절 5. 분노를 억누른다는 것

분노, 알고 다루기

[분노, 알고 다루기] 목차

1. 분노의 정의와 이론적 관점 (brunch.co.kr) 
2. 분노는 어떨 때 생기는가? (brunch.co.kr) 
3. 분노가 일으키는 반응 (brunch.co.kr) 
4. 분노를 터트린다는 것 (brunch.co.kr) 
5. 분노를 억누른 다는 것 (brunch.co.kr) 
6. 분노 표출 행동의 선택 (brunch.co.kr) 
7. 분노를 적절하게 드러내는 것의 필요성 (brunch.co.kr) 
8. 분노와 공격의 관계 그리고 남녀의 차이 (brunch.co.kr) 
9-1. 일어난 분노를 조절하기(인지행동 중심) (brunch.co.kr) 
9-2. 일어난 분노를 조절하기 (이런저런 방법들) (brunch.co.kr) 
(참고) 분노와 분노 표현에 대한 심리학 연구 개관(요약) (brunch.co.kr)


5. 분노를 억누른다는 것


[참는 것은 고통]


 앞에서 분노 표출을 규정하는 요인에 관해서 소개했습니다만 분노를 표출할 수 없었을 경우, 우리들은 어떤 형태로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할까요? 실은 여기에도 앞에서 이야기한 인지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분노를 계속 참는다는 것은 상당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흔히 이것을 스트레스 경험이라고 합니다만 이러한 스트레스에의 대처 방략으로서 외부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반응(외적 반응)만이 아니라 개인의 인지적 측면을 변화시키는 반응(내적 반응)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Lazarus & Folkamn, 1991)

 이와 관련해서는 아래의 [라자루스의 스트레스 이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구글 이미지

[화나지 않았던 것으로 하기]


 분노를 참는 것이 고통이고 힘들 경우에 분노를 발산하는 외적 반응을 할 수도 있지만 내적 반응으로서 피해상황을 재평가한다고 하는 대처 방략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인지 재평가는 새로운 정보를 획득함으로써 일어날 수도 있지만 일종의 자기 방어 반응으로써 기존의 정보를 재평가함으로써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Falkman과 Lazarus(1991)는 이것을 방어적 재평가라고 말했습니다.


 즉, 화를 내고 싶을 때 화나지 않는다고 하면 스스로 자신을 속일지라도 원래 ‘화나지 않았다’하고 해버리면 상황 자체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을 지라도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이처럼 재평가의 대상이 되는 인지적 요인으로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재평가의 재료]


 우선 피해의 정도를 보다 작게 재평가함으로써 그 사건이 자신에게 무해한 것으로 다룰 수 있습니다. 이것을 피해의 재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피해의 책임을 자신에게 귀속시킴으로써 상대적으로 가해자의 책임을 작게 재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책임의 재평가라고 합니다.


 분노의 경험에 관한 연구 가운데는 비교적 많은 대상자가 행한 재평가는 '나한테도 조금은 나빴던 것이 있었다’라고 자신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것과 ‘저런 인간과는 상대할 필요가 없다’라고 가해자와의 관계 중요성을 낮춰버리는 대처를 했습니다. 또 일부 실험에서는 분노를 표출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실험 참가자는 자신이 입은 피해의 정도를 그 자리에서 낮게 재평가하기도 했습니다.



[Power가 없으면 화나지 않는다?]


 이야기가 처음으로 돌아가지만 인지 구조설 중에는 로즈만(Rosemam, 1984)처럼 분노를 느꼈을 때 필요한 인지 요소로서 ‘파워’를 거론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파워라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는가 아닌가’이고. 자기 효능감과 결과 예측에도 관련되는 측면입니다.

 예를 들면 분노를 터트렸다고 해도 상대방으로부터 심각한 반격이 예상되는 경우, 즉 자신에게 ‘파워’가 없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럴 때는 분노를 느꼈다 하더라도 방어적 재평가에 의해 분노를 낮추고자 하는 힘이 작동하기 때문에 자신도 느끼지 못하지만 분노가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워’라는 요소는 방어적 재평가의 존재를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단 분노의 방어적 재평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적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분노의 억압과 억제]


 분노는 직접 표현하기보다는 표현하지 않고 참았다가 분노가 가라앉은 다음에 문제를 다룰 때 훨씬 더 유익한 결과를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Ekman, 2006). 분노감을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어느 정도는 조율한 형태로 표현하는 것이 사회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할 것입니다.


