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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명석 Nov 04. 2018

취향이 비슷한 낯선이를 거실에 초대한다는 것

남의 집 거실에서 집주인의 취향을 나누는 여행 #월간 서른

나만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나?
내가 별난 건가?


동남아 음식 재료 "고수"를 좋아하거나, 음악 감상을 좋아하거나, 아침 시간을 즐기거나

남들에겐 이것을 좋아한다고 말하긴 너무 깨알 같고 소소한 나만의 취향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친구들과 나누기엔 그 취향이 조금은 특별한가요?


혹시 그런 분들을 위해 각 취향을 테마로 공통된 주제로 누군가의 거실에서 모인다면 어떠신가요.

이러한 즐거운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서 운영하시는 "남의 집 프로젝트" 김성용 문지기님을 모셔봤습니다.


페이스북 / 홈페이지 / 브런치

출처: 월간 서른



회사에서 정리된다는 것 = 죽음?!


저는 K플랫폼사에서 오랜 기간 일을 하고 글로벌 플랫폼 O회사에서 다니다 4개월 만에 본사의 사정으로 정리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정리된다"는 말은 먼 이야기 같습니다. 마치 남의 이야기 같지요. 하지만 이 말은 "너는 언젠가 죽어."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결국 우리는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숙명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딴 짓인 줄 알았는데 보험이더라

결국 회사 생활을 하면서 했었던 활동들이 숫자로 환산해 보니 재산이 되더라고요. 이것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도움이 되었습니다.

운영일 20개월

남의 집 프로젝트 60회

호스트 50명

게스트 400명


출처: 남의 집 프로젝트



남의 집 프로젝트?


가정집 거실에서
집주인의 취향을 나누는
낯선 이들의 커뮤니티


#남의 집 모임

가정집 거실에서 집주인의 취향을 나누는 낯선 이들의 커뮤니티입니다. 실제 아래와 같은 인상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어요.

집주인의 취향은 마중물이 되어 풍성하게 취향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요.

보이차 마시기

동남아 식재료 고수 먹기 모임: 고수 칵테일 등 8시간 동안 고수 음식 먹기

여행 마그넷 모임: 여행을 다녀온 뒤 어떤 기념품을 챙기는지 나누기

아침 모임: 아침에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음식을 먹는지 나누기

고가의 스피커와 음향 설비를 가지고 4시간 동안 음악 감상하기


#남의 집 서재

집주인의 서재 공간을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시간입니다. 비단 읽는 책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 재료로 진행합니다.

아침 독서

만화방

음악 평론가의 수많은 앨범 각자 취향에 맞게 듣기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어요.



전 직장(플랫폼사)에서 배운 것들


#01.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연결"에 대한 믿음

국내 대형 플랫폼 K사에서 배운 것은 즐거운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문지기님은 K사를 통해 처음부터 "돈을 따르는 것"보다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연결"을 만들기만 하면 재미있는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을 하였지요.


#02. 디테일: "뭐 이런 것까지"

호스트 모집과정에서 기획 회의할 때 중요한 점은 소재 발굴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호스트의 직무 콘텐츠(eg. 마케팅, 영업, 전략 등)를 생각하지만, 이 또한 식상할 수 있어 일상적이고 소프트한 소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숙제였지요. 개인이 "뭐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끌어내는 순간, 깨알 같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03.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 끊임없는 수정

플랫폼 사업을 통해 깨달은 것은 "처음부터 완벽한 기획은 없다"였습니다.

결국 그 기획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것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었습니다. 시장의 목소리를 계속 듣고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문지기님도 끊임없는 "남의 집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며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04. 마케팅 메시지는 기획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든다

직장을 다니며 진행했었던 "남의 집 프로젝트"를 퇴사 후 진지하게 생각하며 고민에 빠집니다.

마케팅 키워드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문지기는 결국 "고객들에게 답이 있다"는 전 직장의 경험을 살립니다.

"남의 집 프로젝트"를 즐겨주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그들이 호스팅을 하면서 유별나다고 생각했던 내 취향과 비슷한 사람을 찾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가지 키워드를 뽑게 됩니다. 

"취향의 느슨한 연대" "익명성" "단발성" 


#05. 도전적인 전 직장 동료/선배들이 창업의 멘토로

회사에서 나온 후, 문지기님도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능력을 가진 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모으고 함께 하는 건 문지기님의 특기였지만 그 외의 부분은 모르는 게 많았습니다.

그는 전 직장에서 나와 성공적으로 자신의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선배들을 찾아갑니다.

전 직장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남의 집 프로젝트"에 대해 많은 조언들을 들어가며 조금씩 견고하게 서비스를 다듬기 시작합니다.

출처: 남의 집 프로젝트

남의 집 프로젝트 2.0


#아무나 참여할 순 없어요

"남의 집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아래의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자기소개를 해 주세요

어떤 일이나 공부를 하시나요?

왜 이 모임에 참여하고 싶으신 가요?

