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안도 혹은 아이의 눈을 처음 마주한 순간에 관하여
이 이야기는 앞으로 제가 연재할 제 실제 이야기들입니다.
본 글은 오드아이로 살아온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기 위해 쓰여진 글들 중 열여섯 번째 편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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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오드아이로 내 인생에서 살아남기 : 짝눈? 네 맞아요!
아기의 눈동자 색은 초음파로 확인할 수 없었다.
심장 소리, 손가락 개수, 허벅지 길이까지는 다 알 수 있었는데
정작 내가 가장 궁금했던, 내 아이의 눈은 나와 달리 두 눈 색 모두 같은 건지는 출산 전에 끝내 확인할 수 없었다.
혹시나, 나와 같이, 두 눈 색이 다르면 어떡하지. 임신 기간 중 종종 걱정했고, 불안해 했다.
걱정이라고 하기엔 조금 미묘했고, 상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자주 떠올렸던 것 같다.
일상에서 꽤 잊고 살았던, 그리하여 기억 저 너머로 보내버렸던,
오드아이라는 단어가 다시 내게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 벌써부터 설명해야 할 삶을 물려주는 건 아닐까,
괜히 나 때문에 한 번 더 주저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그때마다 남편은 말했다. 괜찮다고. 설령 너와 같이 두 눈동자 색이 다른 아이여도 괜찮다고.
내겐 그 말은 위로라기보다 미리 건네는 허락처럼 들렸다. 나와 달라도, 나와 같아도 아무 상관없다는.
그래서 출산 직후, 나는 소중한 내 아이의 눈을 얼른 확인하고 싶었다.
쌍커풀은 잘 있는지, 그리고..확인했다.
까맣고, 예쁜, 같은 색의 눈.
그 순간 안도했는지, 아쉬웠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분명한 건 그 아이의 눈이 어떤 색이었든
나는 결국 이 아이를 같은 마음으로 바라봤을 거라는 사실이다.
요즘 아이는 나를 똑바로 본다.
색을 따지지 않는 눈으로, 이유를 묻지 않는 시선으로.
본인의 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는 그 눈과 닮은 눈으로.
그 시선 앞에서는 내가 어떤 눈을 가졌는지도, 어떤 설명을 해왔는지도 잊게 된다.
그저 한 사람으로, 이 아이의 엄마로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게 된다.
내 눈이 무슨 색이든, 너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득 담은 채로.
아이 역시 마찬가지의 시선일 것이다,
엄마 눈 색이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를지 언정, 세상 가득 신뢰와 사랑의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문득 생각한다. 그동안 내가 그렇게 궁금해했던 건 아이의 눈 색이 아니라, 내가 기대하고 소망했던 '나를 바라보는 세상의 태도'였는지도 모른다고.
그게 어쩌면 내가 아주 오래 기다려온 대답일지도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