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크리스마스 날 올라온 김수보 님 페북 글을 보고 생각한 내용을 글로 씁니다.
기사도 보지 않고 마지막 구절에 동의하고 싶어 집니다.
이렇게 섞이는 게 새로운 발전이 될 거라 본다.
뇌피셜의 바탕은 오랜 기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긴 시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의 일환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뇌피셜을 멈추고 기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은 비교적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 직장을 잃은 미국인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마존 자회사인 아마존 웹 서비스에서 근무하던 바비 맥닐(39)은 근무한 지 1년여 만에 정리해고됐다.
대푯값이라 할 수는 없을 듯하고, 직업 생활을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더 공감을 줄 듯한 내용입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다음 구절이었습니다.
맥닐은 "기술 업계에서 일하면서 얻은 경험이 금융업이나 공공분야, 의료 등 비기술 분야 직장 취업에 도움이 됐다"면서 "일에서 가치를 찾고 열심히 일해 헌신적인 직원이 되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인 관심사나 기업가 정신 등 삶의 다른 측면에서도 자존감을 찾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기사 마지막의 그의 인터뷰도 기사를 가치 있는 글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기술 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면서 "표준이 바뀌었다. 5년 전만 해도 유명 기술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번 해고 사태를 통해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다른 방식으로도 세상에 놀라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약 25년 전에 인터넷 기술을 가르치는 학원에 다닌 일이 있었습니다. 제대하고 복학하기 전에 공백이 생겨서 당시 새로운 현상이었던 '인터넷'에 대해 배우려고 갔습니다.[1] 전공자였던 저는 반에서 가장 어렸는데,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서 형들의 질투를 샀습니다. 그 질투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은 과정이 끝난 후였습니다. 학원에서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 여자 친구가 입사 후에 프로그래밍 문제 해결을 못 해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르바이르를 하러 간 여친의 직장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여자 친구는 물론이지만 그녀의 사수 그리고 IT 관련 최고참인 과장님이 아주 기초적인 개념조차 몰랐습니다.
당시 학원에서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다룬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푹 빠져서 단기 속성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취업을 못해서 혹은 직장을 잃어서 학원에 온 사람들이 어떻게 따라 갈지 의문이 들었었죠. 그러한 의문이 말끔히 풀렸습니다. 용어 정도나 알고 실무를 할 역량이 없어도 웹에 대한 수요가 부족해 누구나(?) 구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입사한 분들부터 포함해서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섞여 지금 한국의 개발자들이 존재합니다. 모두 바탕과 선호와 실력과 비전이 다른 분들이겠지만, 이들 중 일부는 아마존 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 자기의 입장에 따라 IT 일자리 수요 축소를 바라볼 것입니다.
90년대 말에는 IMF 극복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 지시로 초고속 인터넷 구축이나 교육에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금은 그런 대통령의 시대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불평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환경에 대한 자기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그랬다고 한다면 생존이 가장 중요합니다. 얼마 전 요즘IT에 기고했던 글에서 성철이 형 인터뷰에서 '생존'[2]이라는 말을 들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살아남는 비결에 대해 많은 사람이 동의할 법한 이야기를 한 페벗님이 올리셨습니다. 저 역시 저 말에 100% 동의합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의 필연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페벗님의 글도 있습니다.
[1] 그 일로 인생행로가 바뀌었지만 글 주제와 무관해서 멈춥니다.
[2] 다른 사람에게도 내가 할 법한 이야기를 그대로 듣는 일은 굉장히 신선한 경험을 주는데, 성철이 형은 인터뷰 전에 만났을 때 그런 느낌을 주어서 (친한 사이에도 공식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그런 자리에서도 똑같은 느낌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2. 북미 충전 표준이 된 테슬라 방식, CCS2, GB/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