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첨을 경계하고, 직언을 들어야 합니다.
회사 직원분이 한 가지 고충을 이야기하며, 저에게 말했습니다.
"사장님께 말씀 좀 잘해주세요.
책인사님은 사장님 오른팔이시잖아요."
이 말을 듣는 저의 마음속에 왠지 모를 경계심이 생겼습니다.
저는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주류로 보냈습니다.
이른바 '라인'이었지요.
하지만 비주류의 생활도 해보면서,
주류였던 저의 지난날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주류는 개인에게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류가 직언을 할 수 있어야 조직이 건강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류와 아첨이 만나면 조직이 위태로워집니다.
조직에 라인이 생기는 이유,
그리고 아첨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원인을 알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리더가 화를 내면 아첨꾼이 생깁니다.
왜 군주는 아첨꾼에 둘러싸이게 될까요? 간단합니다. 군주가 화를 내기 때문입니다. 잘못한 일이 있어 혼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잘못했든 안 했든 리더가 화를 내면 그때부터 주변의 사람들은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게 됩니다.
"자네보고 누가 이런 거 하라 그랬어!"
"듣기 싫습니다."
리더의 이런 한마디는 팀원들의 창의성을 뿌리부터 말려버리는 마법 같은 힘을 지닙니다. 사실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 최고의 선택 _ 김형철 지음 _ 웅진씽크빅 출판사 -
회사에 샤우팅으로 유명한 임원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분 앞에서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분이 나쁜 선택을 해도 누구 하나 나서서 제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분이 말하면 그대로 실행되었고,
결과는 안 하느니만 못한 상황이 연출되곤 했습니다.
사람들은 '괜히 의견을 내서 샤우팅을 당하느니, 그냥 조용히 시키는 대로 하자.'
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화를 내는 리더 주변에는 "Yes Man"만 남게 됩니다.
둘째, 문제 해결보다 책임회피가 우선시 될 경우에 아첨꾼이 생깁니다.
일본에서는 '손타쿠'라는 말이 유행한다. '손타쿠'란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행위'라는 뜻인데, 일본에서는 '총리나 관방장관의 마음을 헤아려서 관료들이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을 말한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내각 인사국의 문제는 관료들에 대한 인사 평가 기준이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인사의 기준은 완전히 안갯속이다. 각 부처에서는 "그것은 아베 인사, 저것은 스가 인사"라는 소문만 무성하고, 관료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료들은 총리나 총리 주변이 좋아할 일을 무조건 해야만 한다. 반대로 총리 관저의 불평을 살 우려가 있는 일은 아예 하지 않는다. 그 결과 총리에게 정확한 정보가 올라오지 않게 될 우려가 커졌다. 나라의 최고 책임자가 현실에서 유리되어버린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인사권을 통한 공포 지배를 실시한 국가에 대한 진정한 위협이다.
-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_ 호사카 유지 지음 _ 지식의 숲 출판사 -
회사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문제'에 집중하는 사람과,
'사람'에 집중하는 사람입니다.
문제에 집중하는 사람은 해결방법을 찾습니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고,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이미 발생한 문제는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람에 집중하는 사람은 탈출방법을 찾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색출하고,
(보통은 본인이 발생한 문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덮어 씌웁니다.
그리고 책임규명을 했다고 보고를 합니다.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덮어진 상태입니다.
셋째, 나쁜 지시를 수행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면, 아첨꾼이 생깁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을 대학살 한 주범으로 독일 나치 친위대 중령 칼 아돌프 아이히만(Karl Adolf Eichhmann)이 잡혀 법정에 섰다. 아돌프는 자신은 단지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나쁜 상사라 해도, 아무리 힘센 권력을 휘두른다 해도 혼자 힘으로 수백 명을 죽일 수는 없다. 추종하고 앞장서 충성심을 보이고 납작 엎드려 복종하는 부하들이 없으면 말이다. 그러나 부하들은 자신도 어쩔 수 없이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라고 긴다.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리더조차도 자신은 부하일 뿐이라고,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리더는 누가 있겠는가? 조직의 운명을 구원할 진정한 리더가 사라진 이유가 이런 리더들의 말도 안 되는 겸손 때문이 아니겠는가.
권한을 행사할 때는 리더이고 책임을 져야 할 때는 부하로 변신하는 편리함부터 배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그렇게 사람들은 죽고, 나쁜 일은 반복된다. 명령에 의한 복종이라 해도 유죄는 유죄다.
- 직장인의 감정수업 _ 이주희 지음 _RHK코리아 출판사 -
회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직한 상사가 있었습니다.
그 상사는 저에게 특정 직원에 대한 권고사직을 지시했습니다.
해당 직원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입니다.
모두가 "Yes"라고 하는데, 해당 직원만 "No"라고 말하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지요.
사실 저도 위태롭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해당 상사가 저에 대해서도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상사는 저만 따로 불러 제안했습니다.
"책인사님이 해당 직원을 퇴직시키면, 인사평가 최고등급을 줄게요."
저는 그 말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얼마 뒤 저는 그 팀에서 떠나, 다른 팀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후회는 하지 않습니다.
