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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an 09. 2024

개념의 구성 요소: 원칙, 생각, 믿음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최봉영 선생님의 페북 글《한국의 지식인과 얼치기 낱말》중에서 '2. 사람이 낱말로 생각을 펼침' 구절에서 01 ~ 04까지의 다발말에 대해 묻고 따져 풀어 보는 글입니다.


낱말 = {씨말, 앛씨말, 겿씨말, 마디말}

01.
사람들은 마디말에서 볼 수 있는 씨말, 앛씨말, 겿씨말, 마디말 따위를 하나로 싸잡아서 낱말이라고 부른다. 낱말에는 앛씨말로 된 것, 겿씨말로 된 것, 마디말로 된 것 따위가 있다. 이를테면 ‘물’, ‘불’, ‘하늘’, ‘바다’, ‘운동’, ‘사랑’, ‘친절’과 같은 것은 몸통것 앛씨말로 된 낱말이고, ‘먹음’, ‘먹기’, ‘붉음’, ‘붉기’, ‘좋음’, ‘싫음’과 같은 것은 풀이것 앛씨말로 된 낱말이고, ‘먹다’, ‘잡다’, ‘붉다’, ‘크다’와 같은 것은 풀이 마디말로 된 낱말이다. 그리고 ‘-는’, ‘-를’. ‘-고’, ‘-서’, ‘-다’와 같은 것은 겿씨말로 된 낱말이고, ‘ㄱ’, ‘ㄴ’, ‘ㄷ’, ‘ㄹ’, ‘ㅏ’, ‘ㅓ’, ‘ㅗ’, ‘ㅜ’와 같은 것은 조각 씨말로 된 낱말이다.

요즘 묻따풀이 아닌 다른 글에서도 다발말, 포기말 등을 넣어서 쓰고 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알리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사실 저부터 익히려고 실천하는 중입니다. 그럴 때면 '문장'이 먼저 떠올랐다가 아직 '뭐더라? 포기말인가?' 하는 식입니다. 헷갈리긴 하지만 써야 익힐 수 있으니 이렇게 지내볼 생각입니다.


또한, 항상 그렇게 말차림법에 나온 말들로 쓸 수는 없어 기존 문법 표현을 혼용합니다. 이 부분을 견뎌낼 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모두 어울려 사는 다양성에 기초한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훈련이 되는 듯도 합니다.


낱말과 사전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의 존재

02.
사람들은 낱말들 가운데 뜻을 알아보는 일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골라서 <낱말 사전>을 만든다. 국립국어연구원이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 있는 낱말을 살펴보면 1. ‘물’, ‘불’, ‘하늘’, ‘바다’, ‘운동’, ‘사랑’, ‘친절’과 같은 것은 몸통것 앛씨말로 된 낱말이고, 2. ‘먹다’, ‘잡다’, ‘붉다’, ‘크다’와 같은 것은 풀이 마디말로 된 낱말이고, 3. ‘익히’, ‘바로’, ‘달리’, ‘고이’와 같은 것은 꾸밈 마디말로 된 낱말이고, 4. ‘그리고’, ‘그러나’, ‘그런데’, ‘그래서’와 같은 것은 묶음 마디말로 된 낱말이고, 5. ‘아’, ‘와’, ‘우와’, ‘얼씨구’와 같은 것은 놀람 마디말로 된 낱말이고, 것이고,  6. ‘-는’, ‘-를’. ‘-고’, ‘-서’, ‘-다’와 같은 것은 겿씨말로 된 낱말이고, 7. ‘ㄱ’, ‘ㄴ’, ‘ㄷ’, ‘ㄹ’, ‘ㅏ’, ‘ㅓ’, ‘ㅗ’, ‘ㅜ’와 같은 것은 조각 씨말로 된 낱말이다. 사전에는 여러 가지 낱말이 함께 실려 있다.

저는 표준국어대사전[1]의 존재를 브런치에서 맞춤법 교정하다가 알았습니다.


또렷한 생각을 만드는 재료인 낱말의 바탕

요즘에 비로소 깨우치는 내용이 담긴 다발말[2]입니다.

03.
사람들은 낱말의 뜻을 또렷하게 알고 있어야 생각을 또렷하게 펼칠 수 있다. 사람들은 생각을 또렷하게 펼치면 느끼고, 알고, 바라고, 이루는 일을 야무지게 해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무엇이든 흐릿한 생각으로 어설프게 하게 된다.

근래 들어서 이렇게 묻따풀을 하며 차리기 전에는 대화의 기술에 초점을 두긴 했지만, 낱말의 뜻을 또렷이 해야 할 필요성은 솔직히 느끼지 못했습니다.

개념과 낱말

개념과 낱말은 항상 같이 할 수밖에 없는데 둘의 관계를 굳이 따져본 일은 없는 듯합니다.

04.
사람들은 낱말의 뜻을 ‘개념(槪念/concept)’이라고 불러왔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무엇을 가리키는 어떤 말의 뜻을 알아보는 일을 놓고서 “개념이 있다/없다”, “개념이 또렷하다/흐릿하다.”, “개념을 밝히다/정의하다.” 따위로 말한다. 이때 ‘개념’은 무엇을 가리키는 낱말의 뜻을 일컫는 말이다. 낱말은 개념의 단위를 가리키고, 낱말의 뜻은 개념이 가진 뜻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 기회가 왔습니다. 개념에 대해 찾습니다. 대체로 풀이가 간결한 표준국어대사전부터 봅니다.

나름대로 풀어 보고 나니 다른 사전까지 찾을 필요는 없다고 느낍니다. 다만 위키피디아에서 concept는 찾아보기로 합니다.

추가 학습은 아래 포기말[3]로 좁힙니다.

A concpet is understood to be a fundamental building block underlying principles, thoughts and beliefs.

바탕에 깔린(underlying) 요소 세 개가 눈에 띕니다. 이게 다 손때를 묻힌 탓이죠. <말의 탄생: 녀겨서 니르기>에 그렸던 셋과 다르니 일단 대응을 시켜보고 싶어 집니다. [4]

개념의 구성 요소: 원칙, 생각, 믿음

앞서 그린 그림의 틀을 그대로 복사해서 위키피디아 포기말에 등장하는 세 영국말 단어를 대입해 봅니다. 일대일대응 시킬 수는 없지만 가급적 비슷해 보이는 개념끼리 색깔을 맞췄습니다. 원칙(principles)은 개념의 '꼴'이나 '틀'이 될 수 있습니다. 생각(thoughts)은 의식의 흐름을 차리는 일입니다. 그런가? 오호... 그런 듯합니다.

마지막으로 믿음(beliefs)은 우리가 하는 생각이나 원칙의 '까닭'이 됩니다. 대응시켜 보니 일대일대응으로도 무리가 없는 듯이 보입니다. 해 보니 좋네요.


04까지 했는데, 아직 05 ~ 12까지 남았네요.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주석

[1] <띄어쓰기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확인>에 관련 이야기가 있습니다.

[2]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4] 시도를 하려다 보니 이미 비슷한 행위를 <내년부터는 교과서 독서를 시작해 보자>에서 했습니다.


지난 묻따풀 2024: 함께 말 차리기 연재

1. 마주해야 보인다, 본 것에 마음이 가면 녀긴다

2. 정신을 차리고 터박이 바탕 낱말을 또렷하게 따져 묻기

3. 말의 바탕치, 짜임새, 쓰임새, 펼침새 따위를 살피다

4. 속말과 말차림: 대화에서 얻은 보물

5. 임자인 사람은 살리고 그 결과는 크다

6. 말과 마디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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