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16차시 강의를 진행하며(9편)
영화배우이자 코미디언, 그리고 영화감독이자 음악가이기도 했던, 다재다능의 대명사 찰리 채플린(Sir Charlie Chaplin, 1889년~1977년). 그는 20세기 영화를 상징하는 가장 위대한 코미디언이자 영화감독이었습니다. <키드(The Kid, 1921)>, <황금광 시대(The Gold Rush, 1925)>, <시티 라이트(City Lights, 1931)>,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1936)>, <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 1940)> 등 제목만 나열해도 그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였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1889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연극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순회공연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미국 영화사와 계약을 맺고 이후 희극배우로 전향하게 됩니다. 영화배우가 된 그는 그를 상징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는 지나치게 통 큰 바지, 그에 비해 타이트한 상의, 머리에 비해 작아 보이는 중절모,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 나무 지팡이 그리고 까만 송충이 같은 콧수염 등을 완성하며, 그의 이름을 영화계에 널리 알리는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일에서는 대단한 성공을 거둔 그였지만 사생활 면에서는 통제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네 번의 결혼과 3번의 이혼, 여러 여자들과의 스캔들 등 그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그리 원활치 못했죠. 이는 어찌 보면 부모의 이혼과 이후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가 정신병에 힘들어했던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던 그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성인이 되어서까지 투영된 영향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죠.
그럼에도 그가 영화사에 남긴 업적은 눈이 부실 정도라 할 수 있는데요, 찰리 채플린과 비슷한 시기를 살다 간 프랑스의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Jean Renoir)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는 영화를 인간 정신의 위대한 표현으로 격상시켰고, 영화를 예술로 여길 수 있기를 바라는 우리의 희망에 빛을 주었다.”
수많은 찰리 채플린의 명작 중 경제적 관점으로 눈여겨볼 영화는 단연 1936년에 발표된 <모던 타임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산업혁명, 특히 공장 노동을 통해 인간의 지위가 말살되고, 어쩌면 단지 기계의 부품으로 전락한 인간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컨베이어를 타고 오는 부품의 너트를 조이는 일에만 집중해야만 합니다. 절대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여유도 없고, 공장이 돌아가는 순간부터 멈추는 시간까지 그는 오롯이 공장의 부품이 되어야만 하죠.
이 영화는 그런 공장 노동자들의 비애를 대변해 주고 있는데, 특히 그중에서도 인간을 대상으로 기계를 실험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한 회사에서 인간에게 밥 먹여주는(?) 기계를 제작합니다. 이는 점심시간조차 줄여 공장 가동시간을 보다 더 늘리기 위한 목적이었죠. 이 기계를 팔기 위해 회사 측에서는 공장주 앞에서 시연을 하게 되고, 우연히(?) 찰리 채플린이 실험 대상자로 선정됩니다. 하지만 시연 도중 기계는 고장이 나고, 우리의 불쌍한 찰리 채플린은 그 기계에 갇혀 온갖 곤욕을 당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웃기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너무 슬픈 장면이기도 합니다. 인간을 위한 기계가 아닌, 보다 더 높은 생산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을 부리는 기계의 목적성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7PkUsTVa7g
근대 자본주의의 시작은 산업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산업혁명이란 말 그대로 산업에 혁명이 일어난 것인데, 이는 그 이전에 활용했던 사람이나 동물의 힘이 아닌, 기계 특히 증기기관의 발명이 혁명의 단초가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시간당 효율성이 지극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가내 수공업 체제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공장 체제로의 전환이 일어난 겁니다.
증기기관은 (수)증기(=뜨거운 공기)를 활용해서 작동하는 기계를 말합니다. 증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물을 끓일 수 있는 연료가 필요했는데, 당시 석탄은 싸고 흔했기 때문에 그 연료로써 아주 적합했죠. 증기기관은 처음에는 주로 방직공장에 공급됨으로써 섬유, 즉 의류의 대량 공급을 이끌었습니다. 이어 신발, 가방, 공산품 등 점차 생산품목의 범위를 넓혀가며 공산품(工産品)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가내수공업 시절 비싸고 귀해 가지기 어려웠던 옷, 신발 등을 싸고 저렴한 가격으로 언제든 구입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증기기관 하면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대표적 인물은 바로 제임스 와트(James Watt, 1736년~1819년)일 겁니다. 하지만 제임스 와트는 증기기관을 개량하여 산업혁명에 맞게 발전시킨 사람으로, 사실 증기기관은 영국의 발명가인 토마스 뉴커먼(Thomas Newcomen, 1663년~1729년)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그가 증기기관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당시 광산의 배수문제가 심각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하네요. 다만 뉴커먼이 만든 증기기관은 크기도 컸을 뿐 아니라 효율성면에서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후에 제임스 와트가 이를 보완, 보다 효율적으로 개량하여 보급했고, 그 결과로 증기기관 하면 제임스 와트가 떠오르게 된 겁니다. 아마도 토마스 뉴커먼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증기기관의 발명가는 바로 나야 나! 하며 강하게 어필할 듯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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