운영하시는 SNS나 블로그 주소를 적어주세요

위의 대답을 문지기 님께서 호스트가 되시는 분께 전달을 드리고 호스트님께서 답변들을 보시고 선택해 주시면 최종 모임이 진행 되게 됩니다. 이 방법을 통해 안전과 서비스 퀄리티를 지킬 수 있다고 하네요.


#인연의 확장

현재 문지기님은 안국역 고즈넉한 한옥에서 업무를 하십니다.

하지만 이 한옥도 "남의 집 프로젝트"로 인연이 닿아 알게 된 "딴짓 매거진"을 통해 공간을 함께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매주 수요일 "남의 집 프로젝트" 호스트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지요.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과 공간을 얻게 되었습니다.


#"남의 집" in 상해

프로젝트 운영 중 상해에 있는 호스트께서 자신의 거실을 공유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문지기님은 "설마 외국까지 가겠어?" 하는 마음에 반신반의로 사람을 모집하였고, 결국 사람들이 모여 외국으로 다 함께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가잔다고 가네?"

문지기님은 이 경험을 토대로 "거실 Airbnb"서비스로써 여행 비즈니스를 상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상상력에 권력을 싣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출처: 남의 집 프로젝트

Q&A


Q. 성용님께서는 어떤 취향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가죽잠바에요. 한 번 사람을 모아봤는데 사람들이 안 모이더라고요. (웃음)


Q. 남의 집 프로젝트에 다른 목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참석할 때의 위험성이 있을 것 같아요.

A.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사업적 어려움을 가지는 부분이지요. 그래도 Airbnb라는 모델이 이런 위험성이 있음에도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남의 집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성용님께서 함께 하시나요?

A. 아니에요. 제가 여러 번 함께 호스팅을 하면서 터득한 재미있게 노는 방법을 매뉴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호스트에게 공유드렸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많은 호스트 분들께서 독립적으로 운영하시고 있어요. 그리고 게스트의 만족도가 더 높아졌어요(웃음).


Q. 게스트가 개인(상업)적인 목적으로 가는 경우는 없나요?

A. 아직까지는 없어요. 저희 신청 프로세스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고 있어요. 주로 호스트 분들께서 SNS 활동을 보고 선택하시기 때문이지요.


Q. 꼭 집이어야 하나요?

A. 조금씩 넓혀 가려 이야기 중이에요. 많은 분들께서 설명회에서 문의를 주세요


Q. 아파트를 제공하려는 호스트는 어떤가요?

A. 주택보다 상대적으로 좋아요. 찾아오기가 편하다고들 하시더라고요.


Q. Airbnb Trip이 경쟁자 같은데요.

A. 시장이 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함께 키우는 동지라고 생각해요.


Q. 익명성이면 닉네임으로 운영하나요?

A. 실명으로 진행해요. 하지만 단발성이기 때문에 상징적일 뿐이지요.


Q. 남의 집 프로젝트 외국 버전도 있나요?

A. 대만분 한분이 하신 적이 있고, 싱가포르에서 한 적도 있어요.


Q. OfO 공유 자전거 외국계 회사에서 경험을 좀 더 이야기해 주세요

A. 해외의 경우, 매니저가 해외에 있어 소통할 일이 많아요. 원격으로 일하는 게 새롭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우리가 일반적이 생각하는 현상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신기했어요.

영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요. 비즈니스 영어는 상당히 간결해요. 일반 영어와는 많이 달라 열심히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Q. 남의 집에서 진행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A. 육아를 하시는 분들을 모아서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Q. Next 남의 집 프로젝트?

A. 여행 서비스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외국에 남의 집 프로젝트로 진행해 본 경험이 있었어요. 그때 충분히 "남의 집 프로젝트"가 "여행을 갈 동기"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퇴사에 대한 생각

A. 신중히 생각하셔야 해요. 월급이 안 나오는 건 살벌해요. 가급적 많이 준비하고 나가야 해요. 

저는 회사에서 "겸업금지"가 되지 않는 것이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회사는 여러분들을 책임지지 않아요. 여러분 삶의 이후를 생각한다면 딴짓을 하시길 바라요. 분명히 배울 수 있는 것은 크고 값집니다. 그리고 법적인 이슈도 꼭 고려를 해 보셔야 해요.


Q. 월간 서른 연사 선정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A. 평범한 직장인들이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는 자극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역량이나 환경 차이가 비슷한 사람들, 작던 크던 자신만의 무엇을 하시는 분들을 모시려고 해요.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공유,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나눔을 진행했던 "월간 서른"에 대해 안내를 드립니다.

월간 서른은 세 가지의 키워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삶

30대에게 '직장'을 포함해 다양한 삶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방향성

직장 생활 이후 나아갈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10년 후 

평균 퇴직 나이인 40-50를 10년 정도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모임에 만드신 분들

호스트 강혁진 님 | 나민규 실장님, 박기훈 님의 영상 및 사진들 |

김 져니 작가님의 달력과 노트 | 오명석 님의 캘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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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사업/영업전략 내 조직 운영과 제도 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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