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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an 28. 2018

[대만 타이페이 술집 분류] Alchemy

바텐더가 빚는 술, 과일, 음악의 연금술 

안녕하세요.
대만사냥꾼입니다.

돌아가면서 대만의 맛집, 술집, 관광지, 문화 등을 사냥(?)해서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만,
이번 편은 간만에 술집이 되겠습니다.
글 중간중간에도 말씀드렸지만 대만에서는 술집 하면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1. 러챠오(熱炒)
이름 자체는 뜨거운 불에 볶은 음식들이 나온다는 뜻으로, '대만식' 선술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여느 술 파는 식당보다 늦게까지 열고, 눈 돌아갈 정도로 많은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죠~
메뉴도 고기, 해산물, 채소 가리지 않고 다양합니다.
술은 맥주가 기본인데 간혹 큰 곳은 일본 사케나 한국 소주도 같이 팔기도 합니다.

지난 블로그 참조: 소림해산짜난 (짜난은 메뉴는 모던 러챠오, 컨셉은 이자카야에 가까운 희귀성 있는 술집이니 대만 오신 분께 강추!)

2. 이자카야
그야말로 '일본 선술집'입니다.
아시다시피 대만도 일본의 식민통치를 겪었습니다.
다만 차이라면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 대단히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죠.
따라서 여기저기 일본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는 편. 옛 건축물, 언어, 일어가 그대로 적힌 상품 및 광고 그리고 바로 음식이 그것이죠.
그 중에서도 일식집이 자주 눈에 띄는데 그 중 괜찮은 곳을 가면 정말 일본과 큰 차이를 못 
느낄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곳들이 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인 일식 수준은 한국보다 대만이 더 낫다고 생각...)
 다만, 저렴한 러챠오와는 달리 이자카야는 한국과 가격 차이가 크게 안 납니다.. 게다가 맛나는 것들 시키면 출혈 좀 생김...ㅠ
사실 대만까지 와서 일식이 왠말일수도 있겠는데 일식 좋아하시면 대만의 정취를 일본스럽게 즐기셔도 되긴 함~

지난 블로그 참조: 쭈춘 (앞으로 몇 개 더 올려야 겠네요 ㅎㅎ)

3. 칵테일 바

요즘 한국에도 좋은 칵테일바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기고 있는데,
진짜 무슨 <고독한 미식가>처럼, 대만에서는 정말 길 걷다가 왠지 포스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바들이 보여 들어가서 흠칫 놀라는 경험을 자주 하곤 하죠.
이자카야처럼 괜찮은 바는 대만도 칵테일 한 잔에 보통 400~500 대만달러 (한화 15,000~20,000원) 정도 합니다.
대만 칵테일의 특징이라면, 따뜻한 날씨에 걸맞게 각종 열대 과일을 한껏 사용해서 다양한 맛과 풍미를 만들어 낸다는 데 있죠~
좋은 칵테일 바에 들어갔다는 걸 아는 방법은 일단, 
1) 겉모습이 화려하진 않아도 단아하다고 할까 엄청 심플하고 간판 이름과 건물 외양만으로는 여기가 바인지 분간이 안 됨
2) 들어갔을 때 바텐더의 옷매무새가 심상치 않아 보임 (즉 단정, 깔끔, 댄디함) 특히 남자 바텐더의 경우엔 잘 다려진 셔츠에 베스트 등을 입고 있음
3) 메뉴가 따로 없음 (대부분 한가닥 하는 바는 지루하게 메뉴판이라는 '틀'에 갇힌 음료를 내놓지 않습니다. 항상 손님의 취향을 말로써 풀어주면 그걸 바텐더가 알아서 그 날의 재료와 기분에 따라 '술'이란 매개체로 이를 해석해 주죠...)
보통 초보자일 경우에는 단맛/신맛/알콜 세기 정도 얘기해 주시면 되고, 술 좀 아시는 분들은 구체적으로 써줬으면 하는 술이나 재료로 시키기도 하더라구요~

지난 블로그 참조: R&D Cocktail Lab (아래 리스트에서 탑50에 선정된 곳 중 하나), Eastend Bar (또 다른 랭킹에서 39위를 차지한 곳), 이 외에도 아직 제 아카이브에 숨겨진 보물들이 꽤 있으니 앞으로도 기대해주시길...ㅎㅎㅎ

