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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 Oct 22. 2023

Epiloge. 거기에도 사람이 삽니다.

교육 질을 낮추는 주공아파트에도, 시장 위 건물에도 사람이 삽니다.

{25만 원짜리 서울살이} 브런치북이 완성되었습니다(환호!) 6월부터 시작된 대장정이 마무리되었네요. 개별적인 글은 써보았지만, 이렇게 긴 기간 동안 하나의 주제로 글을 쓰는 건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그래도 처음에 생각했던 방향대로 80% 정도는 완성되어서 기쁜 마음입니다. 어떻게, 재밌게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어릴 적엔 임대아파트, 지금은 화장실이 밖에 있는 25만 원짜리 월세방에서 살면서 결국 느낀 것은, 25만 원짜리 삶이었을지언정, 25만 원어치는 아니었다는 단순한 깨달음입니다. 지불되는 금액이나 환경적 요인과는 상관없이, 온전히 나만의 서울살이를 만들어냈습니다. 남을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구축해 나간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철없을 땐, '돈 없어도 행복해’,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어’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은 진짜 돈이 없거나 미래가 불확실한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했었죠. 돈이랑 행복이 연결되어 있는 게 당연한데! 그냥 '저렇게 포기하는 게 마음 편하니까 저렇게 말하는 거겠지'하고 치부했습니다. 그런데 25만 원짜리 월세방에서 살아보니, 저자신이 생각보다 물질적인 사람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행복과 물질적인 게 자석 반대편처럼 서로 아예 무관한 건 아니겠지만, 얼마를 가졌든 어떤 상황이든, 행복하고자 하면 쉽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책의 결론이 결국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과 같이. 결국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며 내린 결론은 나답게 살면 된다였습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남을 많이 신경 씁니다. 옷을 살 때도, 집을 고를 때도, 일을 할 때도, 사진을 올릴 때도, 어쩌면 글을 쓸 때도. 남의 시선을 신경 써서 하는 행동이나 선택이 꽤 많습니다. 사회화된 동물로서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결국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또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이번 브런치북 연재를 마치면서 느낀 점은 '더 리얼타임의 소재로, 여백이 있는 에세이를 써야겠다'입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에세이에 담다 보니 항상 분량도 너무 많고, 글 쓰는 것보다 정리하는 게 일이었네요. 제가 '마스다 미리'라는 일본 에세이 작가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그분의 글처럼 여백이 있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더 재미있는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아직도 인생을 배우는 상태고 (아마 죽을 때까지 배우겠죠?) 할 얘기도 더 남았으니까요-!

뉴스레터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데, 11월 중에 돌아와서 말씀드릴게요.

그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저의 {25만 원짜리 서울살이}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스타도 놀러 오세요

 @solusism




25만 원짜리 서울살이


1장. 25만 원짜리 월세방

서울에서 25만 원짜리 월세방을 구해 살게 된 스토리, 그리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무시무시한 비밀

{EP1} 저 성수동에서 자취해요

{EP2} 구집자,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자

{EP3} 가계약금 반환 사건

{EP4} 25만 원짜리 월세방의 비밀

{EP5} 집 밖 화장실이 괜찮았던 이유


2장. 가족이 되다, 집이 되다.

자취방이 '집'이 되었던 과정,

그리고 새로 생긴 가족.

{EP6} 나의 밥을 뺏어 먹는 남자

{EP7} 꽤나 실용적인 죽음의 쓸모

{EP8} 엄마가 요즘 들어 부쩍 많이 하는 말

{EP9} 싸구려 월세방이 내게 준 교훈

{EP10} 집을 꾸미고 살아야 하는 이유


3장. 서울살이가 가르쳐준 것

한국 청년에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서울살이에 대한 새삼스런 고찰.

{EP11} 서울 상경, 그 저평가된 행위에 대하여.

{EP12} 좋아하는 서울은 동묘

{EP13} 우리 마음은 어쩌면 사포일지 몰라

{EP14} 그래 나 친구 없다! 20년 만의 인정

{EP15} 카톡 친구를 다 지웠더니 생긴 일

{EP16} 무의식이 대답해 준 지갑 잃어버린 이유

{EP17} 생활비 80만 원으로 먹고사는 비결


4장. 내가 만난 진짜 성수동

힙한 동네 성수동의 소박한 맛

{EP18} 힙한 동네 성수에 대한 오해

{EP19} 생고기 2인분이랑 치즈볶음밥 주세요~!

{EP20} 닭칼 하나랑 들깨옹심이 하나요~

{EP21} 달고나 라테랑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EP22} 김치 순댓국 한 그릇 주세요~

{EP22} 내가 사랑한 성수동 (사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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