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산물이다

묻고 따져서 풀어보는 한국말

by 안영회 습작

이 글은 최봉영 선생님과 선생님이 페북에 쓰신 말씀을 믿고

한국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말로 묻고 따지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와 젊은이는 모든 것이 걸려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말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선생님이 쓰신 글과 도표를 묻고 따지고 풀어보는 글입니다. 경험 상 몇 번의 글로 연재될 듯합니다.


말은 사람들이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이다

먼저 '1. 한국 사람과 한국말'에 대한 선생님의 글을 봅니다.

01.
한국 사람은 한국말을 바탕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오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 사람의 정체성을 '한국말'을 쓰는 것에 바탕을 둔 문장입니다. 국적이나 핏줄이 아니고 말이죠. 꽤 매력적인 인식입니다.


동시에 상당기간 선생님과 교류해 온 덕분에 선생님의 글에 나타난 진전進展이 보입니다. 선생님과 만나기 전에는 '겨레'라는 단어는 책에서만 볼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말을 함께 쓰는 공동체를 겨레라고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다르게 정의합니다.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 혹은 사람

예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 기억이 있어 찾아보니 2023년에 쓴 글 <공공성을 지닌 말의 바탕 그리고 지식 공동체로서의 겨레>에서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겨레를 무엇으로 볼 것인가?


다문화 사회를 고려한 한국사람의 정의를 생각하다

그때보다 나아진 점이 없습니다. 적어도 '겨레'를 이해하는 관점에서는 저는 그대로죠. 하지만, 인공지능 삼총사[1]가 저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달라졌습니다. 퍼플렉시티 요약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참조 링크를 보면 한민족을 '겨레'로 칭하고 있어, 사실상 겨레와 민족이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퍼플렉시티 답변 마지막 내용이 실용적 측면에서 쓸모 있게 여겨집니다.[2]

오늘날 다문화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우리가 함께 사는 ‘우리 겨레’는 같은 말을 쓰고, 비슷한 삶과 문화를 나누며, 서로를 같은 공동체로 인정하는 사람들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현재 학계 흐름과 사회 변화 모두를 반영하는 설명이 될 것입니다.

심심치 않게 '다문화'란 표현이 '이주민을 포용하는'의 뜻으로 쓰이고 있는 세태를 고려할 때, 실용적이라 판단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겨레나 민족에 대한 정의에 대해 따지는 것을 거두고 다시 선생님의 문장으로 돌아갑니다.


말은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산물이다

제가 선생님의 문장을 두고 진전으로 평한 부분은 '겨레'라는 사실상 사어(死語)에 가까운 개념이 빠진 데에서 기인합니다.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문장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01.
한국 사람은 한국말을 바탕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오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하게 느껴지는 내용은 바로 언어는 함께 만드는 산물이란 점입니다. 따져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오랫동안 따져 보지도 않고 미지의 영역에 가둬 둔 사실입니다.

출처: 제미나이로 생성[3]

그리고, 인공지능 도움으로 위 삽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클로드의 답변에는 뜻밖의 영감을 주는 표현도 있습니다. 바로 많은 사람에게 채택되지 않은 말의 상태를 '날 것'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고작 01 한 문장을 다룬 것인데 여기까지 썼네요. 갈 길이 머네요. 잠시 쉬었다 가겠습니다.


주석

[1] 퍼플렉시티, 제미나이(무료), 클로드(무료)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최봉영 선생님은 '겨레'를 풀이할 때, '같은 한국말'을 쓰는 사람들이라 합니다. 그런데, 네이버 국어사전(아래 url)에 보면 결정적 조건이 '핏줄'입니다. 두 가지 견해에 대해서 한국 사회 일반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어떤가요? 근거를 가지고 두 가지 입장 혹은 또 다른 입장에 대해 정리해 주세요. https://ko.dict.naver.com/#/entry/koko/bd34aefacd18489e83f752bb7ea55889

[2] 퍼플렉시티 외에 제미나이클로드의 답변에서 다음 요약표만 추려서 첨부합니다.

출처: 좌左는 제미나이, 우右는 클로드

[3]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사람이 함께 한국말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도식화한 그림을 그려 주세요.

카나나와 아레나AI에게도 시켰는데 실망스러운 그림이 나왔습니다.


한편, 클로드는 그냥 그림을 그리지 않고 상상력을 동원해 만든 흐름도의 단계를 그렸는데,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말을 집단 지성을 통해 암묵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발전해 왔습니다. SNS는 물론 국립국어원 등장 이전에도 말이죠.

그러고 나서 클로드가 그려준 그림도 흥미로워 여기 첨부합니다.


묻고 따져서 풀어보는 한국말 연재

(9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9. 배를 엮는 일을 해 보려고 합니다

10. 바람은 원인과 결과를 이어주는 그 매듭이다

11. 차려진 바람과 막연한 바람 그리고 바람의 시각화

12. 한국말 차림의 뼈대는 S+O+V, 영어는 S+V+O

13. 섬을 보며 서다를 말하고, 감을 보며 가다를 말하다

14. 함께 써야 말이 되는 이치 그리고 씨말을 따져 보는 일

15. 인공지능이 어원 찾기를 돕습니다

16. 지식과 정보의 바탕에 놓인 줏대, 감정, 지식, 성향

17. 지식과 정보의 관계를 한국말로 배우기

18. 차림의 의미를 따지기 위해 지난 기록을 추려 보다

19. 내가 가진 역량과 욕망과 여건이 결합하는 성취(成就)

20. 줏대와 관점: 비슷한 듯 다른 두 낱말을 두고 따지기

21. 항상 내 재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어야 하는 걸까?

22. 사람이 말을 만들어 쓴다는 것의 의미를 따져 보자

23. 말소리와 말뜻이 함께 하는 말을 묻고 따지는 일

24. 한글은 한국말에서 씨소리로 정의된 스물여덟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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