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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 번 더 안아주기 Aug 06. 2023

Bucket List - 코칭

Coaching이라 쓰고 Magic이라 읽는다

시작은 100% 우연이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하면 좋겠는데 어디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던 중, 나와 남편을 오래 알아온 인생 선배님께서 "휴직 기간 동안 뭐 할 거야? 코칭을 한번 배워보는 건 어때?"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그 시작점이다. 그렇게 나는 코칭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Master Coach Training Program(MCTP)에 등록을 했다. 목요일 저녁 3시간, 토요일 full day로 curriculum이 짜여 있었는데 꽤 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은 나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인간의 내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고,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전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시는 교수님은 누적 코칭 시간이 10,000 시간이 넘는 베테랑이셨는데, 수업 시간에 보여주시는 코칭 대화 시범을 보고 있으면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때가 많았다. 코치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대화의 흐름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Magic'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코칭은 멘토링이나 컨설팅과 달리 코치가 답을 주지 않는다. 코칭 대화에서 코치의 역할은 직관과 호기심에 기반한 질문을 통해, 코칭을 받는 사람의 의식 확장을 돕고 그들이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코치는 자신의 경험과 판단을 내려놓고 코칭에 임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살면서 경험한 것, 옳고 그름에 대한 나의 기준, 당위(~해야 한다 or ~ 하지 말아야 한다), 선호하는 문제 해결 방식 등이 이미 나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기준이 코칭 대화 중에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서 또 한 번 깨달았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나만의 안경'을 쓴 채 상대를 바라보고, 나의 경험에 의해 그들을 판단하고, 그들이 주도적으로 고민하고 시도할 기회를 갖도록 충분히 기다려 주지 못했었구나.. 


코칭 훈련을 하고 있는 요즘, 매일이 배움의 연속이다.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 없이 남들의 기준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이가 안타깝고,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슬픔, 분노, 서운함 등)을 소화하고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것이 안쓰럽고, 자녀의 생각과 행동 방식에 부모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코칭 대화를 하면 할수록 내가 더 노련한 코치가 되어 그들에게 진정 도움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커진다. 


휴직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운동과 코칭 공부였다. 그리고, 휴직의 끝 지점에 서 있는 지금, 이 두 가지는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계속하고 싶은 일들' 중 상위에 rank 되어 있다. 내 남은 인생에 함께 하고 싶은 무언가를 찾았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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