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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20. 2023

비노드 코슬라가 말하는 '투자받는 피칭을 하는 법'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미라클 레터를 구독하는데 특별히 이덕주 특파원의 기사를 좋아합니다. 오늘도 그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비노드 코슬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비노드 코슬라란 사람을 유튜브 영상을 통해 올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6개월 동안 쓴 글에서 아홉 번이나 인용할 정도로 영감을 받았습니다.


실리콘밸리의 투자 구루 비노드 코슬라

이덕주 특파원은 그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의 워런 버핏과 비슷한 ‘현자’가 실리콘밸리에도 있는데요. 그의 이름은 비노드 코슬라. <중략> 비노드 코슬라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최근 이뤄진 스타트업들의 선호 VC 조사에서 비노드 코슬라의 코슬라벤처스가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습니다.
출처: 이덕주 특파원의 기사

그리고 기사의 다음 내용을 보면서 제가 그를 처음 본 영상에서 질문하는 사람이 샘 알트만인 이유가 밝혀지는 듯했습니다.

원래도 유명했지만 그의 명성이 최근 더 높아진 것은 바로 2019년 오픈AI 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에요. 창업 멤버들을 제외하고는 외부투자자로 처음 오픈AI 에 투자한 회사가 코슬라벤처스거든요. 당시 코슬라벤처스 역사에서 단일 회사에 투자한 가장 큰 금액인 5000만 달러(656억 원)를 한 번에 투자했어요. 당시만 해도 오픈AI 는 거의 존재감이 없는 회사였는데 말이죠.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움직여라

기사에서 제가 관심을 둔 부분은 피칭 노하우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구절은 다섯 개였습니다. 첫 번째를 보시죠.

코슬라에 따르면 투자자는 ‘공포’와 ‘탐욕’ 사이에서 움직이는 존재예요. 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두고 싶은 탐욕도 있지만, 이 회사가 이상한 회사가 아닐지, 내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닌지 두려워한다는 뜻이죠. 그러므로 그들의 공포를 가라앉히고, 그들의 탐욕을 자극할 때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어요.

여기서는 피칭이 어떤 게임인지를 투자자 관점에서 요약했습니다. 그들의 정서를 알고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는 다음 문단입니다.

결국 투자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투자자들을 논리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감정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피칭의 핵심이에요. 투자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감정, 스토리, 내러티브지 팩트가 아니라고 그는 말합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책을 읽은 탓에 협상론적 세계관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최근 HBR 기사에서 본 스토리텔링의 힘도 떠오릅니다. 스토리텔링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때 필수적인 기술인 듯합니다.


세 번째로 인상 깊었던 문장입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를 쓰거나 복잡한 내용을 넣으면 투자자들을 겁먹게 만듭니다. 또한, 어떤 것을 숨기거나 투자자들과 수싸움을 해서도 안 됩니다. 투자자들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그걸 알아차리니까요.

그리고 제가 과거에 이 바닥을 잘 안다는 것을 드려내려고 '전문 용어'를 쓰려고 했다는 과오를 깨달았습니다. 이를 강화하는 설명이 이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감, 투명성, 겸손함을 갖추는 것이 필요해요. 발표하는 사람이 속이는 것이 있다거나 지나치게 거만하다는 느낌을 받으면 투자자들의 ‘Bull Shit Meter(개소리 탐지기)’가 작동하기 때문에 이건 절대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코슬라가 말하는 피칭의 전형적인 구조

마지막은 피칭 구조를 설명하는 내용인데, 언젠가 투자 피칭을 할 때 활용하기 위해 원문 그대로를 옮겨 놓고자 합니다.


창업 경험은 벤처 캐피털의 기본 자격

뒤이어 코슬라의 영상을 하나 보았습니다. 몇 분 보지 않아도 그의 명성을 바로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통념 속에서 진리를 꺼내는 능력은 그가 살아온 이력과 경험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아 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창업자를 제대로 돕는 VC라면 전장의 경험을 통해 창업자의 상황과 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VC에게 창업 경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자격 획득'이라고 말합니다.


새로운 길을 후원하는 벤처 투자는 옵션 투자와 비슷한 일

두 번째는 엑셀로 수익률을 분석하는 일을 비판하면서 벤처(Venture)는 예측 가능한 성공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모험 자본의 출발이자 본질을 말하는 듯했습니다.

<오리진>을 읽으며 배운 신대륙 발견의 역사가 떠오릅니다. 여기까지 말했다면 이야기꾼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비노드 코슬라는 한 발 더 나아갔습니다. 그는 먼저 금융 모델에서는 옵션 투자와 같다고 했습니다. 투자금을 잃는 것이 대가이고, 10배 투자를 기대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피터 틸이 <제로 투 원>에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Illusion of knowing(안다는 환상)에 빠지지 말라

그리고 수익률 분석을 비판할 때 그가 니른 말 'Illusion of knowing(안다는 환상)'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외워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또한, 전문가의 전망을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면서 원숭이가 다트를 던져 맞추는 확률과 저명한 전문가나 시장 조사 기관의 전망의 적중률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그러한 사실을 들어 그가 강조하는 바는 바로 변화의 파도 가장자리에서 새로 벌어지는 일들을 직접 배우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것이죠.

가장 인상 깊고 울림이 있는 한 마디였습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1. 대한민국 경제 적신호에 관심을 두기

2. 북미 충전 표준이 된 테슬라 방식, CCS2, GB/T

3. 돈의 흐름을 읽고 배운 내용

4. 에코프로 사고 나서 알게 된 사실들

5. 주식 투자를 위한 최애 유튜브 채널

6. 반도체 시장 구성에 대해 배우다

7. 반도체 생산 시장의 4대 구성

8.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분쟁

9. 마그니피선트7 그리고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10. 오픈AI의 노선 투쟁과 MS의 승리

11. 바이든-시진핑 양자 회담과 양안 전쟁

12. 샘 알트먼의 복귀와 오픈AI의 방향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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