그 상사는 다른 비위혐의로 회사를 떠나게 되었고,
저는 그 직원을 지켜줄 수 있었습니다.
나쁜 상사의 말을 듣는 사람도 유죄입니다.
하지만 나쁜 상사의 말을 듣는 사람이 인정받는 조직이라면,
아첨꾼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아첨꾼이 생기면 조직이 무너집니다.
한반도의 인구가 2천여 만이었던 일제 시대 말기에 친일파와 민족반역자들은 대략 170여만이었다. 그 수는 전체 민족의 10퍼센트에 미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자들이 무력을 갖춘 일본 총독부의 세력과 야합함으로써 나머지 90퍼센트의 동족을 처참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 아리랑 _ 조정래 지음 _ 해냄출판사 -
리더는 본인 주변에 아첨꾼이 모이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듣기 좋은 말은 조직에 해가 되고,
듣기에 쓴 말은 조직에 이로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리더가 어떻게 행동해야,
아첨꾼이 없는 건강한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다음의 3가지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첫째,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정해야 합니다.
2차 대전 때 일화입니다.
히틀러의 부하들은 모든 지시에 항상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해야 하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죽을 것이 뻔한 전투인데도 장군의 지시를 받으면 그냥 알겠다고 답하고 무턱대고 싸우거나,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척하다가 도망가게 됩니다.
반면 연합군의 진영에서 처질의 부하들은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고 합니다.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실무부대의 장교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가미해서 최적의 전투 방향을 찾는 겁니다.
결과만 봤을 때도 연합군이 승리했지만 그 승리의 과정에는 이러한 상호 소통의 장면이 있었다는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습니까?
- 시키지 마라, 하게 하라 _ 박혁종 지음 _ 시대인 출판사 -
내 주변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본인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리더가 이야기를 들어주면,
조직 구성원들은 입을 열고 좋은 의견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둘째, 리더는 모두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리더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있는 안목을 가지려 노력해야 할 것이고,
참모는 리더가 균형감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조직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독대보다는 견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독대는 리더가 편합니다.
비밀도 보장되고 책임도 회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토론하는 것은 리더에게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독대의 유혹에 빠질 수 있지만,
독대는 아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제팀을 세 개 정도 운영한 것으로 안다. 경제팀을 하나로 모아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팀의 팀장은 자신보다 우수한 전문가가 들어오는 걸 경계할 것이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을 제치고 그 사람을 발탁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팀장은 그와 같은 게이트키핑(문지기) 역할 탓에 우수한 사람은 배제되고 팀원은 팀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팀장이 우수하면 다행이지만, 무능하다면 창의적인 팀원을 억누르고 자신보다 우수한 팀원의 진입을 막아 조직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런데 세 팀을 운영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후보는 세 팀의 팀장이나 팀을 별도로 만나야 하니 시간도 많이 들고 몸도 피곤할 것이다. 하지만 세 팀은 후보에게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경쟁할 것이고, 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좋은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노 대통령은 소통 스타일도 독특해 그 많은 비서관을 다 알고 직접 소통했다. 업무지시도 비서관에게 직접하고 보고도 직접 받았다. 물론 이지원에는 비서관이 대통령께 보고서를 보내면서 수석과 다른 비서관실을 참조로 포함했기에 모두가 보고서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팀원이 아니라 주로 팀장과 직접 소통하는 위계적 소통 스타일을 선호한다면 그 팀의 논의 결과가 사실은 팀장의 생각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체계에서는 팀원이 대통령이 아니라 팀장에게 충성할 가능성이 커진다. 위계적 소통 구조하에서는 참모들이 대통령이 아니라 위임 권력이 집중된 비서실장에게 충성하는 기현상을 낳게 된다.
- 대통령의 협상 _ 조기숙 지음 _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
셋째, 직언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리더보다 조직을 먼저 생각하는 인재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인재에게 지속적으로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직언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아첨은 달지만 조직에 해롭습니다.
직언은 쓰지만 조직에 이롭습니다.
처칠은 대담한 비전으로 무장하고서도 가장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지 못한 적이 없었다. 그는 특출한 카리스마를 가진 자산의 퍼스낼리티 때문에 나쁜 소식이 좋게 변형되어 자신에게 전달될까 염려했다. 그래서 전쟁 초에 그는 공식 명령 계통 밖에다 '통계부(Statisticla Officer)'라는 완전히 독립적인 부서를 하나 만들었다. 그 일차적인 기능은 처칠에게 가장 냉혹한 현실을 조금도 가감 없이 계속 갱신하여 전달하는 것이었다.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_ 짐 콜린스 지음 _ 김영사 출판사 -
아첨보다 직언이 필요합니다.
직언할 수 있는 분위기만 형성된다면,
조직은 건강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더가 직언을 충언으로서 듣고자 하는 마음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책을 보면서 늘 느끼는 건데, 바른말을 하는 자는 대개 죽는다. 충언은 몸에 해롭다. 왕의 몸이 아니라 충신의 몸에.
- 검사내전 _ 김웅 지음 _ 부키 출판사 -
세상의 모든 조직 구성원 분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