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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석 Mar 03. 2019

스타트업 여성으로서 일과 삶을 산다는 것

#스여일삶 김지영님 #월간서른 열다섯번째 이야기

20년간 스타트업씬에서
여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어요


여성이 목소리를 내는데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사회는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들은 과도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일과 삶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출산/경력단절/유리천장/압박. 이런 단어들은 이제 사라져 버린 단어들일까요?


출처: 통계청

89년생 김지영의 목소리로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소설로 유명해져 친숙한 이름인 김지영. 어느덧 김지영은 여성들의 삶을 대변하는 상징성을 가진듯 합니다. 

스여일삶을 운영하시는 김지영님도 그러한 의미에서 활발하고 때로는 진지한 에너지를 뿜으시는 분이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스타트업 여자로 살고 일한다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모임을 이끄셨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아래 내용은 읽으시기 편하시도록 김지영님께서 여러분께 말씀하시 것처럼 각색 해 보았습니다.


스여일삶: 페이스북 

김지영님: 페이스북, 브런치

출처: 월간 서른



스여일삶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으로 운영하는 타트업 성들의 의 줄임말입니다. 

대단한 여성들만의 모임(aka. 대표)이 아닌 스타트업에 종사하시는 여러 실무자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생각을 나누는 모임입니다.


#Before 500

처음에는 1:1 인터뷰를 다니며 스타트업에서 종사하시는 다양한 실무자 분들의 이야기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조금씩 사람들의 그룹가입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After 500

그렇게 조금씩 인원이 500명이 넘어가자 조직화된 모임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참여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점심식사를 회사가 많이 밀집한 곳에서 함께 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요. 

매번 구성원들은 조금씩 달라지지만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약속하지 않았는데
꼭 한번씩 모두 함께 눈물타임을 가집니다.

무엇이 그들을 눈물 짓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래와 같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일은 좋은데 3년 뒤 생각했을 때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음

오래 일하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음

결혼/임신/출산에 대한 복지 규정이 없음

여성 '창업가'가 아니면 주목하지 않음

스타트업에서 일하시는 여성분들과 네트워킹 하고 싶지만 그런자리가 없음


결국, 롤모델공감대의 부족에서 온 것입니다. 그 속에서 스여일삶의 방향으로 세 가지 방향을 다 잡습니다.

Connect: 서로 연결을 해주는 공간

Empowerment: 무조건적인 지지와 응원을 하는 공간

Change: 그로인해 변화를 이끌고, 소문내는 공간


그렇게 필사모임, Year in Fixel(링크), 독서모임 등으로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페이스북, 중앙일보



스여일삶이 나오기 까지


#여자 선배/동료들에게 받은 충격

마케터가 되고 싶었던 저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 홍보 에이전시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합니다. 그곳은 여성의 성비가 2:8로 많은 여성 동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습니다. 

업무를 하던 중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결혼/출산/육아에 따른 열악한 환경에서의 경력단절을 오히려 여자 선배님들께서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내가 임신 했을 때는 말야. 출산 하루 전에 병원에 가서 아이를 낳고 다시 회사나와서 일을 하고 그랬어. 지금 정도만 해도 많이 나아진 거지.. (중략)


#스타트업에는 답이 있을 줄 알았어요

그 뒤 스타트업으로 이동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산업이든 장단점은 있지만 스타트업의 구성원으로서 만족도는 높았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결혼 후 몰랐던 장벽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의 일잘러가 될 것인가

좋은 와이프/행복한 가정을 만들것인가

생각보다 두 마리 토끼는 잡기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롤모델네트워크가 없었기에 답답함은 커져갔습니다.

출처: 지구당님의 브런치


# 공감대? 없으면 만들어야지

"공감대 형성 할 사람이 없다"라는 마음에서 커뮤니티 운영진으로써 활동을 넓힙니다.

바로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링크)"라는 서비스였습니다. 구성은 [스타트업 1개 팀] + [호스트_선배 1분]으로 구성하여 호스트가 식사를 사주는 모임이지요. 이 서비스 

니즈: 스타트업은 한끼 식사를 할 여유와 시간, 롤모델이 없습니다.

출처: "스타트업, 식사는 하셨습니까" 페이스북


# 커져가는 의문 & 충격적인 답

보람 있는 나날을 보내면서 운영진으로 참가하며 1년 동안 열심히 활동하면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단 한명도 여성 멘토는 없는걸까? 스타트업 팀에는 유능한 여성 멤버는 많은데, 여성 멘토들은 어디에 있을까?

스타트업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탈 했을까

경력이 단절되어 집에서 계신걸까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으로 멘토급으로 승진을 못하신걸까

이런 의문 속에서 [스.밥.]의 관리자이신 양경준 대표님께 왜 여자멘토가 없는지, 혹시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그러자 대표님께서도 대답하시며 스스로도 그 문제에 대해 놀라게 되셨습니다.

20년 동안 스타트업 필드에서 여성 문제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어요.

대답을 들은 뒤 다짐하게 됩니다.

그래, 내가 직접 판을 만들어서 운영하자



FCLP.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 프로그램

FCLP - facebook community leadership program (링크)


스여일삶을 만들고 운영을 하며 소소한 보람을 느끼는 중, FCLP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통해 또 한차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커뮤니티 운영자들을 심사/선발/교육/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요. 