 분노를 억누르는 것과 연관된 대표적인 방어기제로는 억압(repression)과 억제(suppression)를 들 수 있습니다.


억압은 혼란스러운 욕구들, 생각들, 혹은 경험들을 의식에서 제거함으로써 정서적인 갈등이나 스트레스에 대처하려 시도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반면에 억제는 내면의 혼란스러운 갈등과 감정을 의식적으로 분명하게 인지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러한 갈등과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신경증적 방어기제 중 억압은 다양한 정신 신체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내면의 적개심을 외부로 돌리는 투사로 이어져 사회적인 관계를 해치는 역기능적인 면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성숙한 방어기제로서의 억제는 성인기에 사회적인 적응 및 행복감을 경험하도록 하고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질병에도 덜 걸리도록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서는 심각한 분노감을 유발하는 사건에도 억압보다는 억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하버드대학교 성인 발달 연구, Vaillant, 1977).


 억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억압을 하는 사람들보다는 심신이완을 도와 주는 다양한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억제적인 노력 방법과 관련해서는 이 시리즈의 마지막 부분[일어난 분노 조절하기]에서 그 일부를 다루겠습니다.

 심신이완과 관련해서는 이 브런치의 다른 글 [이완과 호흡을 통한 심신 안정법 (brunch.co.kr)]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트레스에 관한 라자루스(Lazarus)의 이론- 참고용 인용글]

  라자루스와 포크만(Lazarus & Folkamn, 1984)은 사람들이 상황을 평가할 때 1차 평가(primary appraisal), 2차 평가(secondary appraisal) 그리고 재평가(reappraisal)를 거쳐간다고 본다.

 1차 평가는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볼 때 최초라는 의미다.
 스트레스적인 것은 상황의 세부적인 의미에 따라 상해나 상실(harm/loss), 위협(threat) 및 도전(challenge)으로 평가될 수 있다. 상해나 상실은 질병이나 사고와 같이 이미 발생해 버린 상황이라는 평가에서, 위협은 장차 있을 수 있는 위험의 평가에서, 도전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서는 위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결과도 초래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데서 유래한다.

 2차 평가는 스트레스적으로 평가된 상황에 대하여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대처 자원과 관련된 것이다. 1차 평가가 특정 상황이나 사건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라면 2차 평가는 “내가 이 상황이나 사건에 대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차 평가에서는 흔히 세 가지 질문을 하게 된다. “내가 이용 가능한 대처 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내가 이런 대처 안들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그것이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줄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 등의 질문이 그것이다. 1차 평가에서 스트레스적으로 평가된 사건들은 2차 평가 과정을 통해 그 강도가 달라진다. 

 재평가란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어 평가가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실직한 사람이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하는 자신의 기술이 종전에 생각하던 것보다 높다거나 눈높이를 조금만 낮추면 재취업 시장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하게 되면 스트레스 평가는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재평가가 스트레스를 늘 감소시키는 것은 아니고 증가시킬 수도 있다. 종전에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던 상황이 변화하거나 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면 위협적이거나 도전적인 양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라자루스의 이론에서 중요한 또 다른 성분은 대처(coping)이다. 대처는 ‘자신의 자원에 부담을 주거나 자원을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외적이거나 내적인 요구를 처리하려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지적 및 행동적인 노력(Lazarus & Folkman, 1984)’으로 정의된다. 라자루스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들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고, 스트레스 자체보다 그 스트레스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대처의 효과가 어떠한가 가 건강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대처를 얼마나 잘하는가는 대처 자원과 이의 효과적 활용에 달려있다.

 라자루스와 포크만은 의미 있는 대처 자원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고 있다.
① 건강과 에너지. 
② 긍정적 신념. 
③ 문제 해결 기술. 
④ 사회적 기술. 
⑤ 물질적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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