말이 길어졌네요. 
암튼 포브스에서 2016년 선정한 아시아 50대 바에서 대만 바 5곳이 선정되었고, 그 중 15위로 가장 높게 랭크된 Alchemy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보통 여러 나라에서 돈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자연스레 바들의 성지가 되곤 하는데,
아시아에서는 싱가폴, 홍콩, 상하이, 도쿄가 꼽히고 그 다음을 타이페이로 꼽아도 될 듯 해 보이네요.
(참고로 서울은 고작 3곳이네요...ㅠ)

알케미 바는 사실 등잔 밑에 있다고 할 수 있죠...
바로 관광객들이 꼭 들러가는 타이페이101 코 앞에 있으니...
그러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이런 칵테일바의 보석을 놓치고 가는 경우가 아마 허다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저도 타이페이 오고 나서 꽤나 있다가 알게 되었죠...)
 
자 이쯤되면, 제 블로그 열심히 읽은 독자 분들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바로 아실듯 ㅎㅎㅎ

네...
바로 화요일이죠~
올해 들어서는 좀 정책(?)이 바뀐 듯 합니다만, 작년까지만 해도 월화수목금토일을 각각 빨주노초파남보 7개 무지개색으로 라이팅을 했었습니다 ㅎㅎ
자, 그럼 왜 화요일부터 술이냐...
제 기억으로 아마 이 다음 날이 공휴일이었던 걸로 기억....
암튼~ 10시가 되면 타이페이101의 불빛이 꺼지고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_+

뭐 사진으로 보면 대략 위치가 어딘지 아시겠죠?
구글맵에 보여드렸지만 이렇게 괜찮은 바들은 너무 쉽게 찾아가면 예의가 아닙니다 ㅎㅎㅎ
블로그 상의 단서들을 토대로 잘 찾아서 가보시길 ㅎㅎ (무슨 수수께기 추리도 아니고...ㅎㅎㅎㅎ)

제대로 찾아가셨다면 아래와 같은 간판을 볼 수 있어요~
1층이 바로 Marquee Taipei라는 바가 있거든요... (간혹 여길 알케미로 착각하시는 분도...)
그러나 노노... 격이 좀 다릅니다 ㅎㅎ

이 계단을 올라가야 알케미...

그림에서부터 느껴지는 포스...
무슨 예술 작품 같기도...

내부..
고풍스러운 인테리어 장식...

바...
댄디하게 검정색으로 치장한 바텐더 두 분의 분주한 손놀림...

오늘 밤 저를 책임져 줄(?) 술 라인 업...
저의 선택을 받을 술은 어떤 녀석이 될런지...ㅎㅎㅎ

'Alchemy'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금술'스러운 호리병에 담겨 있는 각종 스파이스들...

메뉴판 잠깐 보여드리면...
이런 무난한 즉 다른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브랜드들...

그러나 저는 저런 거 잘 들여다 보지 않아서...
무조건 오면 그 집의 시그니쳐죠!!!
왜냐면 이런 프레셔스한 로컬 칵테일바 만의 풍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저는 오늘 Alchemy Signature만 집중 공략하기로~

Miso-Tini라는 독특한 이름처럼 일본 미소 된장국 그릇에 담겨 나오는 칵테일...

쉐킷쉐킷...

두 잔 완성!

안은 이런 모습~

그 이후에도 줄줄이 계속 시켰네요~ 
근데 이름은 까먹음...@@
중요한 건 어느 하나도 실망스러운 맛이 없었다는 것...
좋은 칵테일 바에 오면 눈. 코, 입, 귀 어느 하나 안 즐거운 게 없습니다.
쉴새없이 움직이며 현란하게 술을 섞는 바텐더 그리고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되는 형형색색의 칵테일...
알콜과 과일 등이 섞이며 뿜어내는 향...
단순한 잔이 아니라 때로는 미소 그릇, 사발 등 창의적인 용기에 담겨 나오는 맛...
그리고 바텐더의 쉐이커 소리와 은은한 음악...

나머지는 대략 이런 느낌이라고 감상해 보시고
굳이 제가 시킨 걸 시킨다기 보다는 메뉴판을 보면서 각자의 느낌대로 한 번 시켜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 날 나의 무드에 따라 끌리는 이름, 술 그리고 바텐더가 인도해주는 추천 칵테일로!

목요일 밤에 가니 라이브 재즈도 곁들여서 한 잔!

이상 사람, 술, 과일 그리고 분위기로 빚어낸 한 잔의 칵테일 연금술
Alche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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