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따져서 풀어보는 한국말
최봉영 선생님께 받은 도식을 보며 <지식과 정보의 바탕에 놓인 줏대, 감정, 지식, 성향>에서 충분히 묻고 따지지 못한 내용을 풀어내는 글입니다.
먼저 그림의 상단 영역은 주고받는 양자 관계를 함께 그린 것으로 지식과 정보 각각에 대해서는 <지식과 정보의 바탕에 놓인 줏대, 감정, 지식, 성향>에서 다룬 내용과 같습니다.
이제는 하단부의 두 개 영역을 살펴봅니다. 먼저 등장하는 내용은 지식과 정보의 바탕에 존재하는 성향, 지식, 감정, 줏대, 속셈에 대한 풀이입니다.
하나씩 보겠습니다.
'성향'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바라보는 나름의 경향성을 말한다.
<낱말의 뜻을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일의 소중함> 실천으로 씨말 한자를 보기 위해 한자사전을 찾아봅니다.
나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을 바라볼 때 사람마다 자기 안에 있는 성(性)이 다르게 작동합니다. 마음의 작용에 따른 것이라 짐작할 수 있는데, 마침 성(性)이라는 한자어 안에 마음 심(心)이 있습니다.[1]
두 번째는 '지식知識'입니다.
'자식'은 내가 무엇을 어떤 것으로 알아가는 일에서 갖게 된 앎의 내용을 말한다.
지식은 굳이 풀이가 필요할까 싶지만 사전을 찾았습니다. 묻따풀 하는 사이 '앎의 내용'이라는 말에 친숙해졌습니다.
세 번째는 '감정感情'입니다.
'감정'은 내가 무엇을 어떤 것으로 알아가는 일에서 갖게 된 느낌과 기분을 말한다.
씨말 그대로 보면 정(情)을 느끼거나 느낀 정(情)으로 볼 수 있을 텐데, 情의 훈(訓)이 '뜻'으로 '뜻 정'이란 점이 흥미롭습니다. 여기서 한자사전 찾아보니 더 따져 볼 단서를 제공하는 듯합니다.
느껴진 그 뜻이 말로 혹은 생각으로 펼쳐지기보다는 기분(氣分)의 형태가 되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년에 감정 과학자로 입문한 보람도 함께 느낍니다. 더불어 내면의 감정을 포착하는 낯선 단어의 열람표인 무드 미터도 떠오릅니다.
네 번째는 '줏대'입니다.
'줏대'는 내가 무엇을 어떤 것으로 알아가는 일에서 나를 내세우고자 하는 뜻을 말한다.
과거 최봉영 선생님 글에 따르면 줏대는 주관과 같은 말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갖고 있는 사람됨의 줏대를 주관(主觀)이라고 말해왔다. 사람들은 줏대가 있는 사람을 ‘주관이 있는 사람’, ‘주관이 또렷한 사람’, ‘주관을 가진 사람’으로 말한다. 사람은 나름의 줏대를 가짐으로써 ‘나’라는 임자로 설 수 있다. 사람은 나름의 줏대를 펼쳐나가는 일을 통해서 ‘나’라는 임자가 무엇을 하는 누구인지 또렷이 알아보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줏대를 좇아서 줏대가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어 한다.
주관도 사전을 찾아봅니다.
최봉영 선생님께 줏대란 말을 듣기 전에는 '안 쓰는 옛말'이었습니다. 이제는 최봉영 선생님 덕분에 해마다 따져 본 개념이 되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아니러니 하게 최봉영 선생님 말씀이 아니라 박문호 박사님이 기억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에서 본 장면입니다.
마지막은 속셈입니다. <지식과 정보의 바탕에 놓인 줏대, 감정, 지식, 성향>에서도 다뤘지만, 속셈은 지식의 바탕이 아닌 정보의 바탕에만 포함됩니다.
사람이 지식을 가지고 정보를 만들어서 보낼 때, '속셈'은 내가 정보를 만들어서 누구를 어떻게 하고자 하는 속뜻을 말한다.
속셈의 풀이를 보니 <정보홍수시대에 문해력은 어떻게 갖출 수 있는가?>가 떠오릅니다. 속셈을 알기 어렵거나 독자들을 속이거나 현혹시키려는 매체들이 너무 많다는 세태 인식과 안타까움(혹은 역겨움)을 담았던 글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보니 3년 전의 글인데, 최봉영 선생님 영향으로 안타까운 세태 속에서 말을 차려서 활용할 수 있을지 따져 보는 글이었군요.
다른 나라말과의 비교는 눈에 띄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보다는 한국 사람이 주로 쓰는 한자어 지식과 정보에 대응시켜 최봉영 선생님이 제시한 두 단어 대비가 두드러져 보입니다.
[1] 성향과 성격(性格)은 얼마나 다른 말일까 궁금해집니다. 퍼플렉시티에 물어서 살펴보아도 마음에 와닿지는 않습니다.
11. 차려진 바람과 막연한 바람 그리고 바람의 시각화
12. 한국말 차림의 뼈대는 S+O+V, 영어는 S+V+O
13. 섬을 보며 서다를 말하고, 감을 보며 가다를 말하다