한국에서는 유일하게(aka.국가대표) 참여할 수 있었고 셰릴 샌드버그도 만날 수 있었던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주로 아래와 같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선발된 운영자의 70%가 여성분들

외국 운영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글로벌 감각이 늘어남

여성의 일과 관련된 문제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었음

여성인권에 대한 국가별 다양한 사례를 알게 됨

오히려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긍정적으로 변화 해 볼 수 있겠다는 희망과 시각, 원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김지영님 SNS, FCLP



How to "대체 불가능"


여성분들의 경력단절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로 자주 나오는 말이 "대체 불가능"입니다. 귀에 못 박히도록 듣는 말이지만, 어떤것이 필요할지 제 경험을 토대로 나누고자 합니다. 


#01 가설을 세우고 검증 할 수 있는 환경을 찾자

막연한 가설이어도 괜찮습니다. 

저 또한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가설에서 시작하여 계속 되는 가설을 통해 스타트업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02 가설을 구체화 하면 나의 길을 찾자

저의 경우, [스타트업의 마케터로써 일을 잘하기]에서 나와 비슷한 여성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것으로 구체화 할 수 있었습니다.


#03. 기회 앞에서 겸손해지지 말자

언덕 위에는 분명 초콜릿(성장한 나)가 있습니다. 기회는 과감히 잡으세요. 그 기회를 통해 성장 할 수 있습니다.


#04.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자

인간 관계의 근본은 서로 주고 받는데 있습니다. 죄책감 없이 받으세요. 그리고 나누세요. (eg. 정보, 사람, 마음 등)


#05. 무엇보다 중요한건 "나"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잊지 마시길요.

속도에 이끌리다 보면 방향을 놓치기 쉽습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잃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찾거나 만드세요.


#06. 울타리 밖으로

이제 새로운 가설을 검증하려고 합니다. 

피할 이유는 많지만 뒤에 숨거나 맞서지 않는 선택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꿈을 피할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비전공자여서, 경력이 짧아서, 나이가 어려서, 영어를 못해서, 여자라서. 

저는 내일 퇴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스여일삶을 이끌고자 합니다.

평생 일하는 여자로 살고 싶고.
그러한 삶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길 꿈꾸기 때문입니다.



Q&A


Q. 커뮤니티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운영시간은?

A. 크게 시간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생각하며 운영하진 않았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운영해 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


Q. 일과 가정의 밸런스는 어떻게 하시나요?

A. 남편이 터치 않고 저를 응원해 줍니다. 그래서 고마워요.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Q. 스여일삶을 운영하며 남성들이 여성분들에 대해 많이 하는 오해가 있다면 어떤게 있나요?

A. 임신/출산/육아 등의 복지가 여성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저 여성들이 쉬기 위한 요행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어쩔 수 없는 휴식기를 가질 수 밖에 없음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복지를 고민/활용하는 쪽으로 생각 해 주셨으면 해요.


Q. 스여일삶은 여자만 가입할 수 있나요?

A. 남성분들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문제는 여성들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남성들의 공감이 필요합니다.


Q. FCLP(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 프로그램)에서 가장 선진적인 여성인권 국가와 그 반대 국가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선진국과 어려운 국가의 정도가 여성의 인권과 비례합니다.

가장 선진적인 케이스는 북유럽/미국입니다. 여성이 하는 것에 대한 존중이 기본적으로 있고 그나라 여성분들을 보면 말과 행동에서 다른 차원에서의 문화적 성숙함이 느껴집니다. 보다 여성에 대한 목소리도 구체화 되고 섬세하게 발전되어 있습니다. (eg. 모유수유 어머니의 모임 등)

가장 열악한 케이스는 이집트와 같은 국가입니다. 여성이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고민에 대한 제도가 미비하고 인식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실제 목숨을 걸고 커뮤니티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eg. 이혼 상담 커뮤니티)


Q.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있나요

A. 여성문제가 당장 제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운영의 원동력이 되어요.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들도 떠오르구요. 완전 남 일이 아니기에 계속 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Q. 앞으로 새롭게 검증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크게 5가지 키워드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건강/마음/법률/교육/공간 입니다. 

해당 키워드에 맞는 구체화된 가설/검증을 해 나갈 예정이에요. 하는 방법으론 컨텐츠/제휴 등 여러가지를 활용코자 합니다.

너무 큰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해요. 처음부터 큰 책임감에 짓눌리는 건 힘들거든요.


Q. 90-00년생 김지영들에게 어떤 세상을 선물하고 싶은지

A. 여성들의 삶이 경력단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충분히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일할 수 있는 선택지를 좀 더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을 전달하고 싶네요. 


Q. 새로운 출발, 두렵진 않나요

A. 오히려 기대감이 큽니다. 지금까지 해 온 것들이 있으니 잘 가꾸어 가면 된다 생각해요. 물론 앞으로 해야할 것들은 많고 먼 길이지만 제가 할 수 있고 해야할 일들은 많다고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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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진행했던 "월간 서른"에 대해 안내를 드립니다.

월간 서른은 세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삶

30대에게 '직장'을 포함해 다양한 삶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방향성

직장 생활 이후 나아갈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10년 후 

평균 퇴직 나이인 40-50를 10년 정도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모임에 만드신 분들

호스트 강혁진 님 | 나민규 실장님, 박기훈 님의 영상 및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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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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